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코스피 2000 돌파로 주식시장이 활황을 띠면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상장사 주식 가치가 한국 증시 사상 처음으로 9조원을 돌파하는 등 2010년을 화려하게 마감한 주식갑부들이 속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1806개 상장사 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주식지분 가치를 2010년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달 30일 기준으로 평가한 결과 1조원이 넘은 '1조 클럽' 주식보유자가 14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조사 때의 9명보다 5명 늘어난 수치다.
또 이들을 포함해 1000억원 이상의 주식을 보유한 사람도 132명에서 165명으로 33명 늘었다. 100억원 이상을 기록한 주식부자는 1171명으로 지난해 같은 시점의 987명보다 184명이나 늘었다.
이중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주식평가액은 2009년 말 4조1137억원이었지만, 지난해 5월 삼성생명이 상장되면서 8조원대에 진입했다. 12월 21일에는 한국 증시 사상 처음으로 9조원을 돌파했고, 이후에도 삼성전자 등 주가 호조에 힘입어 지난해 말 기준 9조1690억원을 기록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2009년 말 4조5762억원에서 지난해 말 6조5713억원으로 43.6% 늘어나는 등 비약적인 증가세를 보였으나 이건희 회장에게는 선두자리를 내줬다.
현대중공업 최대주주인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는 1조4244억원에서 3조6370억원으로 2010년 한 해동안 조(兆)대 주식 부자 중 가장 많은 주식재산을 불렸다.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2조1778억원),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2조1317억원), 신동주 일본롯데 부사장(2조1194억원),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2조83억원)이 지난해 2조원대를 넘겼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리움 관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등 5명은 작년에 1조클럽에 신규 가입했다.
온라인게임 리니지 신화의 주인공인 김택진 사장은 지난해 5월 1조원을 돌파하면서 창업 13년만에 국내 벤처기업인으로는 최초로 1조원 갑부에 올랐다.
지난해 1월에 신규 상장한 플라스틱 용기업체 락앤락의 김준일 회장도 한 때 1조원을 넘어 김 사장과 더불어 자수성가 갑부에 이름을 올렸다. '소녀시대', '동방신기' 등 인기그룹을 탄생시킨 이수만 에스엠 회장은 지난해 연예인 출신 1000억원대 주식부자에 올랐다.
특히 이정훈 서울반도체 사장의 20대 딸은 주식평가액이 2064억원으로 24세의 젊은 나이에 주식갑부 반열에 올라 화제가 됐다.
대기업 총수 자녀들의 경영참여가 줄을 잇는 가운데 재벌가 3세 주식부자들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2조1317억원으로 젊은 재계 3세들 중 최고 주식부자에 올랐고,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도 1조32억원으로 1조클럽에 포함됐다.
2009년 경영 위기로 주식 가치가 급락했던 박세창 금호타이어 전무,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보, 박준경 상무보 등 금호가 3인방은 지난해 주가가 회복하면서 1000억원대 주식부자에 복귀했다.
서소정 기자 s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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