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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은 교대근무로 수면장애, 업무상 재해"..법원 첫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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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공장에서 주ㆍ야간 교대근무를 하던 노동자가 입은 수면장애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는 법원의 첫 판단이 나왔다. 낮과 밤을 바꿔가며 일해야 하는 산업현장 노동자들이 몸에 이상이 생겼을 때 법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여지를 넓혀준 판결이어서 주목된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단독 조민석 판사는 기아자동차 조립공장에서 주ㆍ야 교대로 근무를 하다가 '수면-각성장애' 진단을 받은 A씨가 "요양 신청을 거절한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요양불승인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고 19일 밝혔다.

재판 과정에서 A씨 주치의와 법원 진료감정의는 A씨가 주간 고정근무를 할 때 수면장애가 없었던 점, 주ㆍ야 교대근무를 반복하면 생체리듬이 깨질 수 있는 점 등을 근거로 A씨 수면장애가 근무와 유관하다는 의견을 냈다.


조 판사는 이들의 의견 등을 바탕으로 A씨가 얻은 수면장애와 업무 사이 인과관계를 인정하고 수면장애를 업무상재해로 판단했다. 근로자가 얻은 질환이 업무상재해로 인정되려면 질환과 업무 사이 인과관계가 성립해야 한다.

1997년 기아자동차에 입사한 A씨는 조립 공정라인에서 주간조일 때 오전 8시30분에서 오후 5시30분까지, 야간조일 때 오후 8시30분에서 다음날 새벽 5시까지 일해왔다. 이 과정에서 수면장애를 얻은 A씨는 근로복지공단에 요양신청을 했고, 공단이 "업무와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신청을 거절하자 행정소송을 냈다.


소송을 대리한 법률사무소 새날의 이학준 변호사는 "주야간 교대근무를 장기간 하면 잠에 잘 못 들거나 잠 들어도 제대로 수면을 취하지 못하는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상식적으로 당연한데도 주야간 교대근무자의 수면장애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는 판결은 아직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 노동조합은 이 같은 부작용을 우려해 주간2교대 근무체계를 주장하고 있는데 이런 움직임에 이번 판결이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효진 기자 hjn2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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