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이미 프로그래밍 신동
[아시아경제 김민경 기자] 골드만삭스 등이 페이스북에 4억5000만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페이스북 설립자이자 CEO인 마크 주커버그가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이번 투자에서 페이스북의 기업가치는 500억달러(약 56조원)로 평가받았다. 산술적으로 보면 페이스북 주식 24%를 보유한 주커버그는 120억달러(약 13조원)의 주식부자가 되는 것이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도 지난해 포브스가 69억달러로 추정했던 주커버그의 지분 평가액이 이번에 두 배로 뛰어, 150억달러 규모의 주식을 각각 보유한 구글 설립자 래리 페이지, 세르게이 브린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고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물다섯을 맞는 해에 13조원의 주식부자로 등극한 주커버그는 어떤 인물일까.
◇어릴 때 이미 프로그래밍 천재 = 정신과의사 어머니와 치과의사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주커버그는 프로그래밍 신동이었다. 아버지는 그가 중학생일 때부터 소프트웨어 개발자인 데이비드 뉴먼을 개인교사로 고용해 프로그래밍을 가르쳤다. 고등학교 시절 집 근처 대학원에서 프로그래밍 관련 강의를 듣기도 했다.
고교 때 '시냅스미디어플레이어'를 개발해 마이크로소프트(MS), 에이오엘(AOL) 등에서 채용 제의를 받기도 했다.
만 스무살 되던 해 하버드대학 기숙사에서 룸메이트 더스틴 모스코비츠 등과 함께 페이스북 운영을 시작해 6년만인 지난 2010년 7월 이용자가 5억명을 돌파했다.
◇실패·송사 등 좌절도 = 주커버그가 승승장구만 한 것은 아니다. 2004년 8월에는 당시 각광받던 p2p파일공유 서비스 '와이어호그(Wirehog)'를 선보였으나 경쟁 서비스에 묻혀 이듬해 사업을 접었다. 2007년 선보인 소셜광고기법인 비콘 역시 개인정보침해 논란으로 중단했다.
송사에 휘말린 것도 여러 건이다. 주커버그는 창업구상을 도용한 혐의로 하버드대생이었던 윙클보스 형제에게 피소됐고, 지난 2008년 현금 200만달러와 120만달러어치의 페이스북 지분 제공에 합의했다.
지난해 6월에는 페이스북의 한 이용자가 시행한 '무하마드그리기대회' 때문에 신성모독 혐의로 파키스탄 검찰의 수사를 받았다. 같은 해 6월에는 폴 세글리아가 페이스북 지분 84%를 주장하며 소송을 걸어왔다.
◇재산 50% 기부서명 동참 = 극적인 성공을 이룬 만큼 기부활동도 주목받았다. 그는 지난해 10월 뉴어크의 공립학교를 지원하는 1억 달러 규모의 '스타트업:교육재단'을 설립했다. 12월에는 워런 버핏, 빌 게이츠 등이 주도한 유명인들의 재산 50% 이상 기부운동인 '기부서약(Giving Pledge)'에 동참했다.
◇경쟁업체 출현, IPO 등 과제= 올해 주커버그의 최대 과제는 기업공개(IPO)로 예상된다. 애널리스트들은 지난해 수 차례에 걸친 외부 투자는 기업공개를 위한 서막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게다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현재 페이스북, 트위터 등 비공개주식의 장외거래를 조사 중이다. SEC 규정에 따르면 주주 500인 이상인 비공개 기업은 수익, 매출 등의 재무정보를 공개할 의무가 있어 자연스럽게 기업공개 수순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재무 정보 공개시 현재 야후, 구글도 뛰어넘은 페이스북의 기업가치가 엄격히 재평가될 가능성도 있다.
경쟁업체의 출현도 점쳐진다. 업계에서는 페이스북 퇴사자들이 만든 오픈소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디아스포라'에 주목하고 있다. 디아스포라는 지난해 11월부터 비공개 서비스를 시작했다.
한편 향후 몇 년간은 페이스북의 독주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전문가들은 해마다 '페이스북에 대적할 SNS의 출현'을 전망했으나 실현되지 않아 '빗나간 전망'의 불명예를 안았다.
김민경 기자 skywal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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