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쑤저우(중국)=아시아경제 김진우 기자]최근 국제무역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 상하이에서 차편으로 1시간30분 가량 떨어진 지역인 쑤저우. 이곳 북서쪽의 고신공업구에는 미국 TV업체 비지오(VIZIO) 제품의 70%가량을 생산하고 있는 라켄 테크놀로지가 위치해 있다.
비지오는 지난 3분기 미국 액정표시장치(LCD) TV시장에서 총 160만대를 출하해 시장점유율 19.9%를 차지, 글로벌 TV 시장 1위인 삼성전자(17.7%)를 제치고 1위에 올라선 기업이다. 비지오는 미국 시장에서 중산층 위주의 보급형 제품으로 소비심리를 파고들어 삼성전자의 아성을 무너뜨렸다.
비지오의 저력을 뒷받침해 준 라켄은 세계 디스플레이 업계 2위인 LG디스플레이와 LCD TV 위탁제조 전문업체인 대만 '암트란 테크놀로지'가 2008년 9월 51대 49 지분 비율로 설립한 합작 법인이다. 이곳을 지난 16일 오후 견학했다.
26~72인치 TV를 생산하는 R1공장에는 6개 라인으로 구성된 컨베이어 벨트 앞에서 푸른색 작업복과 방진모를 쓴 100여명의 직원이 바쁘게 손을 움직이고 있었다. R1공장에는 LCD TV에 광원을 비춰주는 BLU(백라이트유닛)와 모듈(패널), TV 세트 조립을 한꺼번에 하는 세계 최초의 공정을 갖추고 있다.
1층에는 BLU라인이, 2층에는 모듈과 세트조립 라인이 위치해 있다. 3층에는 제품을 테스트하는 공정이 위치해 모든 공정이 일괄처리가 가능하다. 1층에서 1차 조립과정을 마치고 2층으로 올려 보내면 TV 완제품을 만들어내는 '수직적 통합생산 프로세스'로 작업이 진행됐다. 이와 함께 한 라인에서 BLU와 모듈, 세트를 한꺼번에 제조하는 생산라인(BMS라인)이 설치돼 있다.
R1 공장 관계자는 "과거에는 패널과 모듈, TV 등이 따로 만들어졌으나 우리 공장은 시스템을 통합해 시너지를 내고 있다"면서 "포장과 물류, 테스트 비용 등의 절감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라켄은 현재 비지오뿐만 아니라 필립스와 LG전자에도 제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소니와는 현재 납품 협상을 진행 중이다. 라켄은 올해 지난해 대비 25% 가까이 증가한 26억 달러의 매출을 달성했으며 내년에는 34억달러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TV는 올해 1000만대에서 내년에는 1300만대로, 모니터는 올해 150만대에서 내년에는 1000만대로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이와 함께 내년부터 R1은 TV 전용으로, R2는 모니터 전용 공장으로 운용할 방침이다.
한편 라켄이 위치한 쑤저우는 첨단 기술을 필요로 하는 주요 공장들이 밀접해 있어 우수한 노동력이 풍부하며, 정부 차원에서의 전기·상하수도·대중교통 등 적극적 인프라를 지원해 최고의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다.
또 라켄 공장은 중국 내부 고객과 근접한 지리적인 장점을 가지고 있어 고객의 니즈(Needs)에 즉시 대응할 수 있으며, 수출 측면에서도 지리적 이점을 이용해 물류비용 등을 크게 절감해 원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평가다.
김진우 기자 bongo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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