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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서 '외환'으로 기운 하나금융...금융권 지각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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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우리금융지주 인수합병(M&A)에 눈독을 들였던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 인수로 방향을 선회하면서 국내 금융권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과 우리금융을 놓고 막판까지 저울질 하다가 합병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시킬 한 곳의 인수에 주력하기로 했다. 지금으로서는 외환은행 인수 가능성이 더 높다.

만약 하나금융이 두 곳 다 인수한다면 국내에 총자산 규모가 650조원(금융지주 기준), 은행 기준 총자산 500조원이 넘는 글로벌 금융사가 탄생하게 된다. 하지만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의 16일 발언으로 볼 때 이 가능성은 희박하다.


하나금융은 우리금융 입찰참가의향서 접수 마감일인 이달 26일까지 최종 결론을 낼 예정이다.

오래 전부터 우리금융 인수를 공식적으로 밝혔던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인수에 전격적으로 나선 것은 인수합병(M&A)에 따른 시너지 효과 극대화와 국내 금융권에서는 넘볼 수 없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소매금융에 상대적으로 강점을 가진 하나은행이 기업금융과 외국환 업무 분야에 특화된 외환은행을 인수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효과는 크다. 상호 업무 중복이 적어 시너지 효과가 크고 국내 은행의 화두인 글로벌화에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


국민은행, 신한은행, 산업은행 등 국내 은행 대부분이 외환은행 인수에 눈독을 들였던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국내 은행들의 녹록치 않은 형편도 어찌보면 하나금융에는 기회였다.


하나금융과 마찬가지로 우리금융은 물론 외환은행에도 관심을 보였던 KB금융지주는 최고경영자(CEO) 리스크와 그에 따른 생산성 악화, 자체 구조조정 등으로 타 은행 인수에 발을 담그지 못했다.


역시 외환은행에 관심을 보여 온 신한은행 역시 최고 경영층의 내분으로 내홍을 겪으면서 인수합병 등 외적인 성장동력 확충에 힘을 쓸 여력이 없는 상태다. 민영화를 앞둔 산업은행은 공기업 특성상 입찰에 참여할 수 없는 여건이다.


특히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인수할 경우 즉시 인수가 가능하가 절차도 단순하다. 특혜논란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국내 순위에서는 3위를 차지한다.


우리은행 인수의 경우 단숨에 리딩뱅크로 부상할 수 있지만 중복되는 범위가 크고 정권말기 특혜논란을 피할 수 없다.


9월 말 기준 총 자산 200조3000억원인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총자산 116조2000억원) 인수를 마무리지으면 자산규모는 316조5000억원으로 332조3000억원인 우리금융과 KB금융(329조7000억원)에 이어 큰 차이 없는 3위로 올라선다.


은행 총자산으로는 하나은행 162조원과 외환은행 99조2000억원(은행계정)을 합치면 261조2000억원으로 국민은행(277조5000억원)에 이어 두번째다.


하나금융이 우리금융을 인수하게 되면 금융지주사 총자산은 532조6000억원으로 2위인 KB금융지주와는 자산규모 200조원 이상의 큰 격차로 리딩뱅크 지위를 차지하게 된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을 합친 총자산 규모 역시 409조원으로 업계 1위다. 총자산 277조5000억원인 국민은행은 그 다음으로 내려앉게 된다.


김승유 회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상업적 관점에서 외환은행이 더 좋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현재 실사 진행 중인 외환은행으로 무게중심이 쏠려 있음을 내비쳤다.


하나금융이 인수자금 조달을 위해 유상증자 등의 방법을 동원할 수 있지만 김 회장은 "당장 유상증자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유상증자를 제외하고 업계에서는 하나금융이 동원할 자금력을 1조원에서 많게는 3조원 가량으로 보고 있다. 외환은행 인수대금은 4조원을 약간 웃돌 전망이다.


하나금융의 우리금융 인수 시나리오에서는 일부지분 매입 후 합병 방식으로 정부 지분 57% 가운데 최대 30% 안팎의 지분을 매입하고 나머지 지분은 지분맞교환 방식을 구상하고 있다.


이 역시 하나금융의 실탄 가능 능력으로 적당한 카드지만 이렇게 되면 KB금융지주가 인수방안을 검토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셈이 된다.




김민진 기자 asiakm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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