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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레터]히틀러를 보는 두개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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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최근 독일에서는 종전 후 처음으로 히틀러 전시회가 열렸습니다. '금기'나 다름없는 히틀러가 전시회까지 등장한 일에 대해 독일 내에서도 찬반여론이 들끓고 있다고 합니다. 전시회를 주최하는 쪽에서도 부담이 됐는지 이번 전시회가 오랜 기간 고심한 끝에 결정됐으며 전시회 제목에 '범죄'라는 단어를 포함시켰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히틀러의 성과를 두고 어떻게 평가하든 그의 잔재는 여전히 우리 곁에 남아있습니다. 과감하게 앞뒤 가라지 않고 업무를 추진하는 사람을 두고 '히틀러 같다'고 부르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최근 열린 국정감사에서는 한 국회의원이 국토해양부 장관에게 무리하게 4대강사업을 추진하는 것을 비판하며 "히틀러 시대의 장관"이라고 표현해 현장분위기를 험악하게 했습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을 위해 지난달 정부가 발표한 대책 가운데 눈에 띄는 직책이 있었습니다. 이번 대책 발표 이후 매달마다 각종 추진상황을 점검하는 '동반성장 추진점검반'이 그것입니다. 반장은 청와대 경제수석이 맡기로 했습니다. 전 재정경제부 재직 시절 '최틀러'라는 별명으로 불린 적이 있는 최중경 경제수석입니다.


뚝심과 소신으로 표현되는 그의 추진력이 달갑지만은 않은 이유는 그가 공무원 재직 시절 보여준 '방향'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게 바로 고환율정책입니다. 2003년 재정부 국제금융국장, 2008년 제1차관을 역임할 당시, 그는 수출기업을 지원한다는 이유로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환율이 떨어지는 일을 막았습니다. 정부가 공식적으로 밝히는 경우는 없지만 환율이 적정선 이하로 떨어질 경우 외환시장에 적극 개입한다는 '최중경 라인'이라는 말도 돌았다고 합니다. 시장에서 그와 맞서지 말라는 의미에서 '최틀러'라는 별명을 붙여준 것도 이때입니다.

고환율덕을 폄훼하려는 건 아닙니다. 2008년 이후 불어닥친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를 남들보다 한발 앞서 벗어날 수 있던 데는 국내 기업이 국제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 한 고환율정책 영향이 큰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정부가 강력하게 주도한 일때문에 피해를 본 기업들도 분명 상당수입니다. 며칠 전 단체로 정부가 수여한 수출의 탑 훈장을 반납하기도 한 키코 피해기업들이 대표적입니다.


정책이라는 건 언제나 그렇듯 다양한 측면에서 작동합니다. 고환율이 가져다 준 열매를 달게 먹은 사람도 있지만, 원치 않은 정책탓에 사지에 몰린 기업도 많습니다.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키코 때문에 수출에 차질을 빚어 입는 손해액만 4조3000억원이 넘습니다. 일부 기업에 한정된 조사였던데다 키코 이외에 고환율이 불러온 폐해까지 더해보면 아쉬운 측면이 남는 대목입니다.


동반성장 추진점검반은 이달 말 첫 회동을 갖기로 했습니다. 이달 초 이명박 대통령은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 다녀온 직후 관련부처로부터 후속 대책이 어떻게 추진되고 있는지도 들었다고 합니다. 정부가 그만큼 의지를 갖고 있다는 뜻입니다. 최 수석은 올 초 취임하며 의견을 중재하는 '비서역할'에 충실하겠다고 했습니다. 이제껏 강력한 정부주도형 정책을 보여준 최 수석으로선 한발 물러난 셈입니다. 그러나 중소기업들은 '최틀러'의 뚝심을 기대하고 있을듯합니다. 이전과는 다른 방향으로 말입니다.




최대열 기자 dychoi@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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