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박건욱 기자]
'차이의 붕괴'
스콧 매케인 지음/ 최완규 옮김/ 옥당 펴냄/ 1만4000원
오늘날 세계 경제에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불길한 기운이 가득하다. 한 때 세계 경제의 성공신화를 써내려가던 글로벌 기업들의 연이은 파산과 굴욕적인 인수합병 소식이 거대기업은 물론 개인의 삶조차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불과 10년 전 위대하다 칭송받던 기업의 몰락은 어디에서 비롯되었는가? 그리고 우리는 그들의 몰락에서 무엇을 배워야 하는가?
'차이의 붕괴'에서 저자 스콧 매케인은 일찍부터 그 위협이 예견됐지만 대부분의 기업과 전문직 종사자들이 피해가지 못한 '동일함의 덫'을 분석해 생존의 핵심과제인 차이의 정체를 밝혀낸다. 그리고 덫을 피해 생존과 성공에 이를 수 있는 간단하고도 실용적인 차이 생성의 원칙을 명확히 제시한다.
특히 저자는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시장의 치열한 경쟁을 극복하지 못한 채 문을 닫는 작은 가게부터 중소기업에 이르기까지 몰락의 어두운 그림자는 도처에 깔려 있다고 주장한다.
또 자신의 고향인 인디애나 주의 크로더스빌이란 시골마을 식당 두 곳의 엇갈린 운명을 되짚어보면서 이런 현상이 개별 기업이나 특정 업종의 문제가 아닌, 우리가 살고 있는 현 시대의 거대한 문화적 현상에서 비롯되었음을 발견한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진 만큼 두 식당의 주인은 아주 성실하게 식당 일에 임했고 친절하게 손님을 대했으며, 음식의 질 또한 흠잡을 곳이 없었다. 한마디로 두 곳 모두 제값을 하는 업체였다. 하지만 얼마의 시간이 흐르자 한 곳은 결국 문을 닫아야만 했고, 다른 한 곳은 세월의 흐름에 상관없이 여전히 손님들로 북적거렸다. 같은 시대환경 아래 동일한 고객층을 대상으로 음식의 맛, 서비스 등 우열을 가릴 수 없었던 두 곳의 생사를 가른 요인은 과연 무엇일까?
저자는 두 식당이 모두 무난했지만, 살아남은 식당은 고객들에게 여유로운 휴식을 선사했다고 밝힌다.
그리고 얼핏 사소해 보이는 이 '경험적 차이'가 작은 식당은 물론 이미 세계 경제의 위대한 기업들을 집어삼켰고, 지금 이 순간에도 소규모 개인사업자부터 거대 기업에 이르기까지 모두를 위협하고 있는 새로운 변화의 실체라고 단언한다.
그 배경에는 바로 '차이의 붕괴' 현상이 놓여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고객들은 거의 모든 제품과 서비스가 고유의 가치를 상실한 채 동질화되는 지루한 현상을 목격해왔고, 똑같은 것들이 넘쳐나는 시대에 당당히 '차이'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마이클 포터의 견해를 빌려 '차이'를 생성하는 차별화 방법으로, 우리가 원하는 입지를 저절로 확보할 수 있을 만큼 고객들에게 확연히 다르다고 인식될 만한 '제품 차별화'와 무작정 최저가 판촉에 목을 매는 구태의연한 방식이 아닌 제품 및 서비스에 부가하는 가격을 활용해 전략적인 차이를 만들어내는 '가격 차별화', 그리고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서비스 차별화'라고 설명한다.
아울러 '차이의 붕괴'는 이제 비즈니스에서 차별화와 차이는 결코 선택사항이 아님을 강조한다. 5년 후, 10년 후에도 살아남고자 한다면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는 것.
저자는 또 성실하고 친절하며 가격 대비 맛 또한 흠잡을 곳 없었던 시골마을의 두 식당 중 한 곳이 문을 닫아야만 했던 이유를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박건욱 기자 kun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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