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대상②]MBC 흉작속에서 건저낼 보석은 누구?

김남주 한효주 이선균 공효진(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스포츠투데이 황용희기자]'흉년 속 고민!'
MBC가 고민에 빠졌다. 한해를 마감하는 큰 잔치('연기대상')를 목전에 두고도 얼굴이 밝지 못하다. 올 한 해 유례없는 흉작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2010 지상파 연간 시청률 결산표(AGB닐슨미디어리서치 집계)에 따르면 TOP 20위권 내에 MBC 드라마는 '동이'(8위)와 보석비빔밥'(14위)이 전부다. 수목드라마는 줄곧 한자릿수 시청률을 벗어나지 못했고, 주말드라마 역시 경쟁사에 주도권을 내준지 오래다.

이같은 상황에서 MBC가 한 해를 정리하는 연기 대상 후보를 지난 20일 발표했다. 정준호 지진희 이태곤 이선균 신은경 공효진 한효주 김남주 등이 그 후보자다.

그럼 이들중 누가 가장 강력한 대상후보일까?
관계자들은 '동이'의 한효주와 지진희, '역전의 여왕'의 김남주와 정준호, 그리고 '파스타'의 이선균-공효진 커플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그중에서도 여성연기자들이 남자들보다 훨씬 더 강해(?) 보인다.

한효주의 '동이'는 평균 23%의 시청률로 올해 MBC 드라마 중 시청률 순위 10위 안에 들어간 유일한 작품. 주인공으로서 극에 대한 공헌도로 봤을 때도 가장 앞선 위치로 평가받을 수 있다.

하지만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간단치 않다. '허준', '대장금', '이산' 등 사극계의 거장인 이병훈 PD의 작품치고 '동이'의 성과는 기대에 휠씬 못 미쳤기 때문이다. 방송 후반부에는 경쟁작 '자이언트'에 역전을 허용하기도 했다. 만약 다소 아쉬운 시청률의 책임을 묻는다면 그 역시 그의 몫이 된다. '동이'가 그에겐 양날의 칼이 될수도 있다.

물론 마지막에는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한효주는 방송초기 한정된 표정연기와 단조로운 대사톤 등으로 동이의 개성을 십분 발휘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와함께 '동이'를 이끈 지진희와 '역전의 여왕'의 정준호 등도 각 드라마 타이틀롤에 밀리는 '또 다른 아이러니'가 연출되고 있다.

오히려 높은 시청률은 아니었지만 특유의 유쾌한 분위기로 마니아 층을 형성했던 '파스타'의 이선균-공효진 커플에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기존의 부드러운 이미지를 벗고 까칠한 쉐프로 변신한 이선균과 예의 인간미 넘치는 솔직한 캐릭터를 다시 한번 보여준 공효진이 지진희-정준호에 비해 다소 앞서 있는 느낌이다.

그럼 올 하반기 MBC를 이끌고 있는 드라마 '역전의 여왕'의 김남주는 어떨까? 그 역시 '일장 일단'이 있다.

김남주는 지난해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던 '내조의 여왕'에서 CF퀸의 이미지를 버리고 능숙한 코믹 멜로 연기를 선보여 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김남주는 올해 '내조의 여왕' 시즌 2격인 '역전의 여왕'에서도 다시 한번 주연을 맡아 열연했다. 물오른 코믹 연기는 물론 결혼의 현실과 이상 속에서 번민하는 맞벌이 부부의 애환 역시 실감나게 그려내며 호평을 받았다.

비록 '역전의 여왕'이 '자이언트'에 밀려 10% 초반대 시청률에 머물렀지만, 재방송 시청률에서 1위를 기록하는 등 잠재력을 인정받아 올해 말 10회 가량 연장 방송을 한다는 점 역시 고무적이다. 지난해 연기 대상에서 김남주가 '선덕여왕'의 고현정에 밀려 대상 수상에 실패했기에 올해는 김남주의 대상 수상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 역시 아쉬운 시청률이 큰 걸림돌이다. 그래서 고민이 깊다.

MBC의 한 관계자 역시 "'역전의 여왕'이 시청률 20% 이상으로만 치고 나갈 수 있다면 김남주에게 대상이 올수도 있다. 그러나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한 한효주를 무시하기도 힘들다."며 섣부른 전망을 유보하고 있다.

올해 아쉬운 시청률을 기록한 MBC. 그들이 뽑은 '연기대상'에 누가 선정될 지 지켜볼 일이다.

스포츠투데이 황용희 기자 hee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