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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의 여왕' 정준호, '당당한' 실직 가장 연기 호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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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의 여왕' 정준호, '당당한' 실직 가장 연기 호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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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황용희 기자]MBC 미니시리즈 '역전의 여왕'에서 봉준수(정준호 분)는 중년 가장이다. 고시공부를 하다 서른이 넘은 늦은 나이에 우여 곡절 끝에 대기업에 입사했지만 대리도 달지 못하고, 실직의 찬바람을 맞았다.

잘나가는 팀장과 결혼을 해 미운털이 박혔고, 자신이 괴롭혔던 군대 후임이 알고보니 회장의 아들이다. 운도 지지리 없다.


사실 드라마에서 '중년 가장' 캐릭터는 뻔하다.
회사에서 실적 압박에, 승진 걱정에 하루하루가 곤욕이다. 언제 회사를 그만두어야 할지 노심초사다. 집에 돌아와서는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아이들 걱정도 모자라 마누라의 바가지는 그칠줄을 모른다. 축처진 어깨, 늘어가는 주름살은 덤이다. 그동안 드라마에서 그려졌던 중년 가장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5년 전에도, 10년 전에도 가장들은 늘 그렇게 그려졌다.

하지만 '역전의 여왕'에서 봉준수는 조금 다르다.
그도 역시 실직한 중년 가장이지만 좌절하지 않는다. 퇴직을 통보한 군대 후임 앞에서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는 용기가 있다. 경력직 면접에서 곤욕을 당하고 돌아오는 길에 발견한 대박 떡볶이 집 사장을 졸라 비법을 전수받는다. 잘나가는 의사 처형을 찾아가 돈을 빌려 사업 자금을 마련하기도 한다. 어떻게든 살기 위해 절대 포기 하지 않는다. 그의 모습에는 '당당함'까지 엿보인다.


오히려 과거의 드라마에서 그려졌던 '중년 가장'의 모습은 오 부장(김창완 분)에 가깝다. 부인과 자식들을 해외에 보낸 기러기 아빠로, 회사에서는 능력없는 부장이다. 설상가상으로 암 선고를 받고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다. 처진 어깨에 자신감 없는 말투, 그리고 그는 자신이 살기 위해 후배들을 이용하기까지 한다.


당당한 '실직 가장' 역할은 정준호가 있어 가능하다. 쩍 벌어진 어깨와 훤칠한 외모를 소유한 정준호는 그동안 드라마에서 늘 정의로운 역할을 맡아왔다. 자신감에 차있고, 불의를 참지 못하는 정의의 사도다. '두사부일체'나 '아이리스'에서도 그랬다.


정준호는 연기 변신이 어려운 배우로 손꼽혔고, 그의 연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 '역전의 여왕'에서는 이같은 그의 단점이 오히려 전형적인 캐릭터를 과감하게 뒤집고 새로운 중년 가장을 만들어내는데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스포츠투데이 황용희 기자 hee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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