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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 시장 뚫어 중남미 교두보 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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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해설시리즈⑪]외교통상부, 한·페루 FTA 협상


[아시아경제 황상욱 기자] 지난 8월30일 페루 리마에서 한·페루 자유무역협정(FTA) 제5차 협상 및 한·페루 통상장관회담이 개최됐다. 양측 협상단은 마지막까지 쟁점이 됐던 농산물 세이프가드 이슈에 대해 합의함으로써 전체 협상을 타결했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협상 타결 직후 페루 대통령궁에서 알란 가르시아(Alan Garcia) 페루 대통령이 임석한 가운데 양측 통상장관 공동기자회견을 개최했으며 협상 타결에 관한 공동선언문(Joint Statement)을 발표했다.

안동욱 외교통상부 FTA 무역규범과 2등서기관은 최근 한국경제연구원(KDI) 나라경제 기고를 통해 "한·페루 FTA는 상품, 서비스, 투자, 통신, 금융, 지적재산권, 정부조달, 전자상거래, 노동, 환경, 경제협력 등 총 25개 장으로 구성돼 양국 경제·통상의 제반 분야를 망라하는 매우 포괄적이고 높은 수준의 FTA"라고 설명했다. 지난 1년 반 동안 협상 전 과정에서 협상 총괄을 담당했던 실무자로서 매우 큰 보람과 자긍심을 느낀다고 표현했다.


안 서기관에 따르면 한·페루 FTA 협상은 지난 2008년 11월 APEC 정상회의 때 한·페루 양국 정상회담에서 출범이 합의됐고 이후 민간공동연구 등을 거쳐 2009년 3월 서울에서 제1차 협상이 개최됐다. 양측은 이번 협상 타결까지 공식 협상 5회, 소규모 회의 3회를 열었으며 한·페루 FTA를 주요 의제로 한 양국 통상장관 회담도 4회 개최했다.

협정문 협상은 양국이 모두 미국과 FTA를 타결한 상황이어서 큰 문제없이 진행됐으나 최대 쟁점이었던 상품 시장개방 문제로 인해 2009년 10월 제4차 협상 개최 이후 난관에 봉착했다. 그러나 2009년 11월 열린 한·페루 정상회담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가르시아 대통령이 '한·페루 FTA 협상의 조속한 타결'에 합의, 협상 진전의 정치적 추동력이 마련됐다.


이후 양측은 상품양허 타결방안 마련을 위한 수석대표 간 협의에 주력했으며 올 6월과 7월에 개최된 통상장관 회담 및 수석대표 간 협의에서 상품양허 타결방안에 의견접근을 이뤄 협상 타결의 결정적 계기를 만들었다.


한·페루 FTA 체결은 2004년 발효된 한·칠레 FTA에 이어 우리의 중남미 지역 진출 확대를 위한 또 하나의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의미를 지닌다. 페루는 남미 국가들 중 지리적으로 우리와 최단 거리에 위치한 국가로서 에콰도르, 볼리비아, 브라질, 콜롬비아 등과 국경을 접하고 있어 주변 진출 확대가 용이하다.


한·페루 FTA 협상은 상대국을 서로 상대 지역(우리는 중남미, 페루는 동아시아)의 진출 거점 마련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로 생각하는 양국 정상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협상이었으며 이러한 정치적 추동력이 협상 타결의 든든한 받침대가 됐다.


한·페루 FTA 체결은 향후 중남미 지역과의 FTA 네트워크 확대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구체적으로는 올 10월 제4차 협상이 개최될 예정인 한·콜롬비아 FTA 협상, 2008년 6월 제2차 협상 이후 중단 상태인 한·멕시코 FTA 협상 및 공동연구 완료 이후 협상 개시를 추진 중인 한·MERCOSUR(남미공동시장) FTA 등 여타 중남미 국가들과의 FTA 추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또 한·페루 FTA 체결은 우리가 페루 시장에서 중국, 일본 등 주요 경쟁국에 비해 유리한 수출 여건을 확보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페루·중국 FTA는 올 3월에 이미 발효됐으나 시장접근 측면에서 한·페루 FTA는 페루·중국 FTA보다 높은 수준이며, 일본·페루 FTA 협상은 지난해 5월 협상 개시 이후 지금까지 6차례의 공식 협상이 개최됐으나 아직 쟁점이 많은 상황이어서 조기 타결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페루 FTA 체결을 통해 기대되는 효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한·페루 FTA가 체결되면 최근 급증하고 있는 양국 간 교역이 더욱 증가하고 이를 바탕으로 양국 간 경제·통상 협력관계가 확고한 발판을 마련하리라 기대된다. 한·페루 FTA 협상에서 양측은 현재 양국 간 교역 중인 모든 품목에 대한 관세를 협정 발효 이후 10년 이내 철폐하기로 하는 등 높은 수준의 시장접근에 합의했다.


따라서 한·페루 FTA의 교역증대 효과는 한·페루 간 최근 교역 추세(최근 5년간 약 3배 증가: 2005년 5억3000만달러 -> 2009년 15억6000만달러) 및 페루의 최근 경제성장 추세(최근 5년간 GDP 7~8% 증가)를 고려할 때 한·칠레 FTA 체결의 교역증대 효과(협정 발효 후 5년간 18억5000만달러에서 71억6000만달러로 약 3.9배 증가)를 충분히 능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우리의 페루 주력 수출상품인 승용차, 칼라TV, 세탁기, 냉장고, 화학제품 등의 수출 증가가 기대된다.


둘째, 한·페루 FTA 체결을 계기로 양국 간 에너지·자원 협력관계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페루는 은, 아연, 주석, 구리, 납 등 광물자원이 생산량이 세계 1~2위를 다투고 있으며 석유 및 천연가스 등 에너지 자원도 매우 풍부한 자원 부국으로서, 최근 SK에너지, 한국석유공사, LS NIKKO 등 우리 에너지·자원 관련 기업의 투자 진출이 급증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페루 직접투자는 2009년 12월 말 현재 총 87건, 13억2000만달러로 이중 약 12억5000만달러가 에너지·광물 분야에 집중돼 있다.


우리나라 협상단은 한·페루 FTA 협상 초기부터 한·페루 FTA를 통해 양국 간 에너지·자원 협력강화를 위한 안정적인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다(에너지·자원형 FTA)는 분명한 목표를 가지고 있었으며, 투자 보호수준 강화 및 에너지·자원 협력·투명성 강화를 협정문에 반영하기 위해 노력했다.


양측 협상단은 현재 이번에 타결한 협정문에 대한 법률검토작업(legal scrubbing)을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한·페루 FTA 최종 협정문을 확정한 이후 올 11월경 협정문에 가서명(initialling)할 예정이다. 양측은 가서명 이후, 정식 서명 및 발효 등의 후속절차도 조속히 진행시켜 나가기로 합의했으며, 국회 비준동의 절차 등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내년 하반기에 협정 발효가 가능하리라 예상된다.




황상욱 기자 o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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