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학과 졸업 후 , 대기업 입사 100%·등록금 전액 지원까지 한번에
[아시아경제 조윤미 기자] 이현동(27·남·가명) 씨는 대학교를 졸업하면 석사과정인 성균관대 휴대폰학과에 지원할 계획이다. 매년 입학 정원이 20명 안팎으로 제한돼 경쟁률이 치열하지만 이 학과에 입학하기만 하면, 졸업 후엔 삼성전자 취업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학과를 졸업하고 삼성전자 DMC(옛 정보통신총괄)부문에 취직한 선배는 대학원 교육 및 연구를 하는 내내 대학원 등록금은 물론 소정의 생활비를 지원받을 수 있어, 사실상 취업 이후 전문적인 재교육을 받는 셈이라고 조언해줬다
이 씨는 "취업에 도전하는 선배·동기들을 보면 공부를 잘한다고 해서 반드시 원하는 곳으로 합격하는 것이 아니더라"며 "입사만큼이나 경쟁률이 높을 수 있지만 내 능력을 더욱 발전시켜 취업하는 것이라 생각돼 (성균관대) 휴대폰학과 지원을 준비중에 있다"고 말했다.
올 하반기 대기업들이 신입사원 채용을 늘리겠다고 밝혔지만 막상 졸업을 앞둔 취업지망생들은 여전히 취업이 어렵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학원 과정에 신설되고 있는 '계약학과'는 더 없이 반가운 취업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계약학과'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ㆍ 기업과 대학이 계약을 맺고, 기업체의 입학추천을 받은 채용예정자(고용보장형)나 재직 직원(재교육형)에 대한 교육을 위해 필요한 학과를 대학에 설치ㆍ 운영하는 제도다. 산업교육진흥 및 산학협력촉진에 관한 법률 제8조를 근거로 2004년부터 계약학과 설치가 이뤄졌다.
성균관대 휴대폰학과 석사과정에서는 2009년 1기 졸업생 29명과 올해 2기 졸업생 29명이 배출돼 박사과정으로 진학한 7명을 제외하고 모두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계약학과가 만들어진 취지는 '기업 맞춤형 인재 양성'이다. 대학에서 교육과정을 마쳐도 입사하면 재교육을 해야하므로 처음부터 산업현장의 수요에 맞는 인력 양성을 위해 만들어졌다. 현재까지 졸업 후 100% 취업을 보장하는 '채용조건형' 계약학과는 5개 학교 12개 학과 401명이 입학중에 있다.
계약학과의 또 다른 장점은 전문성을 배가할 수 있다는데 있다. 휴대폰 소프트웨어 기술을 배양하는 삼성전자-성균관대 이외에도 태양에너지 분야를 배울 수 있는 코오롱-건국대 계약학과에도 주목해볼 만하다.
올 3월 신설된 건국대 미래에너지학과는 '태양전지과학' 전공으로 태양에너지 분야의 세계적 연구소인 독일 프라운호퍼ISE와 건국대가 2009년 설립한 '건국대-프라운호퍼 차세대 태양전지연구소'(KFnSC)의 첨단 연구시설과 국내외 연구진과의 실무형 실험실습 연구과정으로 운영된다.
이 학과에 고용보장형 졸업생은 (주)코오롱, 코오롱글로텍으로 취업이 보장된다. 반도체 등 전자소재 기업인 동진쎄미켐에선 직원 재교육을 위해 이 학과에 운영을 지원하고 있다.
대학교에서 고용보장형의 경우, 화학·물리·화공·전자·재료(반도체)를 전공한 사람을 대상으로 학부성적 B학점 이상이어 하며, 학부 졸업 후 2년 이내에만 지원이 가능하다.
임찬 건국대-프라운호퍼 차세대 태양전지연구소 교수(물리화학, 유기반도체전공)는 "기업의 현장 수요에 부응하고 학문적 완성도도 높일 수 있도록 교과과정을 잘 조합해 미래 에너지인 차세대 태양전지 분야의 고급 인력을 양성할 계획"이라며 "기업환경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전문화되고 특화된 교육과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윤미 기자 bongbong@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