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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차기 회장 인선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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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 거듭 고사...김승연 회장은 안팎 시련이 걸림돌

[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차기 회장 인선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형국이다. 내년 2월로 임기가 끝나는 조석래 회장의 후임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던 총수들이 자의반 타의반 후보군에서 밀려나면서 인물난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전경련에 따르면, 11월 정례 회장단 회의는 둘째주 목요일에 열리던 관례에서 벗어나 이번에는 셋째주에 개최될 전망이다. 11월 11~12일 '2010 G20 서울 정상회의'와 날짜가 겹쳐 불가피하게 일정이 미뤄진 것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G20 행사 때문에 회장단 회의가 연기될 것"이라면서 "재계의 화두인 대·중소 기업 상생과 일자리 창출, 내년 시장 전망 등이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내년 2월 임기가 끝나는 조석래 회장의 후임 인선도 주요 안건으로 다뤄질 예정이다.


전경련은 회의 전 회장단을 포함한 총수들과 재계 원로들의 의견을 수렴해 후보군의 밑그림을 그린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수차례 고사를 하는 모양새를 취한 끝에 새 회장이 선출되는 관행상 막판까지 진통이 예상된다.

전경련 내부에서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에 대한 미련을 접지 않고 있다. 앞서 이건희 회장은 지난 달 17일 일본 와세다 대학 명예박사 학위 수여차 일본으로 가기 전 기자들을 만나 "일이 하도 많다. 건강도 별로 좋지 않다"며 고사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전경련 고위 관계자는 "이 회장은 차기 후보 0순위"라며 내부적으로 이 회장 카드를 완전히 버리지 못했음을 내비쳤다. 이에 대해 삼성측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인용 삼성그룹 부사장도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이미 끝난 일"이라고 일축했다.


차기 회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던 김승연 한화 회장이 최근 잇단 악재로 후보군에서 멀어진 것도 전경련에게는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재계 관계자는 "연륜이나 경륜에서 김승연 회장이 유력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안팎의 시련이 겹치면서 지금은 상황이 여의치 않다"고 아쉬워했다.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도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지만 가능성이 높지 않다. 전경련 회장단 가운데 최연장자인데다 재계 순위에서도 충분한 자격을 갖췄다는 주변의 평가에도 불구하고 정 회장 스스로 원치 않고 있기 때문이다.


구본무 LG 회장은 지난 98년 LG반도체를 당시 현대전자(현 하이닉스)에 넘기도록 결정한 전경련의 중재안 이후 전경련과 각을 세우는 상태이며, 최태원 SK 회장은 '젊은 나이'가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관측이다.


이밖에 이준용 대림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 강덕수 STX 회장 등도 거론되고 있지만 선뜻 나서는 총수가 없어 전경련의 고민이 깊어만 가고 있다.




이정일 기자 jay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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