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고경석 기자]연말을 맞아 폭소 커플이 극장가 대세다. 영화 '이층의 악당'의 김혜수 한석규, '쩨쩨한 로맨스'의 최강희 이선균 그리고 '김종욱 찾기'의 임수정 공유 커플이 한 주 차이로 극장가에서 코믹 대결을 펼친다.
◆ 수상한 커플, 수상하게 웃긴다
'이층의 악당'은 깜짝 흥행작 '달콤, 살벌한 연인'을 연출한 손재곤 감독의 새 영화. 감독의 번뜩이는 재치와 빵빵 터지는 유머가 '이층의 악당'에도 변함없이 펼쳐진다. 이 영화의 커플은 캐릭터부터 수상하다.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소설가로 위장해 2층에 세든 정체불명의 세입자와 하나밖에 없는 딸에게까지도 독설을 퍼붓는 신경쇠약 직전의 집주인이 한 지붕 아래에서 묘한 긴장을 연출한다.
서스펜스와 코미디가 공존하는 것은 '달콤, 살벌한 연인'의 연장선상이다. 재미있는 건 한석규 김혜수의 조합이다. 드라마 '서울의 달'과 영화 '넘버3'의 껄렁껄렁하면서도 위트가 넘치는 건달 이미지를 되살린 한석규의 변신이 새롭다. 최근 드라마 '즐거운 나의 집'에서 한층 물이 오른 연기력을 선보이는 김혜수의 코믹 연기도 칭찬받을 만하다. 24일 개봉
◆ 쩨쩨한 커플, 웃음은 쩨쩨하지 않다
이선균 최강희는 이미 드라마 '달콤한 나의 도시'에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평소 웃음이 많은 이 배우들에게 어울리는 조합은 정색하고 만나는 '달콤한 나의 도시'의 심각한 커플이 아니라 '쩨쩨한 로맨스'의 코믹한 커플이다.
'쩨쩨한 로맨스'의 두 주인공 캐릭터는 존재 자체가 쩨쩨하다. 천재적인 작화실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철학적인 주제만 고집하다 매번 퇴짜만 맞는 만화가와 실전 경험 대신 오로지 책으로만 지식을 쌓은 섹스칼럼니스트. 이들이 이선균과 최강희의 영화 속 모습이다.
신경질 카리스마의 셰프에서 처제를 사랑하는 침울한 남자, 정체를 파악하기 힘든 홍상수 감독 영화 속의 남자 등 다채로운 변신을 거듭하고 있는 이선균의 코믹 변신과 자신의 장기를 최대한 살린 최강희의 코믹 조합이 관심을 모은다. 다음달 2일 관객을 찾아간다.
◆ 한국의 휴 그랜트, 공유의 재발견
'김종욱 찾기'는 공유를 위한 로맨틱 코미디다. 화장기 하나 없는 얼굴에 중성적인 캐릭터로 등장하는 임수정은 늘 무표정한 얼굴로 장난기 가득한 공유의 표정을 더욱 부각시킨다. 임수정의 차가운 중성적인 매력은 공유의 온화한 중성적 매력과 묘한 조화를 이룬다.
영화 '김종욱 찾기'는 여행사에서 해고당한 뒤 첫사랑 찾기 사무소를 연 남자가 첫 고객인 뮤지컬 무대감독의 첫사랑을 찾는 과정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다. 두 캐릭터의 뚜렷한 대조 속에 공유의 능청맞고 귀여운 코믹 연기가 빛을 발한다.
극중 1인2역을 소화한 공유는 '이대팔' 가르마에 과도하게 깔끔한 성격의 '소심남' 한기준과 임수정이 찾는 '훈남' 김종욱의 상상 속 모습을 1인2역으로 연기한다. 후자가 일반 관객에게 익숙한 모습이라면 전자는 공유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게 해준다. 다음달 9일 개봉한다.
스포츠투데이 고경석 기자 ka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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