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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보다 부패가 위험"…트럼프 2기에 美 학자들 '달러 패권 위협' 경고[전미경제학회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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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경제학회 연례총회(ASSA) 2026
트럼프 2기 출범 1년 앞두고 비판 잇따라
로고프 "부패, 트럼프로 안 끝날 것"
달러 패권 약화 우려도

"경제학자들이 트럼프에 대해 크게 틀린 건 관세가 아니라, 부패의 중요성을 과소평가한 점입니다"(케네스 로고프 미국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


3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개막한 '2026년 전미경제학회(AEA) 연례총회'에서는 이달 말 출범 1년을 맞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를 향한 비판적 평가가 잇따랐다. 관세 정책을 넘어 제도와 법치의 붕괴, 권력형 부패, 권위주의 강화가 미국 경제와 달러 패권에 초래할 구조적 위험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로고프 "트럼프 부패, 관세보다 더 큰 문제"…무역 정책 불확실성도 달러 약세 압박

"관세보다 부패가 위험"…트럼프 2기에 美 학자들 '달러 패권 위협' 경고[전미경제학회 2026] 케네스 로고프 미국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가 3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전미경제학회 연례총회(ASSA) 2026' 주제 발표에서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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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금융·통화 분야 석학인 케네스 로고프 교수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가장 심각한 문제로 관세보다 '부패(corruption)'를 지목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 일가와 행정부 핵심 인사들이 가상통화를 통해 막대한 부를 축적하고 있다는 점을 예로 들며, "트럼프의 임기는 아직 3년이나 남아 있다. 이런 행태는 트럼프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 기준 자체를 바꿔 놓았다는 점에서 관세보다 훨씬 심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단순한 부패 논란을 넘어 미국 제도와 법치에 대한 신뢰를 잠식한다는 주장이다. 로고프 교수는 이런 상황을 설명하며 1870년대 미국에서 대통령 개인비서가 연루된 대표적 권력형 비리인 '위스키 링 스캔들' 당시의 율리시스 그랜트 대통령 사례를 언급했다.


그는 트럼프 2기 경제정책 전반에 대해 대체로 비판적인 평가를 내리며, 달러 약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관세 전쟁의 이후 달러' 세션에서 로고스 교수는 "장기적으로 관세는 무역에서 달러의 역할에 부정적"이라며, 관세 정책이 단기 환율 효과를 넘어 달러의 국제적 위상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독립성 훼손과 제도·법치에 대한 신뢰 약화도 달러 패권을 흔드는 위험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날 한국 기자들과 만나서도 "트럼프 대통령 임기 1년도 지나지 않았는데 정책 혼란이 놀라울 정도"라며 "달러 가치가 4~5년 내 치명적인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AI 규제 완화와 기술 혁신 촉진, 군사·안보 중심의 하드파워 강화, 미국을 가상통화·스테이블코인의 중심지로 육성하려는 전략 등 일부 정책은 달러화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여지도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관세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 자체가 최근 달러 약세의 직접적 원인이라는 지적도 쏟아졌다. 세브넴 칼렘리-오즈칸 브라운대 교수는 "관세 정책이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다는 불확실성이 달러 가치 하락을 불러왔다"고 했고, 린다 테사 미시간대 교수는 "불확실성 효과가 관세 부과에 따른 달러 절상 압력을 이길 정도로 컸다는 의미"라고 비판했다.


비주류 학자들 "美 주도 자유질서 종언"…달러 신뢰 하락 우려도

이날 학회에서는 주류 경제학의 시각을 넘어선 비주류 학자들의 강도 높은 비판도 이어졌다. 진화경제학회(AFEE), 사회경제학회(ASE), 급진정치경제학회(URPE)가 공동 주최한 '트럼프 경제 정책과 그 영향: 비판적 평가' 세션에서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경제 노선이 '소수를 위한 풍요, 다수를 위한 긴축'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며, 이에 따른 경제·정치적 함의가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관세보다 부패가 위험"…트럼프 2기에 美 학자들 '달러 패권 위협' 경고[전미경제학회 2026] 제임스 갤브레이스 텍사스대 오스틴 교수가 3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전미경제학회 연례총회(ASSA) 2026' 패널 토론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제임스 갤브레이스 텍사스대 오스틴 교수는 미국이 중국의 부상, 러시아의 회복, 에너지·정보 질서의 지역화라는 되돌릴 수 없는 지정학적 현실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이 주도해 온 자유시장 세계 질서는 이미 끝났다"며 "트럼프노믹스에는 레이거노믹스와 같은 일관된 이론적 틀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국가 전략이라기보다 특정 과두 세력의 기업적 이해를 반영한 정책들의 집합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데릭 해밀턴 뉴욕 뉴스쿨 포 소셜 리서치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을 두고 정책을 이용해 측근의 부를 키우고 공무원 조직을 파괴하는 "사기꾼 대장(grifter in chief)"이라고 원색적으로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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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리 딤스키 영국 리즈대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갈등을 증폭시키는 '삼중 디커플링(탈동조화)'으로 규정했다. 생산·무역, 달러 금융 질서, 사회·인종 영역에서 동시에 분리가 진행되고 있으며, 이는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특권을 훼손하고 금융 위기의 씨앗을 뿌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필라델피아=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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