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미국 국무부가 대(對)이란 제재에 동참하지 않고 이란의 석유 부문에 계속 새로 투자하는 외국 기업들을 조사 중이라고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날 AFP통신에 따르면 프랑스의 토탈, 노르웨이의 스타트오일, 이탈리아의 ENI, 영국·네덜란드의 로열 더치 셸 등 글로벌 석유업체 4개가 대이란 투자 및 에너지 분야 신규 사업을 중단하겠다고 약속했다.
내로라하는 이들 유럽 석유회사가 지난 7월 1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서명으로 발효된 ‘포괄적 대이란 제재법’에 따라 한층 강경해진 미국의 태도에 무릎 꿇은 셈이다.
‘포괄적 대이란 제재법’에 따르면 미국은 이란의 석유 부문에 2000만 달러(약 230억 원) 이상 투자하는 해외 기업을 제재할 수 있다.
제임스 스타인버그 국무부 부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이제 이들 유럽 업체가 미국의 제재를 피할 수 있게 됐다”고 전하면서도 현재 국무부로부터 조사 받고 있는 기업이 구체적으로 무엇무엇인지, 그리고 얼마나 되는지 언급하진 않았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미국의 두 상원의원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이란에 정유 제품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진 중국·터키 기업들을 제재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스타인버그 부장관은 “이란이 에너지 부문에서 챙긴 돈을 핵개발에 전용하고 있다”고 비난한 뒤 애널리스트들의 말을 인용해 “주요 서방 기업 대다수가 이란에 투자해봐야 득 될 게 없다는 결론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스위스에 본사를 둔 이란 국영 석유업체의 자회사인 나프티란 인터트레이드 컴퍼니(NICO)에 제재를 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NICO가 이란의 핵개발 프로젝트과 연관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NICO는 앞으로 미국 기업과 상거래를 할 수 없게 된다.
국무부 고위 관리인 더글러스 엥겔은 “미국 기업들의 경우 이미 NICO와 손잡는 것이 금지됐다”며 “이는 다른 나라 기업들에 NICO와 손잡지 말라는 강력한 메시지”라고 경고했다.
스타인버그 부장관은 유럽연합(EU)·캐나다·호주·일본·한국 정부의 독자적인 이란 제재안에 대해 높이 평가하며 “한국 GS건설의 경우 지난 7월 1일 12억 달러 규모의 가스탈황시설 공사 계약을 취소했다”고 지적했다.
이진수 기자 com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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