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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를 기관으로 만든 랩어카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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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지난 14일. 오전중 잠시 흔들렸던 코스피 지수가 개인의 매수세속에 강한 상승세로 2100선에 마감했다.


그런데 이날 상승을 이끌었던 개인이 진짜 개인이 실제로는 개인이 아니라는 것이 증권가의 분석이다.

이승우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14일 증시 상승이 랩어카운트의 위력으로 추정했다.


그는 "주간 기준 20주만에 순매도를 기록한 외국인이나 계속되는 국내 기관의 매물을 개인들이 받아내면서 시장의 상승세를 이끌었다"며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에도 불구하고 2100선을 넘어서며 역사적 최고치를 기록한 것은 매매 방향성과 종목군 등으로 볼때 랩 어카운트가 위력을 발휘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랩어카운트는 과거 펀드와 달리 주문은 투자자 개인의 명의로 이뤄진다. 랩을 통한 매매가 개인 매매로 잡히는 이유다.


지난 10일 이후 1조원 가량의 순매수를 기록한 개인의 매수열기에 랩어카운트가 상당부분 포함돼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0일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2010년 증시 자금동향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말 현재 랩어카운트의 잔고는 35조9984억원으로 전년말 대비 16조281억원(80.3%) 증가했다.


지난해 부터 돌풍을 일으킨 자문형랩은 같은 기간 4조130억원의 잔고를 보이며 전년말 284억원 대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과거 개인들의 매매는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하고 시장의 방향성과도 어긋나는 것이 전형적인 특징이었다. 하지만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랩어카운트 잔고가 이런 개인 매매의 방향을 바꿔놓고 있다는 평이다. 사실상 기관화된 개인이라는 것이다.


이승우 애널리스트는 "자문사들이 주로 투자하는 코스피 50 종목 가운데 통신이나 유틸리티, 음식료 등의 일부 경기 방어주는 랩 어카운트의 투자 대상에서 사실상 제외하고 봐야 하는 만큼 랩 어카운트가 실질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종목수는 더욱 압축되는 셈이고 이로 인한 포트폴리오의 집중화가 시장의 강세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랩어카운트가 주로 투자한 코스피50종목들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높아 시장 흐름을 주도한다는 해석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국내외 긴축 가능성이나 유럽 재정위기, 정부의 가격 통제 등등 이런 저런 이슈들 역시 랩 어카운트가 만들어내는 새로운 트렌드와 시장의 장기적인 행보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랩 어카운트가 최근 몇 년 사이 크게 유행했던 해외펀드의 반작용이자 지난 10년간 주식시장을 지배했던 공모 펀드의 반작용이이며 앞으로는 한발 더 나아간 헤지펀드로 투자 열기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이승우 애널리스트는 "랩 어카운트의 전성 시대는 이제 막 시작됐고 새로운 10년간의 투자문화는 랩 어카운트가 선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랩어카운트의 영향은 증권주 주가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자문형랩에서 선두에 나선 삼성증권은 최근 호평이 이어지며 17일 오전에는 주가가 10만원에 조금 모자른 9만9400원까지 치솟았다. 시가총액도 12조원을 돌파했다. 이 회사 주가가 10만원대에 근접한 것은 지난 2007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각 증권사들은 최근 자문형랩에 대한 집중 공략을 선포하며 올해 뜨거운 경쟁을 예고 하고 있다. 발빠른 대응에 나서지 않는다면 시장 흐름에 뒤쳐질 수 있다는 판단임 셈이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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