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한국은행이 타행 자기앞수표의 현금인출 시간을 단축하는 방안을 추진하며 은행들과 견해차를 빚고 있다.
현재는 타행 수표를 당일 입금하면 다음날 오후 2시 20분 이후에야 출금이 가능하지만, 한은은 출금시간을 다음날 오전 11시 20분으로 세 시간 앞당길 계획이다.
지난 19일부터 한은이 금융결제원과 손잡고 수표·어음의 '전자정보교환'을 전국으로 확대하면서 이런 변화를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전자정보교환의 확대는 그동안 수작업으로 진행되던 미지급수표(위·변조 등의 이유로 대금지급이 불가능한 수표) 선별 작업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시켜 금융기관의 업무효율을 높여주는 효과를 가져온다.
이 단축된 시간을 활용하면 자기앞수표의 출금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게 한은 측의 주장이다. 오전에 전자정보교환 망을 이용해 수표정보를 교환하고 사고수표를 분리하면 11시 이전까지 업무를 마칠 수 있다는 게 골자다.
또 최근 5만원권 발행이 급격히 늘면서 자기앞수표 발행이 줄고 그만큼 확인해야 할 미지급수표도 줄어 여유는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한은에 따르면 5만원권 지폐 발행 직전인 지난해 6월중 10만원권 자기앞수표 일평균 결제액은 3134억원이었으나, 지난 6월중에는 2457억원으로 1년간 21.6% 감소했다.
한은은 이 안을 은행들과의 협의를 통해 내년 초까지 시행할 예정이다. 한은 관계자는 "은행들이 출근시각을 앞당기는 방안을 포함, 적극적으로 실행해줬으면 한다"며 "은행원들이 실제로는 업무 준비를 위해 출근시각인 9시 이전에 출근하는데, 그 짬을 활용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은행들은 현 상황에서 출금시간 단축은 사실상 어렵다고 밝혔다. 오전 시간 자금업무를 보는 데만도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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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이 제대로 된 협의조차 하지 않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관련 논의는 연초 단 한 번 진행한 것이 다였다"며 "은행 전산시스템도 바꿔야 하고 은행간 협의도 마쳐야 하는데 내년 초는 힘들다"고 말했다.
금융결제원도 은행들의 말이 일리가 있다는 반응이다. 금융결제원 관계자는 "현재 전자정보교환에서는 자기앞수표를 텍스트 정보로 변환해 전송하고 있는데, 이를 이미지 정보로 전송하는 업그레이드가 이뤄져야 출금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될 것"이라며 "실제 시행은 올해 말이나 내년에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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