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M 대변인, 사무실서 인플루언서 영상 올려
공무원들 “해고 주도하면서…터무니없다” 분노
미국 공무원들을 관리하는 인사관리국(OPM) 수석대변인이 업무중 자신의 '패션쇼'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려 논란이 되고 있다. 인사관리국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연방정부 개혁 작업의 일환으로 추진중인 공무원 감축을 주도하는 기관이다.
미 CNN은 맥로린 피노버 OPM 수석대변인이 사무실에서 촬영한 12개 이상의 영상을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렸다고 최근 보도했다.
CNN 분석 결과 영상 중 상당수가 일과시간중 워싱턴 DC의 OPM 본사 5층 커뮤니케이션 디렉터 사무실에서 촬영돼 SNS에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무실은 일론 머스크가 수장으로 있는 DOGE 직원들이 일하는 별관 맞은 편에 있다.
이날은 OPM이 연방 기관에 직원 수천명의 해고를 지시한 날이며, 피노버의 팀에서 약 20명이 해고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날이었다.
그의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475달러(약 69만원)짜리 보라색 치마 등 옷을 구입할 수 있는 웹사이트 링크가 포함됐다. 영상에는 ‘업무 중’이라는 소개와 함께 ‘워싱턴 DC 인플루언서’, ‘DC스타일’ 등의 해시태그가 달렸다. 이 때문에 업체 측으로부터 판매금의 일부를 수수료를 챙기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피노버는 지난달 28일 OPM이 연방공무원들에게 “어떤 업무를 하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하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고 이날도 마찬가지로 영상을 올렸다.
전직 공무원들은 “공무원 대량 해고를 주도하는 사람이 정작 본인은 정부 건물에서 패션 인플루언서라며 글을 올렸다” “팀 전체가 해고되는 바로 그날 이런 영상을 게시한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짓”이라고 분노했다.
도널드 셔먼 변호사는 CNN을 통해 “피노버의 게시물은 사적 이익을 위해 정부 자원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규칙을 위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헌신적인 공무원들이 온갖 모호한 사유로 대량 해고되고 있는데, 이를 주도하는 누군가는 사적 이익을 위해 정부의 자원을 쓰고 있다는 것은 문제”라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1일 연방정부 구조조정을 담당하는 대규모 감원을 개시할 준비에 신속히 착수하도록 연방정부 기관장들에게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희망퇴직을 통해 연방 인력 감축을 시도했다. 그러나 신청자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7만5000만명 수준에 그치자 추가 조치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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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아침에 직장에서 쫓겨난 이들의 충격은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17년간 군 복무 후 작년 12월 미국 농무부에 입사한 닉 조이아는 해고 통보를 받고 “조국으로부터 배신감이 든다”며 “연방 공무원들과는 아무 관련이 없는 게임처럼 느껴진다”고 토로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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