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전자 오너들 '한날한시' 새해포부
"자만하지 않고 계속 도전하고 전진해 나가자는 게 (이건희)회장의 일관된 메시지"(이재용 삼성전자 사장)
"제조업 기본 무너졌다, LG전자만의 강하고 독한 DNA를 만들어내는 것이 내가 할 일"(구본준 LG전자 부회장)
[라스베이거스(미국)=아시아경제 김진우 기자]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삼성전자의 이재용 최고운영책임자(COO) 사장은 이건희 회장의 당부를 빌어 자만을 경계했고, 스마트폰 전략 부재 등 이유로 최악의 부진을 겪고 있는 LG전자의 구본준 부회장은 기본부터 다시 쌓아가겠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두 오너 경영인은 같은 날 한 자리에서 각기 다른 포부를 밝히며 새해 전략을 설명하고 다짐을 되새겼다.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Consumer Electronic Shaw) 2011'에서 이재용 사장이 지난달 승진 후 첫 공식석상에 섰다. 이 사장은 삼성전자 부스를 둘러본 후 기자들에게 "지난해 실적이 그런대로 좋은 편이었지만, 자만하지 않고 계속 도전하고 전진해 나가자는 게 (이건희)회장의 일관된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그는 "회장은 끝없이 도전하는 분으로 지금도 도전정신에 관한한 변함이 없다"면서 "제가 회장의 도전정신을 똑같이 따라한다고 그대로 되는 것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소화해내려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7일 발표한 실적잠정치 발표에서 삼성전자는 연간 매출액 153조7600억원에 영업이익 17조2800억원을 기록, 사상 최대 실적을 모두 갈아치웠다.
아울러 이날 라스베이거스의 한 호텔에서 구본준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취임 후 100여일 만에 첫 공식석상에 나섰다. 그동안 언론 접촉을 일절 삼갔던 구 부회장은 위기의 LG전자호(號)의 '구원투수'로 전격 선임돼 그동안 느꼈던 소회와 위기의 원인, 신성장 동력 및 비전 등에 대해 과감히 소회를 풀어놨다.
구 부회장은 "원래 제조업을 하던 회사의 경쟁력은 연구개발(R&D)과 생산, 품질에서 나오는 게 상식인데 우리의 베이직(기본)이 많이 무너진 게 아닌가 싶다는 생각을 한다"면서 "예전의 LG전자는 강하고 독하게 실행했는데 그런 부분이 많이 무너진 것이 안타깝다. LG전자만의 DNA를 만들어내는 것이 내가 할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제가 물러나도, CEO(최고경영자) 한 명이 바뀌어도 근간이 흐트러지 않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면서 "LG전자에 근무하는 한국 인력이 3만여명, 전 세계에 8만여명이 있다. 힘을 모으면 잘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밝힌 LG전자의 새 슬로건 '빠르고 강하며 스마트한(Fast, Strong & Smart)'을 재차 강조하면서, "제조업은 강한 리더십이 있어야 하고 강한 리더십은 슬로건 없이는 나오지 않는다"며 "'패스트'는 미리 먼저 일찍 앞서 준비하고, '스트롱'은 강하고 독하게 실행하고, '스마트'는 쓸 대 없는 일 줄이고 필요한 것 더 하는 등 일을 좀더 스마트하게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우 기자 bongo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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