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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건설 협력업체 찬사의 비결은 '400억대 상생예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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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위기, 상생으로 이긴다] '신뢰경영' GS건설 동반성장 앞장


[아시아경제 소민호 기자] "우리같은 협력업체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을 진행해주니 정말 고맙다는 생각이다. 시중 금리보다 1%를 낮게 빌려주는 건데 이게 협력업체에는 너무 큰 힘이 되는 일이다."

건축공사 현장에서 전기분야 공사에 종사하는 경성이엔에프의 윤인호 대표. 그는 지난 가을 GS건설이 운영하는 '상생예금' 중 7억원을 대출받았다. 이 상생예금은 GS건설이 200억원을 출연하고 나머지 200억원은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이 출연한 자금이다. 윤 대표는 이미 대출받았던 자금 일부를 상생예금으로 갚고 남은 돈으로 공사에 들어가야 하는 전선을 사는 데 썼다. 선투자가 필요할 때 요긴하게 쓸 수 있도록 한 취지를 살린 셈이다.


대형 건설사와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영세한 협력업체에게 다른 조건을 달지 않고 자금을 대출해준다는 것부터가 고마운 일이라는 게 윤 대표의 설명이다. 더구나 경성이엔에프가 은행에서 빌릴 수 있는 조건보다 1% 이율이 낮아 여간 장점이 큰 게 아니라고 한다.

마이너스통장처럼 제한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윤 대표는 "전선값이 오르기 전에 벌써 자금의 일부로 전선을 구매해서 원가를 줄이게 됐다"면서 "협력업체에 자금을 지원해주면서 경쟁력도 높이는 제도"라고 치켜세웠다. 전선류는 시간에 따라 가격변동이 커 최근처럼 가격이 오르는 시기에 앞서 사놓으면 가격경쟁력이 크다.


윤 대표는 13년 회사를 경영해오며 300억원의 매출을 이룩해오는 과정에서 대형 건설업체와 함께 성장해 왔지만 이런 제도 덕분에 종사업종 내에서 보다 상위 업체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또 이런 지원이 계속되고 발전하면 GS건설의 신뢰도 역시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 얘기하듯 협력업체가 깨지지 않도록 해줘서"란다. 저가로 하도급을 줘 협력업체가 쓰러지게 하지 않고 오히려 성장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으니 협력업체로서 GS건설을 믿고 따를 수 있다는 얘기다.


GS건설 협력업체 찬사의 비결은 '400억대 상생예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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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를 최고 가치로=이런 모습은 허명수 GS건설 사장이 올 들어 사내 신조직문화 조성을 위해 내건 핵심가치가 협력업체들 사이에서도 뿌리내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허 사장은 올 신뢰와 최고, 변화라는 3개의 핵심가치를 통해 '글로벌 톱 10' 회사로 발돋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중 신뢰는 가장 기본적인 가치다. 임직원들간 신뢰를 바탕으로 협력업체와 발주자, 소비자들과도 신뢰관계를 돈독히 해야만 과거와 다른 최고의 회사로 거듭난다는 것이다.


GS건설이 지난 6월부터 시작한 상생예금이 이 같은 핵심가치를 실현시키는 데 한몫하고 있다. 협력업체와 동반성장할 수 있는 기반은 다른 형태로도 진행된다. GS건설은 '자이 CEO 포럼'을 지난 2004년 9월부터 진행하고 있다. 반기별로 개최되는 이 포럼에는 협력사 대표와 GS건설 임직원들이 참석해 외부 유명강사의 초청강연 등을 함께한다. 협력회사의 경영혁신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활동으로 150개에 이르는 협력사들이 참여한다.


CEO 포럼보다 소규모 단위로 더 자주 만남도 갖는다. 이른바 '서브콘 보드(sub-con board)'라는 이름으로 의사소통의 장이 분기마다 펼쳐진다. GS건설 임원과 실무팀장이 20여개 협력업체 대표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시공문화 개선을 위한 아이디어를 모으고 있다. 협력업체들이 느끼는 애로사항을 듣는 자리도 된다.


상대적으로 영세한 협력업체의 차기 CEO 교육에도 나선다. 상대적으로 리더십을 기를 수 있는 경영수업이 체계화돼있지 않다는 점에 착안, 경영수업 컨설팅을 진행한다. GS건설만의 독특한 건설공사 관리방식인 '통합공사관리시스템(TPMS, Total Project Management System)'을 통해서도 협력업체에 편리한 업무환경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기 시작하며 건설현장에서 써오던 PDA를 대신해 스마트폰용 앱을 개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갤럭시S나 아이폰 등 어떤 모바일 환경에서도 구현 가능한 앱으로 건설현장에 출퇴근하는 협력업체 인원을 관리할 수 있게 했다.


◇협력업체와 동반성장 추구= GS건설은 이같은 상생경영 활동을 비롯해 사회공헌, 녹생경영 등 지속가능 경영활동을 꾸준히 펼쳐온 결과, '다우존스 지속경영가능지수(DJSI)' 월드 지수에 편입되는 영광을 안기도 했다. DJSI는 미국의 다우존스 인덱스, 스위스의 지속가능경영 평사가 샘(SAM)이 공동으로 전 세계 상위 2500개 기업들의 재무성과와 경제성, 환경성, 사회성 등을 종합평가해 글로벌 표준기업으로 선별하는 지수다.


아울러 한국경영인협회에서 주최하고 대한상공회의소 등이 공동후원한 '2010 가장 신뢰받는 기업상'을 건설회사 최초로 2년 연속 수상하기도 했다. 학계, 재계, 언론계의 인사들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경제발전 기여도가 크고 소비자에게 높은 신뢰와 사랑을 받고 있는 기업이라고 평가한 것이어서 의미가 적지않다.


GS건설은 상생을 위한 다양한 제도가 정착돼 가고 있는 가운데 내년에는 또다른 소통의 장을 만들기로 했다. 더욱 많은 만남을 통해 오해를 불식시키고 상호 윈윈하는 분위기를 조성해가자는 취지에서다. 무엇보다 새로 만들어지는 것은 그룹차원에 상생기조를 투영시키기 위한 것이어서 GS건설을 뛰어넘어 GS라는 브랜드 신뢰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GS그룹이 운영하는 '동반성장협의회'에 맞춰 GS건설은 '동반성장협의회'를 구성, 20~25개 협력업체와 친밀도를 높여나갈 예정이다.


장기주 공무.구매실 전무는 "상생경영을 위해서는 비용도 적지 않지만 관심과 배려가 중요하다"며 "건설사와 협력업체의 상생경영이야말로 침체된 건설경기를 헤쳐나가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 같은 노력으로 많은 협력업체들에게 GS건설의 신뢰도와 이미지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나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대단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소민호 기자 sm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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