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사상 첫 아시안게임 메달을 노렸던 한국 여자축구가 북한의 벽을 넘지 못하고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은 중국과 동메달을 놓고 겨룬다.
최인철 감독이 이끄는 여자 축구 대표팀(FIFA랭킹 18위)은 20일 오후 톈허스타디움에서 펼쳐진 북한(6위)과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4강전서 연장접전 끝에 1-3로 패했다.
이로써 조별 예선 3연승을 질주하며 우승까지 노렸던 한국은 북한에 막혀 결승 진출에 아쉽게 실패했다. 한국은 22일 오후 4시30분(한국시각) 톈허스타디움에서 개최국 중국과 동메달을 놓고 마지막 승부를 벌인다. 중국은 일본과 준결승에서 연장 끝에 0-1로 패했다. 일본과 북한은 22일 오후 8시 결승전을 갖는다.
역대 상대전적 1승1무8패. 북한과 객관적 전력 차이를 절감했던 경기였다. 한국은 미드필드 주도권을 완전히 빼앗긴 데다 잇딴 패스미스와 수비 실수 등으로 경기 내내 북한에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전반전엔 GK 전민경의 슈퍼세이브가 없었다면 대량 실점이 쏟아질 뻔했다. 전반 8분 김영애와 전반 19분 리은경의 잇딴 위협적인 슛을 전민경이 선방으로 잘 막아내며 고비를 넘겼다.
전반 41분엔 아찔한 실점 위기까지 겪었다. 리은경의 기습적인 오른발슛이 크로스바를 때린 후 튕겨나왔고 문전 혼전 상황에서 북한 선수가 때린 볼이 또한번 골대 안으로 향하는 걸 한국 수비수가 걷어내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러나 전반 종료 직전 조윤미가 한국 수비진의 전열이 흐트러진 틈을 놓치지 않고 왼발 중거리슛을 때렸고 이 볼이 빨랫줄처럼 골대 오른쪽구석을 찔렀다. 0-1.
전반전서 슈팅수 2-12, 유효슈팅수 0-9의 절대 열세를 보였던 한국은 후반들어서도 좀처럼 경기를 지배하지 못한 채 상대 공격을 막는 데만 급급했다.
후반 32분엔 지소연이 아크 정면에서 얻어낸 프리킥 기회에서 김나래가 강한 킥을 날렸지만 아쉽게 크로스바를 살짝 벗어났다. 후반 38분엔 지소연이 강한 왼발슛을 쏘았지만 역시 GK 홍명희 정면으로 갔다. 한국은 후반 중반부터 북한의 체력이 크게 떨어지는 사이 조금씩 경기 주도권을 찾아왔지만 골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그러나 경기 종료를 향해가면서 부지런히 북한 골문을 두드리던 한국은 마침내 천금같은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페널티박스 오른쪽의 전가을이 후방에서 넘어온 패스를 받아 북한 수비수를 완벽하게 따돌린 후 골문으로 쇄도하던 유영아에게 기막힌 어시스트를 찔러줬고 유영아가 왼발로 툭 갖다대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전후반 90분 동안 북한과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해 연장전으로 들어간 한국은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곧바로 북한에 실점을 허용했다. 연장전반 4분 터진 라은심의 헤딩슛을 막지 못했다. 한국은 연장후반 14분 라은심에게 또다시 골을 내주며 그대로 주저앉았다.
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 anju1015@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