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황용희 기자]‘용가리’, ‘디워’ 등 대작 SF영화에 이어 코미디 영화 ‘라스트 갓파더’로 돌아온 심형래 감독은 벌써부터 차기작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SF와 코미디에 이은 그의 도전은 '추억의 붕어빵'이란 가제가 붙은 3D 애니메이션.
한국전쟁 이후 196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 ‘추억의 붕어빵’은 부모를 잃은 아이의 해외 입양을 다룬 작품이다. 전쟁이 휩쓸고 간 한국은 재건 사업이 활발이 전개되고, 가난하지만 희망을 안고 살던 지극히 평범한 한 가정에 불행이 찾아온다. 사고로 하루 아침에 부모를 잃은 아이들은 서로를 의지하며 어떻게든 살아보려 애쓰지만, 어리기만 했던 형은 동생들을 살리기 위해 해외 입양을 선택한다.
'추억의 붕어빵' 역시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아시아 시장은 물론 미국 등 해외시장을 염두에 둔 작품이다. 전쟁 뒤 입양된 아이들이란 소재를 선택한 이유 역시 여기에서 비롯된다.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전세계가 공감하는 내용이다. 특히 과거 서양 국가로 많이 입양됐던 한국의 어린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이기에 미국, 유럽의 성인들에게도 더욱 공감을 줄 수 있을 것"란 설명이 설득력을 갖는다.
'추억의 붕어빵'은 이미 미니어쳐 등을 통해 제작전 구상을 마쳐놓은 상태다. 60년대 한국을 정교하게 재현해낸 미니어쳐는 지난해 별도의 전시회를 가질 정도로 퀄리티가 높았다. 해외 바이어들을 상대로 미니어쳐를 통한 브리핑을 선보였고, 이를 본 중국측 관계자는 벌써부터 찬사를 보내고 있다고 영구 아트측 관계자는 말한다.
"미니어쳐 등을 본 해외 관계자가 오히려 먼저 성공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얘기를 우리에게 해준다. 중국은 기술력이 없고, 할리우드 기술은 충분하지만 그런 감성을 가지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덧붙여 심형래 감독은 “‘추억의 붕어빵’은 디즈니 컬러를 쓴다. 디즈니 컬러란 밝은 컬러인데 어린이와 어른, 가족들이 모두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다”고 설명하며 “영구아트의 3D 기술력은 헐리우드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동안 ‘토이스토리’나 ‘슈렉’으로 대표되는 3D 에니메이션은 할리우드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것이 사실이다. 만약 심형래 감독이 3D 에니메이션으로까지 그 영역을 확장시켜 나갈 경우 한국 영화계에서 또 하나의 지평을 써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영화를 시작한 이래 단 하루도 쉰 날이 없을 만큼 심형래 감독의 열정은 아직도 뜨겁다. 영구아트 직원들이 스스로 ‘감독님을 섬에 납치해서 이틀만 푹 쉬게해드리자’란 생각을 할 정도. 그의 열정과 꿈이 만들어나갈 차기작에 대한 기대가 벌써부터 마음을 설레게 한다.
스포츠투데이 황용희 기자 hee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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