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루마니아 의사당에서 실의에 빠진 두 아이의 아버지가 투신 시위를 벌여 사람들이 안타까워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영국 타블로이드 신문 더 선에 따르면 사내가 전날 의사당 발코니에서 뛰어내린 것은 장애아동 지원금이 대폭 삭감된 데 대한 항의의 표시였다고.
당시 의사당에서는 에밀 보크 총리 정부의 신임투표를 앞두고 있었다.
보크 총리가 의장단의 마이크를 잡는 순간 사내가 9m 높이의 의사당 내 베란다 난간에서 뛰어내리면서 의사당은 수라장으로 변했다.
사내의 충격적인 투신 장면은 TV 카메라에 고스란히 잡혔다.
아드리안 소바루라는 이름의 이 사내는 베란다에서 뛰어내리기 직전 “보크, 당신이 우리 애들의 권리를 앗아간 거야”라고 소리쳤다.
그는 밑에 있는 의석 한가운데로 떨어졌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안면 골절상을 입었을 뿐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머리에 유혈이 낭자한 가운데 의사당에서 병원으로 옮겨지는 와중에도 “자유, 정의!’를 외쳤다.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소바루는 두 아이를 둔 아버지다. 두 아이 가운데 한 아이가 장애를 갖고 있는데 정부가 장애아동 지원금 예산을 4분의 1이나 삭감하자 분노한 것이다.
소바루가 의사당 안으로 들어올 수 있었던 것은 그가 국영 TV에서 전기기사로 일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회 생중계 덕에 의사당을 드나들 수 있었던 것.
루마니아는 최근의 경기침체 이후 허리띠를 졸라 매면서 장애아동 지원금마저 대폭 삭감했다.
이날 현 정부의 불신임안은 단 1명의 찬성도 없이 부결됐다.
소바루의 투신 장면은 인터넷에 올라아 세계 전역의 네티즌들 마음을 짠하게 만들고 있다.
이진수 기자 com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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