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실적 성장부진 엇갈려 주가 행보 반대..롯데, 롯데주류BG 합병 검토" 몸집경쟁도 주목
[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주류산업 양대산맥 하이트홀딩스와 롯데가 몸집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재 하이트홀딩스는 위스키, 소주, 맥주, 와인 등 주류 전 부문을 영위하고 있고, 롯데는 맥주를 제외한 주류 사업에 뛰어들어 양측은 양보 없는 시장경쟁을 펼치고 있다.
주식시장은 후발주자로서 선공격을 시작한 롯데의 손을 들어주고 있으나 향후 양사의 몸집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여 어느 쪽이 최종 승자가 될 지는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롯데는 두산주류BG가 운영하던 주류부문을 지난해 1월 인수해 롯데주류BG를 설립한 뒤 소주 처음처럼 등을 내세워 진로에 선전포고를 했다.
이후 처음처럼이 시장점유율을 넓혀가면서 시장은 롯데쪽으로 기울었다. 롯데주류BG 지분을 100% 보유한 롯데칠성의 주가는 롯데주류BG의 외형성장에 힘입어 10월 초 77만원 초반에서 93만9000원으로 뛰어 올랐다.
김윤오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롯데칠성 소주사업부의 올해 외형은 전년대비 7% 증가한 3464억원에 이를 것"이라며 "소주 시장 점유율도 1.1%p 상승한 14.2%를 기록했고 영업마진은 본사보다 높은 8% 수준"이라며 롯데칠성의 소주 사업부 인수가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내렸다.
반면 하이트홀딩스의 주가는 하이트맥주와 진로 등 주력 자회사의 실적 악화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진로의 경우 2,3분기의 부진했던 실적이 4분기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가 높았으나 최근 들어 그 기대감마저 꺾이는 분위기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진로의 4분기 영업이익은 157억원으로 시장 예상치 274억원에 크게 못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자회사들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하이트홀딩스의 주가는 지난 10월 초 2만2250원에서 1만9950원(29일 종가 기준)으로 떨어졌다. 외국계 증권사인 모건스탠리는 최근 자회사 부진을 이유로 하이트홀딩스의 목표가를 기존 2만3000원에서 2만1000원으로 하향조정했다.
양사는 이번에는 몸집경쟁으로 본격 맞붙을 태세다.
하이트홀딩스가 진로와 하이트간 통합영업망 구축을 내세워 내년 1월부터 본격적인 몸집키우기에 나설 움직임으로 보이자 이번에는 롯데가 롯데칠성과 롯데주류BG를 합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다.
하이트는 진로 인수 당시 공정위가 내세운 영업망 분리 운영 시한이 올해 끝남에 따라 이후 맥주와 소주간 영업망 공조를 통해 시너지를 내 주류 선두 이미지를 굳힌다는 구상이었다.
하이트는 '즐겨찾기'를 내세워 최대 성수기인 연말연시 주류시장에서 병뚜껑 이벤트 등을 이용해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김성훈 애널리스트는 "진로가 하이트맥주와 통합영업망 구축작업을 마무리하고 있다"며 "내년 초부터는 점유율 확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는 위스키와 소주회사를 합병, 대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롯데칠성은 롯데주류BG와의 합병 추진설에 대한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대해 "합병여부를 현재 검토하고 있다. 추후 합병여부 등 구체적 사항이 결정되는 대로 1개월 내에 재공시 하겠다"고 밝혔다.
김 애널리스트는 "두 기업이 합병할 경우 영업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이미 롯데칠성이 롯데주류의 지분 100%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실적상 큰 변화는 없겠지만 마진율 개선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미현 기자 gro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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