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새해 전날 밤(현지시간) 미국 아칸소주 비브의 하늘에서 찌르레기 수천 마리가 떨어져 떼죽임당한 사건으로 현지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일간 USA 투데이는 아칸소주수렵어로위원회(AGFC) 소속 조류학자 캐런 로의 말을 인용해 “1차 부검 결과 외상이 발견됐다”며 “새들이 뭔가에 매우 세게 부딪히면서 출혈을 일으킨 게 분명하다”고 3일 전했다.
“앉아 있던 새떼가 엄청난 소음과 불꽃놀이에 놀라 날아가려 했으나 불꽃놀이 때문에 높이 날지 못하고 저공 비행하면서 집·우편함·굴뚝·벽 등에 부딪힌 것 같다”는 설명이다.
같은 날 아칸소주 서북부 아칸소강에서 죽은 채 발견된 물고기떼는 한 어종에 국한됐다는 점에서 질병과 연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물고기가 떼죽임당한 지역은 찌르레기떼가 떨어진 비브에서 서쪽으로 200km 정도 떨어져 있어 두 사건에 연관성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런 설명이 현지 주민들 사이에 확산되고 있는 공포심을 잠재우지는 못했다.
새와 물고기의 떼죽음이 세상 종말의 징조라는 설에서부터 미 정부의 비밀 무기 시험, 외계인 소행, 환경 테러 설까지 난무하고 있다.
◆미 정부의 비밀 무기 시험: 각종 음모론을 소개하는 웹사이트인 ‘프리즌플래닛닷컴’의 폴 조세프 왓슨과 알렉스 존스는 “버락 오바마 미국 정부의 비밀 조직이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새떼가 죽은 원인을 미 정부의 비밀 무기 실험 외에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다는 것.
이들에 따르면 새들이 땅에 추락해 죽은 것은 환경을 인위적으로 바꿔놓을 수 있는 전자기장 무기 때문이다.
이들은 10여 년 전 미 군산복합체가 전자기장 무기 실험에 연루된 바 있다는 사실을 환기시키기도 했다.
왓슨과 존스는 “미 정부가 미 영공 곳곳에서 불법 생물학 무기를 테스트해 동물뿐 아니라 인간의 목숨까지 앗아갔다”고.
◆환경 테러: 왓슨과 존스는 테러리스트들이 아칸소주의 야생생물을 표적으로 삼았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프리즌플래닛닷컴은 1997년 당시 윌리엄 코언 미 국방장관의 인터뷰 내용을 들먹였다.
코언은 “테러범들이 환경테러에도 연관돼 있다”며 “이들은 원격 전자기파로 기후를 변화시키고 지진, 화산 폭발을 일으킬 수 있다”고 발언했다.
◆외계인 소행: 음모론 포럼 웹사이트 ‘메이헴메이커스’의 회원들은 이번 사태를 외계인 소행으로 돌렸다.
과거에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갈기갈기 찢겨진 사체로 발견된 양·소들처럼 이번 새떼의 죽음도 외계인의 소행이라는 것.
‘데블 조니’라는 아이디의 한 회원은 이런 사태를 논리적으로 설명하려는 이들, 정부의 발표를 곧이곧대로 믿는 이들에 대해 폄하하기도.
◆세상의 종말: ‘월 스모스’라는 또 다른 회원은 “2012년으로 예정된 세상의 종말이 일찍 당겨진 것”이라며 “고대 마야력(曆)에 따르면 2012년 12월 21일 세상이 종말을 맞게 된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케이블 TV 히스토리 채널은 르네상스 시대 최고의 예언가인 노스트라다무스가 예언한 지구 종말의 해는 1999년이 아니라 2012년이라는 새로운 해석을 내놓은 바 있다.
이진수 기자 com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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