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성훈 기자]KT가 '스마트폰 왕국'으로 거듭날 조짐이다.
지난해 아이폰을 들여오며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외 제조사들의 집중 견제에 시달리던 KT는 최근 각 제조사의 전략모델을 잇따라 확보하며 SK텔레콤 못지않은 스마트폰 진용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얻고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팬택은 4인치 디스플레이에 안드로이드 2.2 프로요를 기본 탑재한 스마트폰(IM-A710K)을 KT를 통해 이달 말부터 시판에 들어간다. 이 제품을 포함하면 KT의 고사양 스마트폰은 애플 '아이폰4'를 비롯해, HTC '디자이어HD'와 KT테크의 '테이크'를 포함해 4종에 달한다.
이번에 출시되는 A710K는 팬택 휴대폰중 처음으로 4인치 대형 디스플레이를 갖췄고 지상파DMB와 500만화소 자동초점 카메라 등을 탑재했다. 사실상 팬택이 KT에 공급한 제품중 최고 사양으로, 팬택은 대대적인 제품 발표회도 계획중이다
팬택은 SK텔레콤의 휴대폰 자회사인 SK텔레텍(스카이)을 2005년 합병한 회사로 그동안 스카이브랜드 휴대폰을 팔아왔다. 당연히 SK텔레콤을 통한 매출비중이 절대적이다. 그러나 올들어 사정이 바뀌고 있다.
KT에 공급한 첫 스마트폰인 이자르는 누적 25만대가 판매되며 팬택 스마트폰 최대 판매기록을 세웠다. 당초 아이폰4 열풍을 의식했던 팬택으로서는 기대이상의 수확인 셈이다. 팬택관계자는 "KT의 요구가 있어왔고 안드로이드폰 수요도 충분할 것으로 판단돼 공급하게된 것"이라면서도 SK텔레콤을 의식한 듯 "여전히 팬택의 대표모델은 SK텔레콤의 '베가'이며 내년초 후속모델을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대만 HTC도 글로벌 전략폰인 '디자이어HD'를 KT를 통해 지난달 30일부터 시판하고 있다. 이 제품은 1Ghz 퀄컴 스냅드래곤 칩셋에 4.3인치 초대형 스크린으로 현존 스마트폰 최고 사양으로 평가된다. HTC는 지난 2008년말 SK텔레콤을 통해 국내 진입하며 밀월관계를 맺어왔다. 이때문에 HTC가 KT를 새로운 전략파트너로 삼은 게 아니냐는 분석까지 제기됐었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아이폰을 의식하며 KT로의 전략스마트폰 공급을 기피해온 제조사들이 KT의 안드로이드폰 수요가 예상 외로 커지자 SK텔레콤 일변도 제품공급전략을 재검토하고 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게다가 SK텔레콤이 삼성전자 갤럭시S에 집중하면서 각 제조사 주력모델들이 냉대를 받았다는 반응도 적지않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제조사 마케팅 담당자는 "다른 이통사에 갔다면 충분히 고객에 어필할 제품이었지만 SK텔레콤이 갤럭시S에 주력하면서 사실상 묻혀버렸다"며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아이폰에만 목매온 KT로서는 '천군만마'를 얻은 표정이다. 특히 최근 자회사인 KT테크가 출시한 '테이크'가 호평을 받자 더욱 고무된 모습이다. KT관계자는 "아이폰 도입과 와이파이 구축 등 스마트폰에 최적화된 서비스가 고객들의 호평을 얻는 것 같다"면서 "아이폰4가 누적 70만대가 넘어선 가운데 다른 안드로이드 제품에대한 수요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에대해 SK텔레콤은 "아이폰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갤럭시S가 190만대가량 팔리며 흥행몰이하는데서 알수 있 듯이 스마트폰 한 두 모델로 판세가 바뀌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KT의 부상에 부쩍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조성훈 기자 se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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