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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 미래를 잇다]유례없는 헌정질서 위기…시대전환의 대장정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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⑨개헌의 동력을 살릴 적기
정치권 안팎, 개헌 공감대 확산
시기와 내용, 방법 놓고 다양한 견해

편집자주대한민국 헌법은 국가의 근간이자 국민 삶의 기준이다. 마지막 개헌을 상징하는 '1987년 체제'는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40년 가까운 세월의 변화를 고려해 대한민국의 오늘과 내일을 새롭게 설계할 기준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국회의원, 정치학자에게 개헌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인 과제로 인식된다. 비상계엄이 촉발한 '사회의 격랑'은 역설적으로 개헌의 동력을 살려냈다. 여야 정치권을 비롯해 우리 사회 곳곳에서 개헌이 관심 키워드로 떠올랐다. 개헌을 경험한 유럽 국가의 전직 대통령을 비롯해 미국과 일본의 정치·경제 석학, 한국헌법학회장과 한국은행 전 총재에 이르기까지 국내외 정치·경제·법률 전문가 진단을 토대로 대전환의 시대를 분석하고, 우리 사회에 맞는 개헌의 밑그림을 그려보고자 한다.

[개헌, 미래를 잇다]유례없는 헌정질서 위기…시대전환의 대장정 시작됐다 6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대한민국헌정회와 민주화추진협의회 공동으로 주최로 열린 '분권형 권력구조 개헌 대토론회'에 앞서 정대철 헌정회장 등 참석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25.3.6 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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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비상계엄 사태의 충격파는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의 기준과 질서에 관한 근본적인 의문으로 이어졌다. 헌정 질서 위기 상황은 개헌의 필요성에 관한 공감대를 확산하는 계기가 됐다. 개헌이 필요하다는 대전제는 이견이 없다. 다만 시기와 방법, 내용에 관해서는 견해차가 엿보인다.


개헌을 둘러싼 논의의 대치 전선은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당내 주류 세력이 하나의 묶음이고, 국민의힘과 민주당 비주류가 또 다른 묶음이다. 우선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지도부는 "당면 과제는 내란 종식"이라는 입장이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6일 "검찰, 공수처, 헌재를 때려 부수자는 내란 선동이 난무하는 판에 개헌은 한가한 소리가 아닐 수 없다"며 "(조기 대선 시) 대선 기간 후보들이 행할 공약과 토론 등의 경연 과정을 거치고 국민 지지와 선택을 확인한 후에 개헌을 추진하는 것이 정석"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개헌특별위원회를 이미 구성하는 등 관련 논의에 힘을 싣고 있다. 민주당 대선주자로 분류되는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김부겸 전 국무총리,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김두관 전 의원을 비롯해 국회의장 등을 지낸 민주당 원로 그룹도 개헌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개헌론과 관련해 정치권이 민주당 주류를 압박하는 모양새를 취하는 것은 이들의 동의 없이는 개헌론이 힘을 받기 어렵다는 현실과 맞닿아 있다. 헌법 제128조, 130조 등에 따르면 개헌안 발의를 위해서는 재적의원 과반의 찬성(또는 대통령 발의)과 재적의원 3분의 2의 찬성을 거쳐야 국민투표에 부의할 수 있다.


[개헌, 미래를 잇다]유례없는 헌정질서 위기…시대전환의 대장정 시작됐다

◆정치권에서 논의 중인 개헌= 정치권에서 이구동성으로 말하는 것은 견제와 균형 원리의 재구성이다. 헌법학자인 성낙인 전 서울대 총장 등은 여소야대 상황에서 야당의 '탄핵 독주', 대통령 '계엄'을 거론하며 "이걸로 제6공화국은 끝"이라고 평가했다. 극한의 정치대립이 헌정 중단 사태로 치달음에 따라 개헌 논의는 크게 권력구조 자체와 계엄령 등에 맞춰져 있다.


이 대표를 제외한 차기 대권주자들이 제안하는 개헌론은 대통령의 권한을 분산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지방분권을 강화하고, 총리를 국회가 임명하며 실질적인 총리 권한을 확립해 사실상 이원집정부제 성격을 띠는 방안이 뼈대다. 대통령 임기와 관련해서는 총선 일정 등과 맞물린 4년 중임제가 거론되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조기 대선이 있을 경우 다음 대통령 임기는 3년으로 하고 2028년 제23대 국회의원 선거 일정에 맞춰 4년 중임제 등 개헌에 나서자는 견해도 있다.


국민의힘은 개헌론을 부각하는 한편, 이 대표가 개헌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개헌의 시기와 관련해서도 조기 대선이 펼쳐질 경우 대선 전 또는 대선과 함께 개헌을 통해 권력구조를 개편하자는 입장이다. 내용에 있어서도 대통령 권한 분산 외에도 국회 권한을 약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한다.


반면 야권의 경우 김동연 지사나 김두관 전 의원 등은 임기 단축 개헌 등을 주장하면서도 2026년 지방선거에 즈음해 개헌 국민투표를 진행하는 일정 등을 내세우고 있다. 개헌의 내용은 권력구조 개편을 넘어 기본권이나 경제 관련 조항 등까지 다루자는 입장이다.


이 대표도 윤 대통령 탄핵이 결정된 뒤에는 개헌 로드맵과 관련해 견해를 밝힐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친명(친이재명)계 좌장으로 알려진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탄핵 이후에 조기 대선 국면에 들어간다고 하면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에 대해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개헌, 미래를 잇다]유례없는 헌정질서 위기…시대전환의 대장정 시작됐다

◆개헌 논의는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까= 일단 개헌 논의는 윤 대통령 탄핵 인용 여부와 맞물려 있다. 탄핵이 인용될 경우에는 조기 대선 국면이 펼쳐진다. 대통령 궐위 시 60일 이내 후임을 선출하는 조항에 따라 약 두 달간의 대선 레이스가 진행된다. 국민의힘은 대선 전 또는 대선과 함께 권력구조 개편을 중심으로 한 개헌을 추진한다는 생각이 있다.


보다 현실성 있는 개헌 구상은 조기 대선이 현실화됐을 때 정치권이 개헌에 관한 합의를 이루는 것이다. 가장 많이 거론되는 시간표를 보면, 내년 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 국민투표를 진행하는 방안이다. 새 정부가 출범하면 정치권에서 논의해 제7공화국 헌법을 만들어 국민투표를 진행하자는 제안이다.


정치 원로인 박병석 전 국회의장과 여권의 대선 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은 최근 이 대표의 개헌론 동참을 유도하기 위해 3+4(임기 단축으로 3년 대통령 임기를 이어간 뒤 차기 대선에 출마할 수 있게 길을 열어주는 방안)을 언급하기도 했다.


박 전 의장은 지난 4일 "5년 임기의 대통령에게 눈앞에 있는 권한을 분산시킨 3년 대통령을 하라는 것은 현실적인가"라고 되물으며 "첫 대통령 임기는 3년만 하되 중간평가 성격으로 길을 터주면 합의 개헌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도 언론 인터뷰를 통해 "다음 대통령이 될 사람은 임기 단축 개헌을 하고 재신임을 받는다면 4년을 더 할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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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개헌론에 대한 국민 여론도 여론조사를 통해 드러난다. 갤럽이 지난 7일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통령제를 바꾸는 개헌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54%로 나타났다. 필요하지 않다(30%)는 의견보다 월등히 높았다. 개헌 방향과 관련해서는 4년 중임제를 지지한다는 의견이 64%로, 현행 5년 단임제(31%)보다 우세했다. 다만 대통령의 권한과 관련해서는 '현행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43%로 가장 많았다. '축소해야 한다'는 여론은 35%,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은 14%로 조사됐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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