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8개월새 매출 150억…여심 뒤흔든 디자인 한몫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자일리톨 나와!'
오리온이 올해 3월 출시한 천연 치클껌 '내츄럴 치클'이 국내 껌 시장에서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내츄럴 치클'은 출시 8개월만에 매출 150억 원을 돌파하며 자일리톨 껌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현재 국내 껌 시장은 자일리톨이 1200억원대의 매출로, 전체 2500억원 시장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내츄럴치클, 8개월새 매출 150억 돌파= 28일 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의 '내츄럴치클'은 올해 3월 첫선을 보인 이후 9월에는 매출 100억원을 돌파했으며 11월 말에는 150억 원을 달성했다. 월평균 15억원 가량 팔린 셈이다. 출시 후 10억 원이 넘을 경우 히트상품으로 취급하는 제과업계의 관례에 비춰볼 때 '내츄럴치클'은 자일리톨 이후 오랜만에 주목 받는 히트 껌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내 껌 시장에서는 지난 10여년 동안 충치 예방이라는 자일리톨의 기능성 벽을 허물기 위해 기능을 강조한 껌들이 잇따라 출시됐다. 니코틴 제거에 효과가 있는 '니코 X',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제로트레스', 숙취 해소에 도움을 준다는 '숙취해소 껌', 소화기능 전문껌 '위(胃) 껌', 노래를 잘 부르게 한다는 '츄앤싱' 등이 모두 "자일리톨 타도"를 외치며 등장했지만 결과는 역부족이었다.
오리온 역시 자일리톨에 대적할 껌 제품 개발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그리고 1년여의 연구개발 끝에 마침내 자일리톨의 '대항마'로 천연 치클껌을 출시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내츄럴치클'은 천연 치클 뿐만 아니라 합성착색료, 합성착향료, 합성산화방지제 등을 모두 빼고 천연향료와 색소를 사용했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순수', '자연'이라는 이미지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스타일리시한 디자인, 여심(女心)에 어필 = 여심을 흔드는 디자인도 인기에 한 몫 했다. 초창기 '스틱껌'에서 2000년 이후 정사각형 모양의 코팅껌이 자리잡기 시작했는데 '내츄럴치클'은 여기서 한 단계 더 발전해 동그란 알약 형태의 모양으로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것.
또 케이스는 기존 종이로 된 껌 포장지에서 벗어나 북극곰 캐릭터가 그려진 사각 슬라이드 형태로 만들어졌다. 이는 핸드백 속에 껌을 주로 가지고 다니는 여성들을 공략한 것으로, 특히 껌을 다 씹고 난 후에도 케이스에 각종 쿠폰을 담아 가지고 다니는 여성들이 많아지면서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 자체 조사에서도 전체 유통 채널 중 여성들이 자주 찾는 편의점에서의 매출 비중(26%)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오리온은 패션브랜드 '망고' 매장에서 샘플링 행사를 진행하는 등 '내츄럴치클'을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만든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기정 오리온 중앙연구소 껌개발팀장은 "내츄럴치클은 원료, 제형, 케이스 등 모든 면에서 새로운 껌으로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탄생됐다"면서 "출시 첫해 150억 원을 돌파한 만큼 내년에는 두 배인 300억 원을 달성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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