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솔 기자]역시 2010년은 '큰 손'위주의 장세였다. 많이 산 외국인도 많이 판 기관도 우수한 수익률을 내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수익률을 크게 따돌렸다.
11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올 들어 코스피 시장에서 19조3936억원(12월9일 기준) 어치를 순매수한 외국인 투자자는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에서 평균 45%의 수익률을 거뒀다.
외국인의 러브콜을 받은 종목들은 올 들어 모두 한번씩 '주도주'로 급부상하면서 코스피 대표 주식으로 자리 잡았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현대차, 현대모비스, 기아차와 삼성전자, 현대중공업 등을 집중 매수하면서 이들 종목의 선전을 주도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올해 3조원이 넘는 규모를 사들인 삼성전자는 최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15%에 가까운 등락률을 기록했고 외인의 쇼핑리스트 2~3위에 오른 현대차(2조826억원 순매수)와 현대모비스(2조480억원 순매수)는 각각 52%, 84% 급등했다.
주식형 펀드 환매 압력에 직면했던 기관은 투신권을 중심으로 10조원 이상을 순매도했지만 '되는 종목'에 집중 투자하면서 외국인 투자자 보다 좋은 성적을 거뒀다.
우리금융, 현대중공업, OCI, S-oil, 하나금융지주 등에 베팅한 기관의 순매수 상위 20종목 평균 상승률은 51%(연중 신규상장 종목 제외). 올해 기관이 순매수한 상위 20종목 가운데 마이너스 수익률을 낸 종목은 GS건설 하나 뿐이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올해 상승장에서 별다른 과실을 맛보지 못했다. 개인의 관심이 집중되는 중소형주가 대형주에 밀려 빛을 보지 못한 탓도 있었다.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선호했던 포스코는 올 들어 24% 빠지는 등 개인들의 쇼핑 리스트 20위권 내의 12종목은 오히려 뒷걸음질 쳤다.
종목별 순환매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되는 종목 찾기'의 어려움은 최근 들어 더욱 심해지고 있다. 코스피 지수가 1990선 가까이 오르면서 3년1개월만의 최고치에 올랐지만 연속적으로 오르는 종목을 찾기란 쉽지 않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일부 대형주를 중심으로 코스피가 상승하면서 종목별 수익률 차별화가 심화되는 추세"라며 "때문에 시장대비 초과수익을 내기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솔 기자 pinetree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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