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국회는 4일 경제분야 대정부질문 이틀째를 맞아 4대강 사업, SSM(기업형 슈퍼마켓) 규제법안, 친서민 정책과 대·중소기업 상생 등 주요 이슈들을 점검했다. 여야는 전날과 마찬가지로 핵심 쟁점들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4대강 사업은 이날 대정부질문에서도 주요 쟁점이었다. 한나라당은 4대강 사업의 지속적인 추진을 강조했지만 민주당은 복지예산의 확충을 위해 4대상 사업의 축소 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이주영 한나라당 의원은 "해마다 반복되는 홍수로 과거 5년간 21조원의 복구비를 사용했다. 이는 정부가 종합적인 홍수 예방대책을 세우지 못한 것"이라며 "4대강 사업은 획기적인 치수사업이다.
사업지 주변 주민들과 지방자치단체들은 대부분 적극 찬성하고 있다"고 반대론을 일축했다. 조영택 민주당 의원은 "민생 안정을 위해 과도한 재정지출이 수반되는 4대강 사업 등 무리한 토건사업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권택기 의원은 "야당은 4대강 때문에 배추값이 폭등하고 경로당 연료비 지원 중단 등 서민예산이 축소됐다고 선동하고 있다"며 "내년도 4대강 예산은 3조3000억원으로 정부 총지출의 1% 수준에 불과한 반면 복지예산은 총지출 대비 27.9%라는 역대 최고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대·중소기업간 상생협력과 외환파생상품인 키코(KIKO) 피해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 강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이용경 창조한국당 의원은 "대기업과의 수직적 하청관계에서 발생하는 하도급과 불공정 거래 문제로 중소기업의 불만이 극에 달했다"며 중소기업부 신설을 촉구했다. 김진표 민주당 의원은 키코 피해와 관련, "채무 만기일을 연장하고 금융지원을 확대해 해당 기업들이 영업이익을 내 부채를 갚도록, 정부 출연으로 특별보증을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영세 소상공인 보호를 위한 SSM규제법안의 처리를 둘러싼 논란도 재현됐다. 민주당은 유통산업발전법과 대·중소기업상생협력촉진법의 동시 처리를 주장했고 정부와 한나라당은 외국과의 통상마찰을 고려해 유통법을 먼저 처리하자는 입장을 밝혔다. 조경태 민주당 의원은 "여야는 지난 4월 SSM 규제법안의 동시처리를 의결했지만 외교통상부의 반대와 여당의 입장 돌변으로 처리가 결렬됐다"며 "골목상권의 영세상인들을 보호할 수 있는 상생법의 처리는 더 이상 미뤄져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서민금융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권택기 의원은 "현 정부 들어 미소금융, 햇살론, 보금자리론, 든든장학제도 등을 도입해 서민과 금융소외자를 위한 친서민 복지금융을 추진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정부정책 의지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며 정부 개입을 주문했다.
부자감세 논란도 이어졌다. 민주당은 현 정부의 감세정책이 서민들의 부담을 증가시켰다며 감세 철회를 주문했고 정부와 한나라당은 감세정책의 중장기적 효과를 강조하면서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진표 의원은 "부자감세와 대기업 프렌들리로 대표되는 'MB노믹스'는 수정돼야 한다"며 "한나라당의 많은 의원들조차 감세정책 철회를 주장했다"고 꼬집었다.
이밖에 전세대란에 따른 부동산대책, 가계 및 국가부채 급증에 따른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와 미국 및 유럽연합(EU)와의 자유무역협정( FTA)에 따른 국내 피해산업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문도 쏟아졌다. 이군현 한나라당 의원은 "농축산 등 FTA로 피해를 보는 분야에 대한 실태 파악과 대책 마련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날 대정부질문에서는 해마다 지적되는 국회의 예산심의 부실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주영 의원은 "정기국회에서 결산심사와 국정감사로 거의 절반을 사용해 예산안 심사 기간은 실질적으로 20여일이 채 되지 않는다"며 "미국의 경우 예산심사는 240일, 영국·독일 등의 경우 120일이다. 우리도 제도를 개선, 9월부터 예산정기국회로 명명해 예산심사를 100일 동안 면밀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회는 5일 교육·사회·문화분야를 마지막으로 대정부질문 일정을 마무리한 뒤 내주부터 각 상임위별로 내년도 예산안을 심의하는 본격적인 예산국회에 돌입한다.
김성곤 기자 skz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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