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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마무리 정재훈의 두 가지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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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마무리 정재훈의 두 가지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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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정재훈의 어깨가 무겁다. 팀 투수들 가운데 가장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지만, 그만큼 부담도 커졌다. 그는 알고 있다. 오랜만에 맡은 마무리가 결코 쉬운 보직이 아니라는 걸.

정재훈은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팀이 5-4로 앞선 7회초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결과는 좋지 않았다. 2사 2루서 조성환에게 빗맞은 적시타를 맞으며 동점을 허용했다.


바가지성 안타로 씁쓸하게 기록한 블론세이브.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9회 선두타자 전준우에게 좌월 솔로홈런을 얻어맞으며 패전투수의 멍에까지 썼다.

경기 뒤 정재훈은 “바깥쪽 낮은 볼을 던진다는 것이 너무 힘이 들어간 나머지 가운데로 높게 들어갔다”며 “실투였다”고 말했다. 이어 “열심히 싸워준 동료들에게 미안하다”고 덧붙였다.


마무리는 심리적으로 괴로운 보직이다. 정재훈은 실제로 2006년 대인기피증에 시달렸다. 당시 그는 인터뷰에서 “스트레스를 이겨내는 것이 가장 힘들다”고 고백한 바 있다.


2년간 룸메이트로 동고동락한 이전 마무리 이용찬과의 이별에 가장 아쉬움을 토로한 건 이 때문이었다. 지난해 구원왕에 오른 이용찬은 지난 6일 음주운전 사고 후유증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정재훈은 “‘올해 반드시 우승을 하자’고 의기투합했는데”라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혼자 짊어지게 된 짐. 하지만 그는 2군에 있는 이용찬을 원망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주 전화통화를 하며 위로를 건넨다.


“용찬이가 전화를 할 때마다 ‘죄송하다’라는 말을 해 마음이 무겁다. 용찬이 몫까지 열심히 해낼 생각이다.”


이용찬은 두산의 플레이오프 진출 시 팀에 복귀할 예정이다. 정재훈은 후배와 함께 오르는 마운드를 꿈꾼다. 부담은 자연스럽게 하나 더 늘어났다. 복잡해진 머리. 하지만 그는 2005년부터 마무리를 맡은 베테랑이다. 1차전 패배 뒤 정재훈은 더그아웃을 빠져나가며 담담하게 말했다.


“이제 1차전이 끝난 것뿐이다.”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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