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구제역과 어느 일가족의 참담한 2박3일②

시계아이콘03분 52초 소요

당신과 함께 하는 충무로산책

구제역과 어느 일가족의 참담한 2박3일②
AD


# 토요일 밤 9시, 브이 포 벤데타

시간이 지날수록 상황은 악화됐다.


배가 더부룩하다 싶으면 어느새 무시 못 할 소음과 함께 가스가 배출됐고 진한 여운을 남겼다.

가스가 가득 찬 배에 심지를 박아 불을 붙이면 ‘빵’하고 폭발할 게 분명했다.


좁은 거실에 채 소화되지 못한 음식물(소고기와 김치, 마늘, 고추장, 된장 등속)이 둥둥 떠다니는 듯 했다.


조카 둘과 우리 집 작은 놈이 거실을 떠나지 못하고 있는 건 순전히 TV 때문이었다.


저녁을 마친 우리는 ‘브이 포 벤데타(V for Vendetta)’란 영화를 보는 중이었다.
(‘피가 튀는 복수’ ‘대를 이어 죽고 죽이는 앙갚음’으로 번역되는 제목의 그 영화를 우리는 ‘쿡(QOOK)’으로 봤는데, 철자는 다르지만 왜 하필 그 시점에서 '쿡(cook)'이었을까?)


‘메트릭스’의 워쇼스키 형제가 2005년 만들어 2006년 개봉한 다소 ‘철지난’ 영화였다.


포만감에 젖은 일가족이 함께 시청하기에 무난했으나 132분씩이나 꼼짝없이 TV 앞에 옹기종기 모여 있어야 한다는 게 큰 곤욕이었다.(물론 나를 제외한)


이모부가 굉음과 함께 눈에 보일 듯 진한 가스를 엉덩이로 토해낼 때마다 조카들은 잔웃음으로 화답하곤 했지만, 그 빈도가 잦아지자 조금씩 나와의 거리를 벌려갔다.


가장 곤란한 건 아내와 우리 집 둘째로 보였다.
마치 자신들의 잘못이기라도 한 양 부끄러워하며 조카들의 눈치를 살피는 것이었다.


나는 그닥 불편을 느끼지 못했다.


자연스런 생리현상 아닌가?


그것도 식구들만 모여 있고. ‘우리’만의 밀폐된 공간이고. 무엇보다 내 카드로 결제된 소고기를, 나만 먹은 게 아니라 함께 먹었고.
(‘먹을 食’과 ‘입 口’를 합쳐 ‘식구(食口)’ 아닌가? 인풋(input)을 함께 한다면 아웃풋(output)도 나누는 게 당연한 이치 아닐까?)


썩 잘 지어진 집이 아닌 탓에 층간 방음이 완벽하지는 않지만, 뭐 이 정도야 어떨까 싶기도 했다.


혹 아랫집까지 전달된다 해도 설마 그 소리를 그 소리와 어떻게 구별해낸단 말인가?


그리고 무엇보다 ‘절대 방음’은 아니어도 ‘절대 방취’는 가능하지 싶었다.(옆집이나 아랫집의 유사한 냄새를 경험한 추억이 ‘다행히’ 없었던 것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다들 낄낄거리며 즐거워했다.


바로 한 시간 전까지만 해도 “너희들은 앞으로 어떤 삶을 살 것이냐? 수능이 끝났으니 곧 원서를 써야 할 텐데 전공은 어찌 할 것이며, 국가와 민족을 위해, 그리고 가족을 위해 어떤 마음가짐을 갖고 있느냐? 당장 올 겨울에는 어떤 책을 읽을 계획이냐? 등등 꼬치꼬치 따져가며 밥상머리 잔소리를 해대던 ‘대한민국 50대 가장’이 자기 뱃속 하나 건사하지 못하여 노골적으로 뱃속을 드러내 보이고 있는데 왜 아니 통쾌할까.


극중 상황을 감안하면 도저히 웃음소리가 불가능한데도(피가 튀는 복수 영화라는 걸 기억하자) 스토리와 무관하게 이따금이나마 일가족(물론 한 명은 빼고) 모두 웃고 즐긴 건 영화가 아닌 바로 내 덕분이었던 것이다.


# 밤 11시,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참혹한 2시간 12분짜리 영화는 모두 끝났다.


그러나 참담한 현실은 도무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나마 다행은 모드전환이었다.


가장을 대하는 가족의 태도가 ‘장난’에서 ‘걱정’으로 바뀐 것인데, 그 이유는 분명치 않다.
(우선 개인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목숨 걸고 고군분투하다가 장렬하게 전사한 영화 속 주인공으로부터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 영화를 좀 더 깊이 이해했다면 그 어떤 명분(효율성과 통제를 통한 사회통합 등)을 내걸든 전체주의는 용납할 수 없다는 감독의 메시지에 공감했을 가능성도 있다.)

“여보, 뭘 잘못 먹은 거 아냐? 병원에라도 가야 하는 거 아닐까?”


처음 이런 투의 말을 들었을 땐 냉소나 비꼼, 빈정거림의 일종으로 여겼다.


소음과 악취에 대한 복수 또는 앙갚음쯤이려니 했다.(살짝 기분이 나쁘기도 했다. 인풋을 함께 하는 우리는 ‘식구’ 아닌가? 게다가 지금 내 뱃속의 음식은 누구 작품이지?)


그러나 아내 입에서 ‘구제역’이란 단어가 나오면서부터 상황이 돌변했다.


조카 둘과 아들까지 아내의 걱정에 가세했고, 당장 ‘119’로 전화 걸어 앰뷸런스라도 부를 태세였다.
(그들은 나를 ‘구제역에 걸린 소’로 여기는듯 했다. 저녁식사를 함께 한 식구지만 이 지점에서 보이지 않는 ‘레드 테이프’가 그들과 나 사이를 갈라놓고 있었다. 내가 소띠란 사실도 불리했다. 눈앞에 잠깐이지만 선혈이 낭자한 붉은 테이프가 어른거리기도 했던 거 같다.)

이쯤 되자 나 역시 슬그머니 걱정이 됐다.


‘뭐가 잘못된 것일까?’
‘이러다 큰일 치르는 거 아닐까?’

문득 이런 의문이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정말 구제역과 관련이 있는 거 아닐까?’


그래서 컴퓨터 앞으로 달려가 인터넷을 검색하기 시작했는데, 구제역에 관한 콘텐츠는 차고 넘쳤다.
무엇을 먼저 볼까 잠시 망설이다 관련 기사부터 읽기로 했다.


뭐,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정부가 운영하는 사이트는 경험에 비춰볼 때 지나치게 공급자 마인드가 강하고(어디서 어떻게 찾았는지 어휘도 잘 쓰지 않는 것들만 용케 골라 순서도 주어-동사 순이 아니라 뒤죽박죽 섞어놓기 십상이고), 네티즌 의견은 이해하기는 쉬운데 신뢰가 약하고(이념편향이나 감정이입이 심하고), 관련 기사는 위 두 가지 문제점이 뒤범벅돼 있지만 그래도 직업 상 매일 접하는 거니까 보기에 편할 것으로 생각했던 거 같다.


기사가 읽기에 편할 것이란 생각은 맞았다.
그러나 꼭 필요한 정보를 찾기는 쉽지 않았다.


도대체 어디가 처음이고 어디가 끝인지 구분이 애매했다.
끝없이 이어지는 물리고 물리는 기사의 행렬.
‘그 밥에 그 나물’이라고, 내용도 대동소이했다.
‘어디까지 확산됐고, 몇 마리를 살처분했다’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구제역과 내 증상과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어디에도 없었다.


우왕좌왕 하다가 ‘국립수의과학검역원(www.nvrqs.go.kr)’을 만난 건 우연이자 행운이었다.
그 곳에 ‘구제역 속보/구제역이란?/Q&A/축산농가 방역수칙’ 등이 정리되어 있었다.


먼저 구제역과 내 증상의 공통점을 찾기로 했다.


‘체온상승, 식욕부진, 침울, 우유생산량의 급격한 감소.’


‘침울’을 제외하곤 내 경우와 확연히 달랐다.


‘발병 후 24시간 이내에 침을 심하게 흘리고, 혀와 잇몸 등에 물집이 생긴 것을 관찰할 수 있으며, 입맛 다시는 소리를 내기도 한다.’


여기까지도 공통점을 찾기 힘들었다.


‘물집은 발굽 사이와 젖꼭지 등에서도 관찰된다. 물집은 곧 터져서 피부가 드러나고 짓무르고 헐게 된다.’


발가락 사이를 살펴보고, 혹시나 해서 거울 앞으로 달려가 젖꼭지까지 들여다봤지만 무관하다.


그래도 의심쩍어 전염경로를 찾아봤다.


‘①소와 돼지 등 감염 동물의 수포(물집) 액이나 침, 유즙, 정액, 호흡공기 및 분변(쉽게 말해 똥)과의 접촉이나 이를 함유한 식품 등에 의한 전파(직접감염) ②감염지역 내 사람(목부, 의사, 인공수정사 등), 차량, 의복, 물, 사료, 기구 및 동물 등에 의한 전파(간접감염) ③육지에서는 50㎞, 해상에서는 250㎞ 이상까지 공기를 통한 전파(공기감염)’


내가 먹은 소고기를 의심할만한 근거는 ①번 (직접감염) 가운데 ‘이를 함유한 식품’ 정도였으나 크게 걱정할 건 아닌듯했다.


그렇게 구제역에 대한 정보를 하나씩 섭취해가던 중 결정적 단서를 만났다.
‘구제역 Q&A’란 코너에서였다.


‘구제역은 인수공통전염병이 아니므로 사람에게 전염되지 않습니다. 과거 우리나라의 구제역 발생지역에서 구제역에 걸린 가축과 접촉한 사람 중에서 구제역에 감염된 사람은 없습니다. 또 도축장에서는 질병 우려만 있어도 도축을 하지 않으며, 도축시 수의사가 임상검사를 실시하기 때문에 구제역에 감염된 가축의 경우는 도축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구제역에 걸린 가축의 고기가 시중에 유통될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또한 가축은 도축 후 예냉 과정에서 고기가 숙성되는데, 그 과정에서 산도가 낮아지므로 고기에 있는 구제역 바이러스는 자연 사멸됩니다.(ph 6이하 또는 9 이상에서 사멸) 이와 함께 구제역 바이러스는 섭씨 50℃ 이상의 온도에서 파괴되기 때문에 고기를 조리하거나, 살균한 우유 역시 구제역 바이러스가 모두 사멸됩니다. 때문에 시중 육류나 유제품에는 구제역 바이러스가 없습니다.’


중간 중간 이해하기 힘든 용어가 섞여 있고, 논리적 비약도 적지 않아 내용을 완전히 파악할 수는 없었지만(내 무식의 소치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예상했던 것처럼 정부 측 사이트는 여러 가지 이유로 접근이 쉽지 않다.) ‘사람에게 전염되지는 않고, 지금까지 그런 사례도 없었다’니까 일단은 안심했다.


그렇게 해서 구제역에 대한 의심과 공포는 어느 정도 해소되었다.


나는 편안한 마음으로(그러나 뱃속은 여전히 불편한 채) 침대로 돌아갔다.


그런데 결국 그 다음 날 아침 난감한 상황이 터지고 말았으니...


(3편으로 이어집니다)


☞ 박종인의 당신과 함께 하는 충무로산책 보기






박종인 본부장 ai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2606:30
    AI 산업 살리려면 '한국형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제도 나와야
    AI 산업 살리려면 '한국형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제도 나와야

    편집자주인공지능(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전쟁터에 뛰어든 한국. 정부가 강도 높은 정책을 내놓으며 비전을 제시했지만 정작 현장에선 주 52시간 근무제 때문에 개발자들의 AI 연구가 차질을 빚고 있다는 원성이 높다. AI 업계는 국가 전략만으로는 시장 선두에 설 수 없다고 지적한다. 혁신을 만들기 위해서는 획일적인 규제가 아닌 유연성을 갖춘 산업 생태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입 모은다. 시행 중인 주 52시간 근무

  • 25.12.2506:30
    "일주일 100시간 일하면 2억 드립니다"…'시간제한' 없이 개발 가능한 미·영·일
    "일주일 100시간 일하면 2억 드립니다"…'시간제한' 없이 개발 가능한 미·영·일

    편집자주인공지능(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전쟁터에 뛰어든 한국. 정부가 강도 높은 정책을 내놓으며 비전을 제시했지만 정작 현장에선 주 52시간 근무제 때문에 개발자들의 AI 연구가 차질을 빚고 있다는 원성이 높다. AI 업계는 국가 전략만으로는 시장 선두에 설 수 없다고 지적한다. 혁신을 만들기 위해서는 획일적인 규제가 아닌 유연성을 갖춘 산업 생태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입 모은다. 시행 중인 주 52시간 근무

  • 25.12.2206:30
    "한국, 주 52시간 고집하다간 경쟁력 잃고 뒤처진다"…경고 날린 AI업계
    "한국, 주 52시간 고집하다간 경쟁력 잃고 뒤처진다"…경고 날린 AI업계

    편집자주인공지능(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전쟁터에 뛰어든 한국. 정부가 강도 높은 정책을 내놓으며 비전을 제시했지만 정작 현장에선 주 52시간 근무제 때문에 개발자들의 AI 연구가 차질을 빚고 있다는 원성이 높다. AI 업계는 국가 전략만으로는 시장 선두에 설 수 없다고 지적한다. 혁신을 만들기 위해서는 획일적인 규제가 아닌 유연성을 갖춘 산업 생태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입 모은다. 시행 중인 주 52시간 근무

  • 25.12.2107:00
     "이 업종은 연장근로 못 씁니다"…전쟁터의 시간, 52시간에 갇히다
    "이 업종은 연장근로 못 씁니다"…전쟁터의 시간, 52시간에 갇히다

    편집자주인공지능(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전쟁터에 뛰어든 한국. 정부가 강도 높은 정책을 내놓으며 비전을 제시했지만, 정작 현장에선 주52시간 근무제 때문에 개발자들의 AI 연구가 차질을 빚고 있다는 원성이 높다. AI 업계는 국가 전략만으로는 시장 선두에 설 수 없다고 지적한다. 혁신을 만들기 위해서는 획일적인 규제가 아닌 유연성을 갖춘 산업 생태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입 모은다. 시행중인 주52시간 근무제

  • 25.12.2006:30
    AI 기업 80% "칼퇴 하면서 AI 개발 못해"…실리콘밸리 가는 이유 있어
    AI 기업 80% "칼퇴 하면서 AI 개발 못해"…실리콘밸리 가는 이유 있어

    편집자주인공지능(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전쟁터에 뛰어든 한국. 정부가 강도 높은 정책을 내놓으며 비전을 제시했지만, 정작 현장에선 주52시간 근무제 때문에 개발자들의 AI 연구가 차질을 빚고 있다는 원성이 높다. AI 업계는 국가 전략만으로는 시장 선두에 설 수 없다고 지적한다. 혁신을 만들기 위해서는 획일적인 규제가 아닌 유연성을 갖춘 산업 생태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입 모은다. 시행 중인 주52시간 근무제

  • 25.12.2411:00
    부산·서울 무연고사 전국 최다…고령자 많은 구도심 집중
    부산·서울 무연고사 전국 최다…고령자 많은 구도심 집중

    대한민국 국민 10만명당 무연고 사망자 수는 평균 10.19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의 4.15명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특히 부산과 서울 등에서 무연고 사망자 수가 많았다. 24일 아시아경제가 전수조사를 통해 집계한 무연고 지수에 따르면, 전국 평균 무연고 지수는 2021년(4.15)보다 크게 높아진 10.19로 나타났다. 무연고 지수는 10만명당 무연고 사망자 수를 계산한 수치다. 이렇게 산출된 무연고 지수가 10을

  • 25.12.2411:00
    "그래도 장례는 나라서"…고독이 당연한 곳 '부산'
    "그래도 장례는 나라서"…고독이 당연한 곳 '부산'

    지난달 27일 부산 중구 영주동의 한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정재남씨(86). 이웃 주민과 함께 담소를 나누던 정씨는 근처에 연고 없이 혼자 사는 사람이 있냐는 질문에 "여기 계단 내려가면 아흔 넘은 할머니 한 명이 있는데, 아플 때마다 죽겠다고 전화가 와서 거절하기도 뭐하고 가끔 들여다보고 있다"며 "그래도 평일엔 요양보호사란 사람이 와서 밥도 챙겨주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할머니 아들은 어릴 때 죽었고, 일본

  • 25.12.2411:00
    홀로 남은 아버지는 장례지도사를 택했다
    홀로 남은 아버지는 장례지도사를 택했다

    "고시원 총무로 일하면서 홀로 외롭게 떠나가는 이들을 너무 많이 봤습니다." 지난달 27일 부산 동구 범일동에서 만난 박상문씨(57)는 사전 장례주관자 지정 사업에 참여한 사연을 담담하게 설명했다. 사전 장례주관자 지정 사업은 무연고자 등이 생전에 자신의 장례를 맡길 사람이나 단체를 미리 지정하는 제도다. 사후에 발생할 수 있는 행정적 혼란을 막고 고인이 존엄하게 생을 마감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박씨는 올해 6

  • 25.12.2311:00
    아무도 오지않는 5호실의 적막…'가족도 거부' 세상에 없던 듯 외롭게 갔다
    아무도 오지않는 5호실의 적막…'가족도 거부' 세상에 없던 듯 외롭게 갔다

    지난달 5일 오전 강원도 원주의료원 장례식장은 상주와 조문객들로 분주한 모습이었다. 그런데 가장 작은 빈소인 5호실은 사뭇 다른 분위기를 풍겼다. 이곳에는 고(故) 권모씨의 빈소가 영정사진도 없이 차려져 있었다. 조문객은 아무도 찾아오지 않았다. 빈소 옆 식당에도 불은 꺼져 있었다. 기자는 비어있던 제사용 향로에 첫 번째 향을 피운 뒤 권씨를 조문했다. 빈소 앞 의자에 앉아 기다리기를 30분, 지역 봉사단체 회원 3명이

  • 25.12.2311:00
    연고자 있어도 무용지물…34%가 시신 인수 거부·무응답
    연고자 있어도 무용지물…34%가 시신 인수 거부·무응답

    최근 약 5년간 발생한 무연고 사망자 10명 중 3명은 연고자가 있음에도 시신 인수를 거부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아시아경제가 2021년부터 올해 5월까지 전국 지방자치단체 무연고 사망자를 전수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경찰이나 지자체에서 연고자에게 연락했으나 무응답 또는 시신 인수 거부·기피로 무연고자가 된 사망자는 시신 위임자가 확인되는 2만1896명 중 7336명(33.5%)이었다. 무연고 사망자는 가족 등 연고자가 아예

  • 25.12.1606:40
     ⑥ 생존과 직결되는 복지 문제로 챙겨야…"진단체계 만들고 부처 간 연계 필요"
    ⑥ 생존과 직결되는 복지 문제로 챙겨야…"진단체계 만들고 부처 간 연계 필요"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606:30
    "케첩은 알아도 토마토는 본 적 없다"는 美…일본은 달걀 아닌 "회·초밥이 왔어요"⑤
    "케첩은 알아도 토마토는 본 적 없다"는 美…일본은 달걀 아닌 "회·초밥이 왔어요"⑤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406:30
     ④ 이동식 마트는 적자…지원 조례는 전국 4곳 뿐
    ④ 이동식 마트는 적자…지원 조례는 전국 4곳 뿐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306:30
    "창고에 쟁여놔야 마음이 편해요"…목숨 건 장보기 해결하는 이동식 마트 ③
    "창고에 쟁여놔야 마음이 편해요"…목숨 건 장보기 해결하는 이동식 마트 ③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206:40
    "새벽배송은 사치, 배달이라도 됐으면"…젊은 사람 떠나자 냉장고가 '텅' 비었다 ②
    "새벽배송은 사치, 배달이라도 됐으면"…젊은 사람 떠나자 냉장고가 '텅' 비었다 ②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2612:13
    진중권 "이준석은 리틀 트럼프, 한동훈은 정치 감각 뛰어나"
    진중권 "이준석은 리틀 트럼프, 한동훈은 정치 감각 뛰어나"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진중권 동양대 교수(12월 23일)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오늘은 진중권 동양대 교수 모시고 최근 정국 상황 관련해서 촌철살인 진 교수님의 비평 듣는 시간 갖도록 하겠습니다.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진중권 : 예, 안녕하십니까. 소종섭 : 최근

  • 25.12.2309:51
    박원석 "대통령이 지방선거 판 중심에 떠오르고 있다"
    박원석 "대통령이 지방선거 판 중심에 떠오르고 있다"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12월 19일) 소종섭 :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 수사'가 빠르게 진행됩니다. 한학자 총재의 전 비서실장도 조사했고, 전재수 전 장관도 소환 조사했습니다. 전체적인 수사 흐름, 또 향후의 전개 상황 어떻게 봅니까? 박원석 : 일단 공소시효 논란도 좀 의식하는 것 같고 일각에서

  • 25.12.1810:59
    이재명 대통령 업무 스타일은…"똑부" "구축함" "밤잠 없어"
    이재명 대통령 업무 스타일은…"똑부" "구축함" "밤잠 없어"

    정부 부처 업무 보고가 계속되고 있다. 오늘은 국방부 보훈부 방사청 등의 업무 보고가 진행된다. 업무 보고가 생중계되는 것에 대해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감시의 대상이 되겠다는 의미, 정책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무 보고가 이루어지면서 이재명 대통령의 업무 스타일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대통령실 참모들과 대통령과 같이 일했던 이들이 말하는 '이재명 업무 스타일'은 어떤 것인

  • 25.12.0607:30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한국인의 장례식이 최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가운데, 우리 정부도 해당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매체 등에서 우크라이나 측 국제의용군에 참여한 한국인이 존재하고 사망자도 발생했다는 보도가 그간 이어져 왔지만,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