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달중 기자] 정치권의 관심은 벌써부터 내년 4월 재ㆍ보선으로 쏠리고 있다. 특히 경남 김해을 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김태호-노건호' 빅매치 성사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장남 건호씨는 정계 진출에 부정적인 입장인데다 권양숙 여사도 출마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호씨는 오는 1월1일 노 전 대통령 묘역 참배 행사에서 보궐선거 출마설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권양숙 여사도 출마에 부정적= 건호씨는 새해 첫날 노 전 대통령 묘역 참배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오는 30일 귀국할 계획이다. 노무현재단이 주관하는 행사에는 참여정부 출신 참모들이 대거 참석할 예정이다. 노 전 대통령 마지막 비서관 출신인 김경수 봉하재단 사무국장은 29일 아시아경제와 전화통화에서 "건호씨의 출마설은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흘러나온 얘기에 불과하다"며 "이날 행사에서 건호씨가 자연스럽게 보궐선거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 부인 권 여사는 건호씨의 출마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노 전 대통령 측 관계자는 "건호씨가 자신의 출마에 대해 입장을 전하지 않았지만, 권 여사께서 반대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건호씨는 보궐선거에 대한 불출마 입장을 밝힌 뒤 1월5일 다시 미국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민주, '김태호' 대항마 찾기 고심= 민주당이 건호씨를 김해을 보궐선거 출마 적임자로 판단한 배경에는 이 지역이 갖는 상징성이 크다. 지난 18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김해을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퇴임 후 고향으로 내려간 노 전 대통령과 무관치 않다.
민주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건호씨가 출마할 경우 선거 승리뿐만 아니라 야권 후보단일화도 어렵지 않게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국민참여당과의 '노무현 정신' 계승을 놓고 진행되어 온 보이지 않는 경쟁과 한나라당 김태호 전 경남지사와의 선거에서 '현 정부와 전 정부'와의 대결구도로 '낙승'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건호씨의 출마가 어려워진 만큼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인 김경수 국장을 영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 국장은 노 전 대통령 퇴임 후 가족과 함께 김해로 거처를 옮긴데다 지역사회에서 신망이 두텁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민주당 안팎의 친노 인사들은 김 국장이 출마를 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지역정가에서는 박영진 전 경남지방경찰청장, 이상업 전 국정원 2차장, 이춘호 김해시장 비서실장, 곽진업 전 국세청 차장 등의 출마설이 거론되고 있다.
한나라당에서는 김태호 전 지사의 출마설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예비후보로 김혜진 대한레슬링협회 상임부회장, 신용형 김해선진화포럼 대표, 길태근 전 당대표 특보, 임용택 전 김해시 의원 등이 등록할 것으로 알려졌다. 참여당에서는 노 전 대통령 농업특보를 지낸 이봉수 경남도당 위원장이, 민주노동당은 김근태 당기위원장이 출마를 선언했다.
김달중 기자 dal@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