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다오(중국)=스포츠투데이 최준용 기자]국내를 떠나 중국활동에 전념하고 있는 장나라가 이번에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는 순애보의 주인공으로 분한다. 장나라는 내년 7월 방송예정인 중국 30부작 시대극 ‘경마장’에 캐스팅돼 촬영에 들어갔다.
장나라가 출연하는 ‘경마장’은 청나라 말기 서방 8국의 중국 진출 각축장이었던 칭다오를 배경으로 독일과 일본의 수탈에도 굴하지 않았던 중국인의 의지를 그린 드라마다.
특히 장나라는 연기 인생 처음으로 실제 아버지인 배우 주호성과 극중 부녀관계로 출연한다. 실제 부녀관계가 극 속에 그대로 이어진 셈. 장나라는 아버지 주호성이 맡은 마쯔노 이치로 역의 무남독녀 외동딸 마쯔노 아키코 역을 맡았다.
장나라가 맡은 마쯔노 아키코는 칭다오의 통치자로 중국인들의 수탈에 앞장선 아버지 마쯔노 이치로와는 다른 순수하고 천사 같은 마음씨의 소유자다.
마쯔노 아키코는 그 어떤 세력과 정치적 영향을 받지 않은 캐릭터이며 시종일관 마음 속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깨끗하고 순결한 여성이다. 또한 극 내내 아버지와 대립하며 결국에는 아버지 앞에서 자살하는 비운의 여성이기도 하다.
지난 16일 중국 칭다오 ‘경마장’ 촬영 현장에서 가슴 아픈 순애보의 주인공 장나라를 만났다. 현재 드라마 3개를 동시에 촬영하는 빡빡한 스케줄 탓인지 얼굴이 많이 핼쑥한 모습이었지만 표정은 밝았다.
“현재 ‘경마장’외에도 ‘철면가녀’, ‘띠아오만 어의’ 등 총 3편의 드라마에 출연해 촬영하고 있어요. ‘띠아오만 어의’에서는 기존의 밝고 코믹한 모습을, ‘철면가녀’는 막장까지 가는 악녀의 모습을, ‘경마장’에서는 순수한 사랑을 하는 캐릭터를 맡았어요. 힘든 것 보다는 3가지의 각기 다른 캐릭터를 맡아 연기할 수 있어 정말 좋고 운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렇듯 장나라는 중국에 진출한 이후 다양한 드라마 출연을 통해 연기자로서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일각에서는 다작을 하는 그의 체력적인 문제에 대해 우려어린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촬영 중간 틈틈이 쉬고 있어 체력적으로는 문제없어요. 예전에는 몰랐는데 이제 좀 나이가 들고 보니 내가 TV에 나오는 모습이 정말 좋더라고요. 앞으로 더 많이 찍어 둬야겠어요. 중국은 한 드라마를 몇 년씩 방영하니 현재 촬영하고 있는 드라마 3편 모두 10년은 너끈히 보지 않겠나 싶습니다.”(웃음)
올해로 장나라는 지난 2004년 중국에 진출한 이후 6주년 맞이했다. 장나라는 “이젠 중국과 한국 드라마 촬영현장의 차이점을 느낄 수 없다”고 고백했다. 그만큼 촬영 현장이 편하다는 장나라는 중국 현지 음식과 장시간 비행에 대한 적응력이 많이 좋아졌다고 덧붙였다.
‘경마장’을 통해 아버지와 함께 연기하게 된 장나라는 “아버지와 함께 한 작품을 통해 호흡을 맞추는 것은 어렸을 적부터 내 꿈이었다. 이렇게 실현돼 무척 기분이 좋다. 친오빠(탤런트 장성원)도 함께 했으면 좋았을텐데 그건 좀 아쉽다”고 말했다.
장나라는 이번 ‘경마장’에 함께 호흡을 맞추게 된 아버지와 연기와 관련된 그 어떤 이야기도 나누지 않았다고 밝혔다.
“마쯔노 아키코가 워낙 캐릭터가 분명해 드라마 촬영 전 특별하게 준비한 것은 없어요. 우리 부녀는 스케줄과 관련된 것 외엔 일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대화를 나누지 않아요. 아버지도 제 연기가 그렇게까지 이상하지 않는 한 이야기 하지 않는 편이세요. 그리고 저 또한 정말 모를 때 아니면 말을 아끼고 있죠. 아버지는 일과 관련해 이야기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으세요.”
장나라는 아버지가 아닌 선배 연기자로서 바라본 주호성에 대해 “아버지는 정말 연기를 잘한다. 아버지는 어렸을 적부터 나의 최대 라이벌로 생각했다”며 “어릴 때에는 ‘어떻게 하면 저 사람(주호성)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장나라는 ‘만약 마쯔노 아키코처럼 아버지가 사랑하는 연인을 반대하면 어떻게 대처하겠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우리 아버지는 반대하실 분이 아니다”라고 짧게 답하며 미소를 지었다.
장나라는 “절친한 사이인 이수영과 박경림이 가정을 꾸려 행복한 삶을 보내고 있는 모습을 보면 솔직히 부럽다”고 말했다.
장나라는 “아직까지는 일하는 것이 편해 결혼 생각은 없지만 연애는 많이 하고 싶다. 중국인 남자친구를 만나 그에게서 중국어 공부를 하는 것도 괜찮은 생각 같다. 아마도 기를 쓰고 공부하지 않을까 싶다”고 결혼에 대한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고백했다.
장나라는 국내 활동을 잠시 접고 중국 활동에 전념하는 것에 대한 일부 대중이 왜곡된 시선에 대해 섭섭함도 내비쳤다.
“한국 활동에 대한 갈증은 있어요. 하지만 몇몇 분들은 ‘한국에서는 일을 할 수 없어서 중국에 가서 활동하는 것이다’고 왜곡된 시선을 보내시더라고요. 이런 말들을 듣다보면 속상해서 ‘그냥 중국 활동을 하지 말까?’라는 생각을 해요. 한국이든 중국이든 가리지 않고 일은 다 좋은 것 같아요.”(장나라)
81년 생으로 올해로 서른살이 된 장나라는 20대 때와는 마음가짐부터 달라졌다고 말했다.
"29살까지는 별다른 생각없이 산 것 같아요. 그동안 인생을 즐기지 못한 것 같아 아쉬운 마음 뿐이죠. 다른 연예인들이 비행기를 타고 유럽 여행을 가는 것을 보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어요. 이젠 서른살도 됐으니 다른 분들처럼 여행을 자주 다니고 싶어요."
한편 장나라와 주호성이 출연하는 30부작 시대극 '경마장'은 지난 10월 크랭크인 해 현재 촬영 중이며 내년 1월까지 촬영을 완료한 후 내년 7월 중국 CCTV8를 통해 방영된다.
스포츠투데이 최준용 기자 yjchoi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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