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김현수가 오랜 침묵을 깨고 플레이오프 첫 안타를 때려냈다. 2타점 적시타로 팀의 추격에 불을 붙였다.
김현수는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4차전 팀이 3-7로 뒤진 7회 2사 만루서 손시헌 대신 대타로 타석에 섰다. 김경문 감독의 승부수였다.
앞서 상대투수 이우선이 3타석 연속 안타에 볼넷까지 허용하자 삼성 선동열 감독은 그를 마운드에서 내리고 대신 안지만을 투입시켰다. 이에 김경문 감독은 맞불로 응수했다. 포스트시즌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손시헌 대신 장타에 능한 김현수를 내보냈다.
경기 전까지만 해도 김경문 감독은 김현수의 투입을 망설였다. 정규시즌 매섭던 방망이가 가을야구 들어 겨울잠에 빠진 까닭이다. 포스트시즌 타율은 9푼1리(22타수 2안타). 플레이오프 무대서는 무안타에 허덕였다.
이에 김경문 감독은 “납득할 수 있는 스윙이 나와야 한다”며 “범타가 되더라도 좋은 스윙에서 아웃이 된다면 관계없다. 현재 (김)현수의 타격은 그렇지 못하다”고 분발을 촉구했다.
하지만 팀이 4점차로 뒤진 2사 만루서 그는 다시 한 번 김현수에게 기회를 줬다. 김경문 감독은 잘 알고 있었다. 5회까지 7점을 내준 팀이 승기를 되찾으려면 김현수가 해결사로 분해야 한다는 사실을.
그 출발은 다소 불안했다. 김현수는 몸 쪽을 파고드는 안지만의 시속 129km짜리 변화구를 그대로 흘려보냈다. 이어진 147km짜리 바깥쪽 직구 역시 마찬가지.
하지만 세 번째 공은 달랐다. 높게 날아오는 직구에 김현수는 이전처럼 방망이를 매섭게 휘둘렀다. ‘딱’소리와 함께 뻗은 타구는 라인 드라이브로 좌측 담장을 맞췄다. 안타였다. 3루 주자 김동주와 2루 주자 최준석이 홈을 밟아 두산은 2점을 더 따라붙었다.
김현수는 1루를 밟은 뒤 두산 더그아웃과 관중석을 향해 크게 소리쳤다. 부진 탈출을 알리는 포효. 그 떨리는 목소리에는 자신을 믿어준 팬들과 김경문 감독에 대한 고마움이 가득 묻어 있었다.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