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노사분쟁으로 부침이 심했던 상장사간의 명암이 서로 엇갈리고 있다. 일부 상장사는 길었던 노사갈등을 극적으로 타결하며 재도역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반면 또다른 상장사는 노조간부의 분신시도로 노사갈등이 본격적으로 심화되기 시작한 것.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노사갈등으로 부침이 심했던 기륭전자가 6년만에 노사간 합의를 극적으로 끌어내면서 경영정상화 가능성을 높였다.
기륭전자(대표이사 최동열)는 금속노조(위원장 박유기)는 이날 오후 국회 본관에서 사회적 통합과 노사상생을 위해 갈등을 종식하고 회사 발전을 위해 상호협력, 노력하기로 하고 기륭전자는 10명을 고용하기로 한다는 내용의 합의서에 서명키로 했다.
기륭전자와 금속노조는 지금까지 전 노조원의 지위문제 및 이에 대한 해법에 대한 시각차이로 갈등 및 대립이 심화돼 법적 투쟁 및 격렬한 시위 등을 각종 부침을 겪으면서 노사갈등이 심화된 대표적인 기업으로 인식돼왔다. 이에 따라 회사는 그동안 매출액이 절반 수준으로 급감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기륭전자는 지난해 영업손실이 74억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폭이 늘었고 매출액은52% 줄어든 222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은 99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반면 트렌지스터 등 전자부품 제조회사 KEC는 구미지역 KEC노조지부장이 김모(45)씨가 분신을 시도해 중태에 빠지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노사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김씨는 지난 30일 점거 중이던 구미1공장에서 회사 측과 협상을 벌이다가 교섭이 결렬된 이후 경찰이 체포영장을 집행하려 진입하자 분신을 시도했다. 이에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와 진보신당 조승수 대표등이 김씨가 치료를 받고 있는 병원을 방문했고 성명을 통해 즉각 국회차원의 진상조사를 요구했다.
한편 이날 두 상장사의 주가는 서로 크게 엇갈렸다. 기륭전자는 노사합의가 임박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상한가로 직행해 4거래일째 상승세를 이어갔고 KEC는 최근 하락세를 이어가며 1400원선에서 등락을 거듭한 끝에 3거래일만에 소폭 상승반전했다.
기륭전자는 지난달만해도 미국 시리우스사와 개발 및 공급사로 재계약을 소식에도 뚜렷한 오름세를 기록하지 못하고 800원선을 전후해 답답한 모습을 이어왔다. 그동안 각종 호재도 노사갈등에 따른 실추된 기업 이미지 때문에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던 것.
기륭전자 고위 관계자는 "지난 6년간의 분쟁에 종지부를 찍으면서 침체된 기업 분위기가 반전되는 등 새출발을 위한 계기가 마련됐다"며 "셋톱박스와 네비게이션 등 국내외 영업활동에도 탄력을 받아 2010년까지 노사분쟁 이전의 매출 1800만달러 이상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임철영 기자 cyli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