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국내에 위스키 위조 방지기술이 도입된지 올해로 10년이 됐습니다.
그동안 불법 가짜 위스키 제조가 치밀해지며 이를 막기 위한 주류업체들의 묘책도 진보를 거듭해왔죠. 작은 구슬로 병 입구를 막았던 초보적 단계에서 최근에는 최첨단 전자태그(RFID)칩까지 등장했습니다.
가짜 위스키 추방을 위해 국내에 소개된 첫 방법은 지난 2001년 페르노리카코리아와 디아지오 코리아가 도입한 '구알라캡'. 이 기술은 병 입구에 두개의 구슬을 넣어 술을 따를 수는 있으나 다시 붓지 못하게 하는 장치로 이탈리아에서 고안됐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기술은 바늘 등으로 구슬을 넓히는 방법을 통해 위조가 가능해지면서 무용지물이 됐습니다.
이듬해 이를 보안하기 위해 도입된 기술이 '홀로그램'입니다. 빛을 비추는 각도에 따라 무늬가 나타나는 이 3차원 홀로그램을 처음 적용한 업체는 페르노리카코리아.
당시 '임페리얼' 병 입구를 밀봉하는 납세필증용 비닐포장에 함께 인쇄해 뚜껑을 연 이후에는 재사용이 불가능하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곧 위조 홀로그램이 나오면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습니다.
이 같은 업체들의 부단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2005년 국세청에서 실시한 부정주류 단속에서 총 3만여곳을 조사, 총 5000여곳이 적발됐다.
위스키 위조방지 기술은 한동안 지지부진하다 2007년 롯데칠성음료가 스카치블루에 'DNA시스템'을 적용하면서 한 단계 발전했습니다. 이듬해 임페리얼에는 '트리플키퍼', 윈저에는 '체커'가 각각 새로 적용됐죠. 하지만 이 또한 완벽한 위조 방지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최근 업체들은 IT(정보통신)에 기대를 걸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이런 가운데 이달부터 일부 위스키에 RFID칩이 적용된 제품이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습니다.
국세청이 추진하고 있는 '주류유통정보시스템' 시범사업의 일환으로, 휴대폰으로 직접 정품 여부를 확인할 수 있게 된거죠. 업계는 이번 RFID칩이 가짜 위스키 양산을 근절할 수 있는 마지막 수단이 되길 누구보다 희망하고 있습니다.
오현길 기자 ohk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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