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100년 동안 우리들의 발이 되어준 고마운 존재가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내색 한 번 하지 않았습니다.
지하철, 버스 등 다른 교통수단은 간혹 파업도 벌이고 시스템이 크게 변하기도 하면서 우리들의 관심을 끌었지만 이 발은 조용합니다. 실제로 기자는 "역사가 100년 됐다"는 말에 깜짝 놀랐습니다. 우리를 옮겨주는 거리가 짧아서 그런 걸까요.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으면서도 그 중요함은 크게 인식하지 못했던 존재, 승강기입니다.
쉽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으니 가벼이 여길 수도 있지만 승강기는 그리 만만한 상대가 아닙니다. 구성부품만도 3만~5만개에 이르고 자동차에 버금갈 정도로 부가가치가 높은 장치산업입니다.
특히 승강기 기술은 안전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큼 아무리 중요함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미국의 경우 엘리베이터 정비사가 연봉만 1억원이 넘는 고소득자로 분류되는 이유입니다.
이런 중요함에도 국내 승강기 사정은 누추하기만 합니다. 관련 시장은 상위 일부 대기업이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800~1000개 가량의 중소업체가 있지만 대부분 영세한 규모입니다. 급여수준은 외국의 3분의 1에 불과하고 작업환경은 열악합니다. 최근 만난 엄용기 한국승강기안전엑스포추진단장은 "인력육성, 기술투자 등을 통해 중소업체의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마침 오는 12월15일부터 나흘간 서울 코엑스에서 한국승강기안전엑스포가 열립니다. 업체들 간 교류의 장을 마련하기 위함입니다. 업계는 올해 이후 매년 엑스포를 개최해 시장 활성화를 꾀한다는 입장입니다. 100년만의 도약이 성공리에 이뤄지길 기대합니다.
이승종 기자 hana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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