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고경석 기자]겨울 극장가가 국산 코미디 영화들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코미라고는 하지만 독특한 서스펜스 코미디에서 로맨틱 코미디, 판타지 코미디 그리고 슬랩스틱 코미디까지 성격도 다양하다. 25일 개봉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이층의 악당'에서 12월 말에 개봉하는 심형래 감독의 '라스트 갓파더'까지 다채로운 코미디 영화가 관객을 찾아간다. 겨울 극장가는 코미디로 열고 코미디로 닫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로맨틱 코미디 2편 연이어 개봉
두 편의 로맨틱 코미디가 한 주 차이로 관객을 찾아간다. 2일 개봉하는 '쩨쩨한 로맨스'와 9일 개봉하는 '김종욱 찾기'가 지난 추석 300만에 육박하는 관객을 모은 '시라노; 연애조작단'의 흥행을 이을 태세다.
'쩨쩨한 로맨스'는 천재적인 작화실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철학적인 주제만 고집하다 매번 퇴짜만 맞는 만화가와 실전 경험 대신 오로지 책으로만 지식을 쌓은 섹스칼럼니스트가 함께 성인만화를 만들면서 티격태격 로맨스를 펼친다는 내용을 그린다.
까칠한 듯 로맨틱한 이선균의 캐릭터와 엉뚱하면서도 사랑스러운 최강희의 캐릭터가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김종욱 찾기'는 '쩨쩨한 로맨스'와 성별 역할이 달라졌다. 임수정이 까칠한 뮤지컬 무대감독으로 출연하는 한편 공유는 코믹한 소심남으로 변신했다.
'김종욱 찾기'는 공유를 위한 로맨틱 코미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화장기 하나 없는 얼굴에 중성적인 캐릭터로 등장하는 임수정은 늘 무표정한 얼굴로 장난기 가득한 공유의 표정을 더욱 부각시킨다. 여행사에서 해고당한 뒤 첫사랑 찾기 사무소를 연 남자가 첫 고객인 뮤지컬 무대감독의 첫사랑을 찾는 과정이 이 영화의 골자. 이미 뮤지컬로 큰 성공을 거둔 작품이 스크린 위에서 어떻게 변모됐을지 관심을 모은다.
◆ 서스펜스 코미디? 판타지 코미디!
올 겨울 극장가에는 독특한 콘셉트의 코미디가 눈길을 끈다. 서스펜스 코미디를 내세운 '이층의 악당'과 귀신이 등장하는 판타지 코미디 '헬로우 고스트'가 주인공들이다.
지난달 24일 개봉한 '이층의 악당'은 깜짝 흥행작 '달콤, 살벌한 연인'을 연출한 손재곤 감독의 새 영화. 감독의 번뜩이는 재치와 곳곳에서 터지는 유머가 '이층의 악당'에도 변함없이 펼쳐진다.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소설가로 위장해 2층에 세든 정체불명의 세입자와 하나밖에 없는 딸에게까지도 독설을 퍼붓는 신경쇠약 직전의 집주인이 한 지붕 아래에서 묘한 긴장을 연출한다. 한석규와 김혜수의 명품연기도 작품의 완성도를 끌어올린다.
차태현은 2년 만에 '과속스캔들'의 대박 흥행을 이을 또 한 편의 코미디로 돌아온다. 죽는 게 소원인 외로운 남자가 자신의 몸에 달라붙은 네 귀신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과정을 그린 판타지 코미디 '헬로우 고스트'가 22일 개봉한다. '억울한 코미디'의 대가 차태현이 4명의 귀신을 등에 업고 이들의 소원을 해결하는 과정이 폭소를 자아낼 전망이다.
◆ 전설의 슬랩스틱 코미디, 영구의 귀환
'웃기는 남자' 심형래가 돌아온다. '라스트 갓파더'는 ‘용가리’ ‘디워’ 등 SF영화로 할리우드의 문을 두드려온 심형래 감독이 1994년 '영구와 우주괴물 불괴리' 이후 16년 만에 자신의 코미디언 시절 캐릭터 '영구'를 되살린 작품이다.
80년대 후반~90년대 초반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캐릭터를 부활시켰다는 점에서 국내 30~40대 관객들에게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실제로 '라스트 갓파더'는 지난 29일 예고편 공개 직후 주요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 1위를 차지하는 등 심상찮은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라스트 갓파더'는 심형래가 1인2역으로 출연한 1992년 '쌍둥이 영구와 대부'의 콘셉트를 이어가는 작품으로 미국 마피아 대부의 숨겨진 아들이 영구라는 설정에서 출발한다. 1950년대 뉴욕을 재현한 장대한 스케일 속에서 심형래는 만국 공통어라는 웃음을 통해 세계를 사로잡을 계획이다. ‘저수지의 개들’ '나쁜 경찰' 'U-3571' 등으로 유명한 연기파 배우 하비 카이틀을 비롯해 ‘킥애스’의 마이클 리스폴리,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의 조슬린 도나휴 등 낯익은 할리우드 배우들이 출연했다. 12월 30일 개봉.
스포츠투데이 고경석 기자 ka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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