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압박에 백기…대상, 오뚜기 등 최고 10% 내려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국내 식음료업체들이 잇따라 제품가격을 내리고 있다. 불과 보름전 부ㆍ원자재값 폭등으로 가격인상이 불가피하다며 가격인상에 나섰던 모습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정부의 물가인하 '압박'에 업체들이 결국 '백기'를 들었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이에 따라 향후 가격인상을 저울질해 온 업체들의 향배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오뚜기는 양념장 4종과 당면 3종의 가격을 오는 20일부터 5~10% 내리기로 결정했다. 대상도 두부 제품 4종의 가격을 25일부터 평균 6% 인하하기로 했다.
이들 업체들은 "설 명절을 앞두고 가격 폭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서민 가계의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해 일부 품목의 가격 인하를 결정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오뚜기는 지난달 23일 당면 가격을 17% 인상했으며 대상도 이달 초 두부 제품 가격을 평균 13% 인상한 바 있다. 이에 앞서 풀무원과 CJ제일제당은 지난달 20% 정도 올린 두부 제품의 가격을 각각 평균 5.5%, 7.7% 내린다고 밝혔다. 동서식품도 지난 17일부터 맥스웰 캔커피 가격을 평균 10% 인하했다.
당초 가격을 올렸던 업체들은 국제 곡물가격의 급등을 이유로 삼았다. 현재도 원가 상승의 부담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지만 줄줄이 가격을 내리고 있는 까닭은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생필품 가격 담합과 부당인상 여부에 대한 조사에 나서는 등 정부의 물가인하 압박에 굴복했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이에 따라 인상 시기를 검토 중이던 제분ㆍ제과업체들도 현재 모든 움직임을 멈추고 정부 눈치만을 보고 있는 상황이다.
제과업계 관계자는 "현재 원가 부담으로 인한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15~25% 정도 가격을 올려야 하지만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말을 꺼냈다간 철퇴를 맞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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