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소 심각한 '안전불감증'.. 도로 보수에 '후판' 사용 등 안일한 대처 일관
[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조선업체들의 잇따른 안전사고가 발생하면서 결국 국정감사 도마 위에 올랐다. 업종의 특성상 안전사고가 빈번히 발생할 수 있는 만큼 각별한 안전관리가 필요하지만 여전히 미흡한 부분이 많다는 지적이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이미경의원(민주당)은 5일 지난해 조선업종에서 사고로 발생한 사망자는 34명이고, 올 7월까지 모두 16명이 사고로 인해 사망했다고 고용노동부 국정감사 자리에서 지적했다.
조선업계의 안전사고가 해를 거듭하면서 줄어들지 않고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각 조선소의 선박 건조현상에서는 올 들어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발생했다. 근무하는 직원의 추락 사고를 비롯해 공장내 화재, 교통사고 등 대형사고가 빈발했다.
빈발하는 사고보다 더 위험한 것은 사고를 수습하는 기업들의 태도다. 사고에 대응하는 모습을 보면 조선업체의 안전불감증은 심각한 수준이다. 도로가 패인 곳의 공사를 후판으로 덮는 임시방편으로 덮어두는가 하면 공장내 화재사고에서 소방시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사고를 당한 직원에 대한 응급처치 없이 무작정 병원으로 후송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울산 현대중공업의 경우 지난 한달 중, 공장 내 도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만 4건이 넘는다. 또 공장이 불에 타는 사고가 발생해 사내 소방차가 출동했지만 미약한 물줄기에 불이 붙은 지점까지 물이 닿지 않는 황당한 경우도 발생했다.
안일한 대응은 사내 도로 관리에서도 나타났다. 이 조선소의 한 사업장의 경우 중량의 트럭과 작업차량이 빈번히 이동하면서 도로 곳곳이 패이고, 떨어져 나갔다. 그러나 회사는 후판을 이용해 패인 곳을 덮는 방법으로 수년간 대처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도로를 정비나 지반을 다지는 등의 근본적인 처방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땜질식 처방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런 식의 대응이 안전사고에 대한 입장을 단적으로 대변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비단 한 업체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 의원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에서는 올해 가장 많은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대우조선해양에서는 올해 7월까지만 모두 5명이 안전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지난 여름 태풍이 지나갔을 때는 서비스 타워가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올 들어 유난히 안전사고가 빈번히 발생하면서 HSE(Health Safety Environment)팀이 교육을 강화하고, 안전관리에 더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전사고 문제는 직원들의 생명과 건강에 직결되는 문제로 무엇보다 중요한 사안이다. 또 선박 발주사들이 안전문제 진단을 통해 선박 발주 여부를 결정하는 등 영업활동에 있어서도 중요한 문제다. 업계관계자는 "선박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조선소의 안전문제는 수주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며 "안전교육을 더욱 강화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윤재 기자 gal-r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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