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소 직원, 거제~부산 간 통근버스 기대…부산 롯데·신세계 백화점도 무료 셔틀 버스 운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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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윤미 기자] “부산으로 갈까, 거제에서 그냥 살까?”
거제도와 부산을 연결하는 거가대교 개통을 앞두고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조선소 직원들이 즐거운 고민에 빠졌다.
오는 14일로 예정된 부산~거제 간 연결도로인 거가대교가 뚫리면 부산과 거제도간의 거리가 140km에서 60km로 단축돼 3시간 걸리던 출퇴근 시간이 40분 이내로 단축돼 일일 생활권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이를 가장 반기는 사람들은 대기업 조선소 직원들이다. 거제시에 위치한 삼성중공업와 대우조선해양에는 협력사를 포함해 각각 총 3만명 가량의 직원이 활동하고 있다. 전체 거제인구인 22만6460만명(2010년 5월 기준) 중 6만명(26%) 이상이 두 조선소의 직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직계가족을 3명으로 잡으면 18만명에 달해 사실상 거제 경제를 지탱하는 버팀목이다.
이들 조선소 직원들은 앞으로 회사 송년회나 회식을 부산에서 갖자는 분위기가 일고 있으며, 아예 집을 부산으로 이사하려는 사람들까지 눈에 띄고 있다.
타 직장에 비해 소득 수준이 높아 씀씀이도 큰 조선소 직원들은 유통업체들의 목표 마케팅 대상이다. 부산시로서는 당연히 이들을 뜨겁게 반기고 있다. 우선 거가대교를 통해 유입되는 거제시민의 환심을 사기 위해 무료로 부산~거제 간 셔틀버스를 제공키로 했다.
거가대교 인근 부산지역 유통업계도 거제시민을 위해 저렴하고 질 좋은 제품을 판매한다고 홍보하는 등 치열한 마케팅을 전개할 예정이다.
거제시민들이 부산으로의 화려한 입성을 꿈꾸는 이유는 그동안 폐쇄적으로 이뤄졌던 거제지역 경제의 단점도 한몫했다.
부산~거제 간 통행은 헬기가 아니면 주로 배로 오가야 하는 관계로 매일 근무가 일정한 거제 조선소 직원들은 육지(부산)로 나가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거제도내에서 대부분의 소비활동이 이뤄졌고, 거제 시내 물가는 서울 압구정동·강남과 견줄 정도이며 생활필수품도 육지에 비해 비싸다. 소비자들이 대안을 요구한 배경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거제시는 좌불안석이다. 주민들이 거제도를 빠져 나가면 사업장 터만 내주고 그 열매는 고스란히 부산시에 빼앗길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를 막기 위해 조선소에 협조 공문을 보내는 등 주민 이탈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실제로 거제시는 대우조선해양과 노동조합측에 ‘통행버스 운행 자제 요청’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자녀 교육을 위해 가족들을 부산에 거주토록 하고 싶어하거나 거제에 홀로 거주하는 기러기 직원, 고향이 부산인 조합원들을 위해 통근버스를 운행키로 하고 실태 조사를 하고 있던 와중이었다.
또한 거가대교 통행료를 전국에서 가장 비싼 1만원(승용차 기준)으로 책정해 이용자들에게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 관계자는 “거제시의 비싼 물가를 잡기 위해 이미 부산 롯데·신세계 백화점에서 거제시까지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마당에 거제시가 통근버스 자제 요청을 하며 반대를 하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라며 “연내에 거제~부산 간의 통근버스 가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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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미 기자 bongb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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