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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추태]국회 무시하는 피감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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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달중 기자] 행정부에 대한 입법부의 견제로 상징되는 국정감사에서 보여준 피감기관의 행태에 여야 모두 분개하고 있다. 자료제출 미비에 이어 성의 없는 답변으로 구설수에 오른 피감기관장이 하나 둘이 아니다. 일부는 해당 상임위 의원에게 협박성 발언해 파행으로 치닫기도 했다.


영화진흥위원회는 한 편의 코미디를 연출했다. 영진위는 6일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국감에서 지난 6월 임시국회 당시 조희문 영진위 위원장의 인사말과 업무보고 내용과 같은 자료를 국감장에서 의원들에게 배포했다. 김창수 자유선진당 의원은 "한심하기 짝이 없다"고 질타했고, 한나라당 소속 정병국 문방위원장도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이런 정신자세로 어떻게 국감을 받겠다는 것이냐"고 다그쳤다. 영진위는 결국 19일 재국감을 받아야 했다.

피감기관장의 막말도 거침없이 쏟아졌다.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지난 5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감에서 유승민 한나라당 의원이 천안함 사건 이후 열린 청와대 '벙커회의'에 대해 질의하자 "내가 말해도 믿지 않으면서 왜 질문하느냐. 대통령에게 확인하든지 하라"고 짜증을 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공연장 특성화에 대한 최종원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저 장관 오래 안 합니다"는 성의 없는 답변으로 야당의 반발을 샀다.


급기야 의원에게 협박하는 '간 큰' 피감기관도 나왔다. 유정현 한나라당 의원은 경찰대 출신의 휴직자가 많은 점을 지적한 뒤, 한 경찰대 출신 인사로부터 "앞으로 큰 일 하실 분인데, 경찰대 출신은 사회 전반에 고루 분포돼 있다"는 협박성 발언을 들었다고 밝혔다. 정인수 고용정보원장은 지난 15일 환경노동위원회 국감에서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명예를 훼손했다"며 "국감장 안에서는 면책특권이 있겠지만 가만히 좌시하지 않겠다"고 말해 국감이 중단되는 파행을 일으켰다.

부실한 자료제출도 부실 국감의 단초가 되고 있다.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검찰에 요구한 자료 110건 중 6건을,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요구한 자료 223건 중 12건을 제출받았다. 7년째 국감을 준비해온 한 보좌관은 "갈수록 국감을 준비하기 힘들어진다"며 "피감기관의 '배째라' 행태가 도를 넘고 있다"고 말했다.




김달중 기자 d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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