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북한의 연평도 공격과 관련, 여야가 24일 초당적 협력을 강조했지만 이날 오전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는 회의진행을 놓고 한 시간 가량 입씨름만 지속됐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민주당 의원들이 참석하지 않은 가운데 열린 회의에서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 예산안에 대한 종합정책질의를 할 지 연평도 사태에 대한 현안 질의를 할 지 여부와 ▲ 총리와 장관의 예결위 이석 여부 등에 대해 의견을 쏟아냈다.
구상찬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에서 "종합정책질의를 한다고 했는데 6.25 이후 한국땅에 북한의 무차별 포격으로 전사자가 2명이고 민간인이 다쳤다"며 연평사태부터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종혁 의원은 "지금 국가안보 비상사태인데 야당이 예결위 참석을 안하고 있다"고 민주당의 불참을 지적하면서 "국회 예결위가 기존 의사일정 진행하면 안된다"고 동주했다.
강명순 의원은 "총리와 장관들은 돌아가셔서 전시상황에 대한 대책을 살피도록 하고 차관들과 예산을 논의하자"며 총리와 장관의 집무실 복귀를 제안했다.
이후 10시 25분경 민주당 의원들이 예결위 회의장에 입장한 가운데 권성동 의원의 의사진행 발언이 이어졌다. 권 의원은 "국방예산도 중요하지만 다른 예산도 중요하다. 예산심사는 당 지도부에서 결정한 대로 그대로 진행해야 한다"며 "연평도 사태가 발생한 이후 처음 열리는 예결위이니 그동안의 진행 경과에 대해 총리로부터 보고받은 뒤 예정된 일정을 진행하자"고 중재안을 냈다.
민주당 의원들도 의사진행 발언에 나서 이주영 위원장의 회의 진행을 문제삼았다.
최철국 의원은 "사회를 하는 위원장이 '민주당 의원들은 어디로 갔느냐'고 하는데 민주당은 예결위 의사일정 진행에 대해 논의했다"며 "연평도 사건도 잘 마무리해야 하지만 예산심의도 충분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병헌 의원은 "국가안보사태에는 여야가 없고 초당적 협력이 분명한 입장"이라면서도 "개회는 일방적했지만 예결위는 정상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국회는 국민의 대의기관으로 여야간 합의된 일정대로 진행하는 것이 국민은 안심시키고 국가의 품격을 유지시키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서갑원 의원은 "비상사태니 어제 일정을 하지 말라는 것은 무책임하다"며 "국회의원 개인의 일이 아니라 국민과 지역구민 대표하는 것이다. 그런 일들을 서슴없이 하지 말자고 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후 정해걸 한나라당 의원도 의사진행 발언에 나서 "회의는 10시부터 한다고 알고 있었다. 여야는 회의전에 의논하고 참석을 해야 한다"며 "민주당이 참석을 늦게 해놓고 위원장 공박하는 것은 안된다. 민주당 의원이 같은 국회의원에게 무례하다는 표현은 지나치다"고 말했다.
정범구 민주당 의원은 "민주당 예결위원은 정책위의장실에 모여 여야 간사의 협의가 끝나기를 기다렸다"고 설명하며 "(위원장의) 민주당 의원들은 어디 갔느냐 요지의 발언은 문제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당 김우남 의원은 "여야 간사의 의사일정 협의도 없이 위원장이 일방적으로 회의 진행한 것은 유감"이라고 덧붙였다.
이주영 예결위원장은 여야 의원들의 쏟아진 지적에 유감의 뜻을 표했다. 국회 예결위는 이후 북한의 연평도 공격에 대한 김황식 국무총리의 상황 보고에 이어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종합정책질의를 이어갔다.
김성곤 기자 skz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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