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은행장 바뀐 날 그 지점에 갔다가...②

시계아이콘04분 17초 소요

당신과 함께 하는 충무로 산책

은행장 바뀐 날 그 지점에 갔다가...②
AD

대한민국 은행이 인정하는 신분증은 생각보다 꽤 다양하다.


‘신분증’하면 머리에 떠오르는 주민등록증과 운전면허증은 기본이고 여권, 공무원증, 장애인복지카드, 노인복지카드, 국가유공자증, 학생증 등을 제시해도 본인확인이 가능하다.

위에 열거한 ‘쯩’은 얼굴사진이 붙어있고 주민등록번호가 적시돼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내 지갑에는 이런 ‘쯩’이 하나도 없다.
아무리 뒤져도 돈 몇 푼과 신용카드가 고작이다.

이런 경우 신용카드는 단지 플라스틱 덩어리에 불과할 뿐 도무지 주종 관계를 입증하지 못한다.


주인의 신분과는 전혀 무관하게 단지 ‘먹고, 마시고, 뭘 사는 데’ 쓰이는 한낱 소비의 도구에 불과한 것이다.


(문득 신용카드에 사진을 붙이고 주민등록번호를 적어 넣어 신분증으로 갈음하면 안 되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 남의 카드 들고 다니며 신용사회를 어지럽히는 부작용도 예방할 수 있는 거 아닐까? 현재의 관행대로 서명만으로 본인 여부를 확인하는 건 도무지 무책임한 상거래 아닐까? 주인이 쓰는 것인지, 아니면 남이 가짜 서명을 하는 것인지 어떻게 알 수 있단 말인가? 설령 안다고 해도 물건 파는 사람이 무슨 이득이 있다고 서명과 영수증 사인을 꼼꼼히 대조할까? 그냥 팔아치우는 게 시간도 절약되고, 매출도 늘리고, 인간관계도 훼손되지 않고 일석삼조 아닌가 말이다. 혹시, 신용카드에 사진 붙이고 주민등록번호 적어 넣으면 카드매출이 줄어들까 두려워하는 배후세력이 있는 거 아닐까?)


눈앞의 난감한 상황을 타개하는데 전혀 도움이 못되는 이런 쓸데없는 잡념에 빠져 신분증을 제시하지 못하고 머뭇거리자, ‘영리한 그녀’가 금세 눈치 챈 듯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신분증 없으면, 갖고 다시 오세요.”


그 여직원 입장에선 당연한 주문이었으나, 나에겐 ‘뒤에 손님이 기다리고 있으니 빨리 눈앞에서 사라지라’는 통첩으로 들렸다.
자기비하 본능이 발동한 것이다.


쌀쌀맞은 은행원을 볼 때 마다 생각나는 풍경이 하나 있다.


*****


13년 전, 그러니까 한국경제의 주도권이 국제통화기금(IMF, International Monetary Fund)으로 넘어갔던 1998년 초.
당시 나는 경기도 과천에 있는 정부종합청사를 출입하고 있었다.
그 날도 오늘처럼 추웠다.


바쁜 일정에 밀려 미루고 미뤘던 은행 볼일을 보러 과천 시내의 한 은행 지점에 갔다.
정기예금을 깨기 위해서였다.
IMF 한파로 신문사 사정이 안 좋아져 월급이 몇 달째 나오는 둥 마는 둥 하던 시절.
집사람이 결혼예물과 애들 돌 반지 등 장롱 속 금붙이를 긁어모아 ‘금모으기 운동’에 동참해서 마련한 몇 십만 원마저 다 쓰고 난 직후였다.


그 때 찾아간 그 은행은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 있었다.(1990년대 중반까지 국내 시중은행 가운데 ‘넘버원(number one)'으로 불리며 잘나갔던 이 은행은 부실대출로 망가질 대로 망가진 뒤 외국계 은행에 합병됐다. 이 과정에서 은행장이 구속되기도 했고, 대출담당 임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내가 그 은행 과천지점에 갈 당시 이 은행은 한국정부와 IMF간의 협상 과정에서 정리대상 목록에 올라 있었다. 한국정부는 살리고 싶어 했고, IMF는 시장논리를 내세워 정리할 것을 요구하고 있었다. 만약 한국정부가 부실화된 민간은행을 지원하여 목숨을 연장한다면 IMF는 구제금융에서 손을 빼겠다고 한국정부를 압박하고 있었다.
IMF가 이 은행을 정리대상으로 분류한 이유는 BIS비율이 너무 낮기 때문이었다.
즉, 국제결제은행((BIS, Bank for International Settlement)이 정한 위험자산(부실채권) 대비 자기자본비율이 기준 이하로 낮아졌다는 것이었다. BIS비율은 ‘자기자본/위험자산×100’의 공식으로 산출된다. 은행이 BIS비율을 높이는 가장 간명한 방법은 분모인 자기자본을 늘리거나, 분자인 위험자산을 낮추는 것이다.


어쨌든 IMF가 이 은행을 정리대상으로 지목하고 있다는 소식이 시중에 알려지면서 고객들은 이 은행에서 예금을 인출하기 시작했다. 은행이 가장 겁내는 이른바 뱅크 런(bank run) 사태에 직면하고 있었던 것이다.
은행이 절대 절명의 위기에 처하자 은행원들은 자칫 직장을 잃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떨어야 했다.


“어서 오세요. 뭘 도와 드릴까요”


과천지점의 그 여행원도 이런 말로 나를 맞이했다.


“적금을 깨러 왔는데요.”


순간 그녀의 얼굴에 낭패와 불안의 표정이 어른거렸다.


“만기까지 그냥 두시면 안 될까요. 저희 은행이 위험하다는 말이 돌고 있는 건 알고 있지만, 설마 고객예금을 못주는 사태까지야 가겠어요. 그런 일은 결코 없을 겁니다. 정부가 예금자보호제도를 강화한 것 혹시 알고 계시나요?”


물론 알고 있었다.
불과 며칠 전인 1997년 12월말 내가 그 기사를 썼던 것이다.


“잘 알고 있는데요. 돈이 급해서 어쩔 수가 없어요.”


몇 분간의 팽팽한 정적이 흘렀고,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벌어졌다.


그녀가 갑자기 일어서더니 자기 자리를 벗어나 창구 이쪽으로 건너오는 게 아닌가.
그리고 내 앞에서 고개를 숙이며 울듯이 말했다.


“꼭 지금 필요한 돈이 아니라면 그냥 맡겨두시지요. 만약 계속 적금 붓기가 불안하시면 적금을 깨서 정기예금으로 옮겨 놓는 건 어떨까요? 지금 금리가 높으니까 고객님에게는 큰 이익입니다.”


신용공황이 이어지면서 정기예금 금리가 연 10% 후반까지 올라가 있었기에 금리가 연 7~8%로 확정된 적금을 깨고 정기예금으로 갈아타는 게 낫다는 건 나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럴 수 없었다.


출퇴근용 자동차가 먹어대는 기름도 사야했고, 무엇보다 만 한 살이 채 안된 둘째의 분유 값이 절박했다.(맞다, 이 칼럼의 캐리캐처를 그려준 바로 그 놈인데 그 당시 엄청 먹어대고 있었다.)


*****


1929년 ‘조선저축은행’으로 출발하여 한 때 ‘넘버원’, ‘퍼스트 뱅크’로 불렸으나 방만한 경영으로 지금은 외국자본으로 넘어간 그 은행.


아들 셋에 5개 언어를 구사하며 테니스와 스키, 다이빙을 즐기고 아스날(Arsenal) 팀의 열렬한 팬이자 회원이라는 푸른 눈의 1965년생 영국인 은행장을 모시고 6천명의 한국직원이 전국 414개 영업점에서 일하고 있는 그 은행.


그 은행의 간판을 볼 때마다 13년 전 몇 백만 원의 현금을 건네면서 가볍게 떨리던 그 여행원의 하얀 손이 생각나는 것이다. (그 은행은 한때 ‘First is the Best'란 슬로건과 함께 엄지를 곧추세운 손을 형상화한 로고를 사용했다. 지금은 볼 수 없게 됐지만....)



다시 현재로 돌아와서 ‘신분증과 연금신탁 문제’는 어렵사리 해결됐다.


신분증을 갖고 다시 오라고 압박하는 (현재의) 그녀에게 이렇게 들이댄 게 먹힌 것 같다.


“돈을 찾아가는 것도 아니고, 이 통장에 있는 거 다른 통장으로 옮기는 건데, 꼭 본인확인이 필요한가요?”


그녀는 연금신탁 입금증에 내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그리고 전화번호 등을 자필로 적어 넣도록 한 뒤 그 입금증을 근거로 ‘대체거래’를 처리해줬다.


10분 남짓 걸어서 다시 편집국으로 돌아와 보니 그 은행에 새 은행장이 취임했다는 기사가 아시아경제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었다.


그 전날 사의를 표명했던 전임 은행장도 그날 비공개 이임식을 갖고 은행을 떠났다고 한다.


전임 은행장은 1971년 은행원 생활을 시작했다고 한다. 32년간 ‘은행밥’을 먹은 셈이다.
기사를 보니 공교롭게도 내가 13년 전 과천에서 찾아갔던 바로 그 은행에 입행해서 11년간 일한 뒤 지금의 은행으로 자리를 옮겼다고 한다. 만약 그가 이직하지 않았다면 그 은행이 외국계 은행으로 넘어갈 때 어떻게 되었을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취임식 사진을 보니 새 은행장은 활짝 웃고 있었다. 무척 기뿐 듯 했다.

그는 취임사에서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우리의 모든 중심은 바로 고객입니다.”
“고객은 모든 문제의 해답이자 가치를 창출하는 근원입니다.”
“고객을 위한 최선의 선택만이 우리가 가야할 길입니다.”
“이제 다시 기본으로 돌아와 영업, 조직, 제도 시스템 등 모든 면에 처음부터 끝까지 ‘고객중심’ ‘현장지향’ 원칙을 철저하게 실천해 나갑시다.”
“우리 안의 벽을 먼저 허물고 서로 공감할 수 있어야만 고객과 은행 사이에 놓은 마음의 벽 역시 무너뜨릴 수 있을 것입니다.”


나는 그 취임사를 읽으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연말까지는 하루 더 남았는데, 은행장이 바뀐 뒤에 찾아갈 걸. 너무 일찍 간 거 아닐까?’


그러나 한 번 더 생각해보니 꼭 그런 것만도 아니지 싶다.


최고 경영진들 사이에 불분명한 명목으로 15억 원에 달하는 불투명한 자금거래가 있었다는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고, 수사 과정에서 전 은행장이 비서실장을 시켜 현금 3억 원을 자동차 트렁크에 싣도록 한 정황도 나타났고, 경영진이 외국에 있는 대주주들로부터 거액의 돈을 받았다는 혐의도 있고,(물론 정확한 건 수사가 다 끝나봐야 알겠지만) 또 그 은행이 스스로 자랑하는 강한 조직문화를 ‘끼리끼리’ 또는 ‘우리끼리’ 문화라고 깎아내려 말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은 걸로 봐서 ‘그 은행이 영업력은 뛰어나지만 신뢰와 투명성은 취약해 보이는데, 은행장이 언제 어떤 사람으로 바뀔지 누가 미리 알 수 있었겠어’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취임사를 통해 ‘고객’과 ‘현장’을 강조한 새 은행장은 하루 전까지만 해도 은행장 후보로 전혀 거론되지 않던 의외의 인물이었다는 게 언론의 지적이다.


그래서 은행 안팎에서는 ‘깜짝 은행장’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그렇다면 도대체 취임사는 언제 준비한 걸까?)


아무튼 ‘깜짝 은행장’이든 준비된 은행장이든 새 사람이 은행장으로 왔으니 그 은행 그 지점을 다시 한 번 찾아가 볼 작정이다.
이번에는 꼭 신분증 챙겨서.


☞ 박종인의 당신과 함께 하는 충무로산책 보기






박종인 본부장 ai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2606:30
    AI 산업 살리려면 '한국형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제도 나와야
    AI 산업 살리려면 '한국형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제도 나와야

    편집자주인공지능(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전쟁터에 뛰어든 한국. 정부가 강도 높은 정책을 내놓으며 비전을 제시했지만 정작 현장에선 주 52시간 근무제 때문에 개발자들의 AI 연구가 차질을 빚고 있다는 원성이 높다. AI 업계는 국가 전략만으로는 시장 선두에 설 수 없다고 지적한다. 혁신을 만들기 위해서는 획일적인 규제가 아닌 유연성을 갖춘 산업 생태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입 모은다. 시행 중인 주 52시간 근무

  • 25.12.2506:30
    "일주일 100시간 일하면 2억 드립니다"…'시간제한' 없이 개발 가능한 미·영·일
    "일주일 100시간 일하면 2억 드립니다"…'시간제한' 없이 개발 가능한 미·영·일

    편집자주인공지능(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전쟁터에 뛰어든 한국. 정부가 강도 높은 정책을 내놓으며 비전을 제시했지만 정작 현장에선 주 52시간 근무제 때문에 개발자들의 AI 연구가 차질을 빚고 있다는 원성이 높다. AI 업계는 국가 전략만으로는 시장 선두에 설 수 없다고 지적한다. 혁신을 만들기 위해서는 획일적인 규제가 아닌 유연성을 갖춘 산업 생태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입 모은다. 시행 중인 주 52시간 근무

  • 25.12.2206:30
    "한국, 주 52시간 고집하다간 경쟁력 잃고 뒤처진다"…경고 날린 AI업계
    "한국, 주 52시간 고집하다간 경쟁력 잃고 뒤처진다"…경고 날린 AI업계

    편집자주인공지능(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전쟁터에 뛰어든 한국. 정부가 강도 높은 정책을 내놓으며 비전을 제시했지만 정작 현장에선 주 52시간 근무제 때문에 개발자들의 AI 연구가 차질을 빚고 있다는 원성이 높다. AI 업계는 국가 전략만으로는 시장 선두에 설 수 없다고 지적한다. 혁신을 만들기 위해서는 획일적인 규제가 아닌 유연성을 갖춘 산업 생태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입 모은다. 시행 중인 주 52시간 근무

  • 25.12.2107:00
     "이 업종은 연장근로 못 씁니다"…전쟁터의 시간, 52시간에 갇히다
    "이 업종은 연장근로 못 씁니다"…전쟁터의 시간, 52시간에 갇히다

    편집자주인공지능(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전쟁터에 뛰어든 한국. 정부가 강도 높은 정책을 내놓으며 비전을 제시했지만, 정작 현장에선 주52시간 근무제 때문에 개발자들의 AI 연구가 차질을 빚고 있다는 원성이 높다. AI 업계는 국가 전략만으로는 시장 선두에 설 수 없다고 지적한다. 혁신을 만들기 위해서는 획일적인 규제가 아닌 유연성을 갖춘 산업 생태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입 모은다. 시행중인 주52시간 근무제

  • 25.12.2006:30
    AI 기업 80% "칼퇴 하면서 AI 개발 못해"…실리콘밸리 가는 이유 있어
    AI 기업 80% "칼퇴 하면서 AI 개발 못해"…실리콘밸리 가는 이유 있어

    편집자주인공지능(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전쟁터에 뛰어든 한국. 정부가 강도 높은 정책을 내놓으며 비전을 제시했지만, 정작 현장에선 주52시간 근무제 때문에 개발자들의 AI 연구가 차질을 빚고 있다는 원성이 높다. AI 업계는 국가 전략만으로는 시장 선두에 설 수 없다고 지적한다. 혁신을 만들기 위해서는 획일적인 규제가 아닌 유연성을 갖춘 산업 생태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입 모은다. 시행 중인 주52시간 근무제

  • 25.12.2411:00
    부산·서울 무연고사 전국 최다…고령자 많은 구도심 집중
    부산·서울 무연고사 전국 최다…고령자 많은 구도심 집중

    대한민국 국민 10만명당 무연고 사망자 수는 평균 10.19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의 4.15명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특히 부산과 서울 등에서 무연고 사망자 수가 많았다. 24일 아시아경제가 전수조사를 통해 집계한 무연고 지수에 따르면, 전국 평균 무연고 지수는 2021년(4.15)보다 크게 높아진 10.19로 나타났다. 무연고 지수는 10만명당 무연고 사망자 수를 계산한 수치다. 이렇게 산출된 무연고 지수가 10을

  • 25.12.2411:00
    "그래도 장례는 나라서"…고독이 당연한 곳 '부산'
    "그래도 장례는 나라서"…고독이 당연한 곳 '부산'

    지난달 27일 부산 중구 영주동의 한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정재남씨(86). 이웃 주민과 함께 담소를 나누던 정씨는 근처에 연고 없이 혼자 사는 사람이 있냐는 질문에 "여기 계단 내려가면 아흔 넘은 할머니 한 명이 있는데, 아플 때마다 죽겠다고 전화가 와서 거절하기도 뭐하고 가끔 들여다보고 있다"며 "그래도 평일엔 요양보호사란 사람이 와서 밥도 챙겨주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할머니 아들은 어릴 때 죽었고, 일본

  • 25.12.2411:00
    홀로 남은 아버지는 장례지도사를 택했다
    홀로 남은 아버지는 장례지도사를 택했다

    "고시원 총무로 일하면서 홀로 외롭게 떠나가는 이들을 너무 많이 봤습니다." 지난달 27일 부산 동구 범일동에서 만난 박상문씨(57)는 사전 장례주관자 지정 사업에 참여한 사연을 담담하게 설명했다. 사전 장례주관자 지정 사업은 무연고자 등이 생전에 자신의 장례를 맡길 사람이나 단체를 미리 지정하는 제도다. 사후에 발생할 수 있는 행정적 혼란을 막고 고인이 존엄하게 생을 마감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박씨는 올해 6

  • 25.12.2311:00
    아무도 오지않는 5호실의 적막…'가족도 거부' 세상에 없던 듯 외롭게 갔다
    아무도 오지않는 5호실의 적막…'가족도 거부' 세상에 없던 듯 외롭게 갔다

    지난달 5일 오전 강원도 원주의료원 장례식장은 상주와 조문객들로 분주한 모습이었다. 그런데 가장 작은 빈소인 5호실은 사뭇 다른 분위기를 풍겼다. 이곳에는 고(故) 권모씨의 빈소가 영정사진도 없이 차려져 있었다. 조문객은 아무도 찾아오지 않았다. 빈소 옆 식당에도 불은 꺼져 있었다. 기자는 비어있던 제사용 향로에 첫 번째 향을 피운 뒤 권씨를 조문했다. 빈소 앞 의자에 앉아 기다리기를 30분, 지역 봉사단체 회원 3명이

  • 25.12.2311:00
    연고자 있어도 무용지물…34%가 시신 인수 거부·무응답
    연고자 있어도 무용지물…34%가 시신 인수 거부·무응답

    최근 약 5년간 발생한 무연고 사망자 10명 중 3명은 연고자가 있음에도 시신 인수를 거부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아시아경제가 2021년부터 올해 5월까지 전국 지방자치단체 무연고 사망자를 전수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경찰이나 지자체에서 연고자에게 연락했으나 무응답 또는 시신 인수 거부·기피로 무연고자가 된 사망자는 시신 위임자가 확인되는 2만1896명 중 7336명(33.5%)이었다. 무연고 사망자는 가족 등 연고자가 아예

  • 25.12.1606:40
     ⑥ 생존과 직결되는 복지 문제로 챙겨야…"진단체계 만들고 부처 간 연계 필요"
    ⑥ 생존과 직결되는 복지 문제로 챙겨야…"진단체계 만들고 부처 간 연계 필요"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606:30
    "케첩은 알아도 토마토는 본 적 없다"는 美…일본은 달걀 아닌 "회·초밥이 왔어요"⑤
    "케첩은 알아도 토마토는 본 적 없다"는 美…일본은 달걀 아닌 "회·초밥이 왔어요"⑤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406:30
     ④ 이동식 마트는 적자…지원 조례는 전국 4곳 뿐
    ④ 이동식 마트는 적자…지원 조례는 전국 4곳 뿐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306:30
    "창고에 쟁여놔야 마음이 편해요"…목숨 건 장보기 해결하는 이동식 마트 ③
    "창고에 쟁여놔야 마음이 편해요"…목숨 건 장보기 해결하는 이동식 마트 ③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206:40
    "새벽배송은 사치, 배달이라도 됐으면"…젊은 사람 떠나자 냉장고가 '텅' 비었다 ②
    "새벽배송은 사치, 배달이라도 됐으면"…젊은 사람 떠나자 냉장고가 '텅' 비었다 ②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2612:13
    진중권 "이준석은 리틀 트럼프, 한동훈은 정치 감각 뛰어나"
    진중권 "이준석은 리틀 트럼프, 한동훈은 정치 감각 뛰어나"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진중권 동양대 교수(12월 23일)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오늘은 진중권 동양대 교수 모시고 최근 정국 상황 관련해서 촌철살인 진 교수님의 비평 듣는 시간 갖도록 하겠습니다.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진중권 : 예, 안녕하십니까. 소종섭 : 최근

  • 25.12.2309:51
    박원석 "대통령이 지방선거 판 중심에 떠오르고 있다"
    박원석 "대통령이 지방선거 판 중심에 떠오르고 있다"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12월 19일) 소종섭 :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 수사'가 빠르게 진행됩니다. 한학자 총재의 전 비서실장도 조사했고, 전재수 전 장관도 소환 조사했습니다. 전체적인 수사 흐름, 또 향후의 전개 상황 어떻게 봅니까? 박원석 : 일단 공소시효 논란도 좀 의식하는 것 같고 일각에서

  • 25.12.1810:59
    이재명 대통령 업무 스타일은…"똑부" "구축함" "밤잠 없어"
    이재명 대통령 업무 스타일은…"똑부" "구축함" "밤잠 없어"

    정부 부처 업무 보고가 계속되고 있다. 오늘은 국방부 보훈부 방사청 등의 업무 보고가 진행된다. 업무 보고가 생중계되는 것에 대해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감시의 대상이 되겠다는 의미, 정책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무 보고가 이루어지면서 이재명 대통령의 업무 스타일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대통령실 참모들과 대통령과 같이 일했던 이들이 말하는 '이재명 업무 스타일'은 어떤 것인

  • 25.12.0607:30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한국인의 장례식이 최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가운데, 우리 정부도 해당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매체 등에서 우크라이나 측 국제의용군에 참여한 한국인이 존재하고 사망자도 발생했다는 보도가 그간 이어져 왔지만,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