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세계 1위 자리를 2년 연속 홍콩에게 내준 미국이 내년에도 맥을 못출 것으로 보인다. 강화된 금융규제와 높은 수수료가 기업들의 발길을 돌리게 하고 있다.
올해 미국 증시 상장관련 업무의 75%를 담당했던 50명의 변호사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미국이 글로벌 IPO 허브로서 매력을 잃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가 70%를 넘었다. 심슨태처앤바틀렛의 조슈야 포드 보니 변호사는 “미국의 규제는 엄격해진 반면, 다른 지역 증시는 질적·양적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의회를 통과한 토드-프랭크 법안(금융개혁법안)은 기업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B2B CFO의 제리 밀스 최고경영자(CEO)는 “2000년 이후 강화된 규정으로 IPO 비용이 40% 가량 증가했다”고 말했다.
은행들의 높은 수수료 역시 문제다. 옥스퍼드대 사이드비즈니스스쿨의 마크 아브라함슨, 팀 젠킨슨, 하워드 존스 연구원은 1998년부터 2007년까지의 IPO를 조사한 결과, 미국 은행권이 유럽 수준으로 수수료를 물렸다면 미국 기업들은 연간 10억달러 이상(전체 114억달러)을 절약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는 미국 증시 IPO에서 6.45%의 수수료를 떼지만, 유럽에서는 3.4~3.5%만 받고 있다.
올해 미국에서 IPO를 시행한 기업은 2007년 대비 43% 급감한 153개에 그쳤다. 미국시장에서의 IPO는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데, 1990~2000년까지 4470개의 기업이 IPO를 실시한 반면 2001~2010년까지는 단 1016개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세계 금융의 중심이 갈수록 아시아지역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아시아지역 IPO는 전체의 64%로, 특히 중국의 경우 1179억달러를 조달하며 전세계 IPO의 절반 가량(46%)을 차지했다.
한편 글로벌 회계·컨설팅업체 언스트앤영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IPO 규모는 3000억달러를 웃돌면서 2007년 이래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조해수 기자 chs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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