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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은퇴자' 마음에 쏙 들어온 상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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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구조에 월 지급형 펀드 개설 잇따라
-역모기지 설계 주택연금도 두 배 가까이 늘어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모 대기업 부장으로 일하던 김 모씨(52)는 몇 달 전 느닷없이 명예퇴직 권고를 받았다. 준비가 없었던 터라 김 씨는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일단 퇴직금을 받았지만 마음은 편치 않다. 목돈을 은행에 넣어두고 생활비로 축내며 하루하루 좌불안석이다. 재취업도 쉽지 않다. 젊은이들도 취업하기 힘든 요즘, 50대를 뽑아주는 회사는 흔치 않다. 다음주부터는 고등학교 동창이 차린 중소기업에 자문역으로 출근할 예정이지만, 이 역시 소득에 큰 보탬이 되는 것은 아니다. 매달 쓰는 생활비와 아직 돈을 벌지 않는 대학생 딸까지 생각하면 아무리 계산기를 두드려도 답은 커녕 한숨만 나온다.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는 60세까지는 8년이나 기다려야 한다.

 
국민연금연구원에 따르면 김 씨와 같은 '연금 사각지대'의 중고령자(55세 이상)는 4명 중 3명꼴에 달한다. 혹시 내 상황이 김 씨와 비슷하다고 느끼고 있다면, '월 지급식 펀드'에 눈을 돌려보는 것은 어떨까. 만약 1억원을 월 지급식 펀드에 투자한다면, 약정된 월분배율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매달 약 70만원 정도를 받을 수 있다.


◆고령화 이슈에 상품 러시,,환매도 없어=월 지급식펀드는 처음 맡긴 투자금에서 매달 일정액을 현금으로 되돌려받는 펀드다. 원금에서 일정액을 먼저 지급하고, 나머지로 투자를 해 원금을 회복하는 구조다. 중장기 시장상황이 우호적이면 평생 월급이 보장되는 셈이다. 만55세가 지나서야 받을 수 있는 연금펀드와는 다르게 가입 다음 달부터 돈을 받을 수 있다. 몇 년 전부터 판매된 상품이지만 저금리ㆍ고령화 이슈가 부각되면서 재차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와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5일 현재 국내에서 운용되고 있는 월 지급식 펀드는 총 16개다. 국내에서 월 지급식 펀드가 처음 출시된 때는 지난 2007년이다. 칸서스자산운용이 '칸서스뫼비우스블루칩증권투자신탁1(주식)' 클래스 1, 2를 내놓았고, 한국자산운용도 '한국투자노블원지급식연속분할매매증권투자신탁1(주식혼합)'을 설정했다.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로 펀드시장 전반이 무너지면서 저변 확대 기회조차 갖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칸서스자산운용이 다시 월 지급식 펀드를 3개 출시하면서 관심은 다시 커지기 시작했다. 한국투자증권이 1개의 월 지급식 펀드를 새로 설정했으며, 올해에는 동부자산운용, 하나UBS자산운용, 동양자산운용 등에서도 월 지급식 펀드를 새로 설정했다. 투자자의 노년 대비 욕구와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맞물린 결과다.


보통 거치식으로 투자금을 맡긴 다음 투자금액의 0.5∼0.7% 범위 내에서 정한 만큼의 분배금을 매달 현금으로 받을 수 있게 설계됐다.


이에 대해 증권업계 관계자는 "은퇴자에게 적합한 상품이지만 월급 받듯 일정 금액을 받으면서 투자수익까지 노려볼 수 있어 최근에는 일반 투자자들의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며 "3개월 이내에 환매할 경우 수수료가 부과되지만 매월 일정액을 지급하는 구조로 노년을 겨냥한 투자자들이 대부분이어서 실제 환매로 이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귀띔했다.


◆'역모기지' 주택연금도 관심 폭발=월 지급식 펀드의 인기는 부동산시장의 불황에 주택연금이 각광을 받고 있다는 것과도 맥락을 함께한다.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지난 8월 중 주택연금에 신규 가입한 건수는 220건으로 이들에게 지급해야 할 연금액을 추산한 보증공급액은 366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가입 건수와 보증금액 기준으로 각각 159%, 177%씩 늘어난 수준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사망 전에 집 한 채는 후손에게 물려줘야 한다는 정서가 약해지는 대신 노후자금을 스스로 준비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주택연금은 시가 9억원 이하의 1주택만을 소유하고 있는 만 60세 이상이(배우자 포함) 내집에 살면서 평생동안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역모기지 상품이다. 주택의 가격과 나이에 따라 매월 지급받는 금액이 다르고, 병원비 등 한꺼번에 목돈을 인출할 수 있는 방법도 있어 개인의 사정에 따라 지급받는 방법을 달리 할 수 있다. 자녀교육과 내집마련 등으로 제대로 노후준비를 못한 경우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다.


◆어떤 상품들이 있나=올해 들어 처음 선보인 월 지급식 펀드는 동부자산운용의 '동부 머스트해브 월분배식 증권투자신탁' 펀드다. 이 상품은 연금생활자들의 지속적인 현금흐름과 자산증대를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투자형 금융상품으로 매월 투자원금의 0.5%에 해당하는 분배금을 지급한다. 특히 다른 펀드와는 다르게 최저 가입한도가 없고, 적립식으로도 투자가 가능해 고액자산가뿐만 아니라 소액이라도 매월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원하는 투자자라면 누구라도 가입할 수 있다.


지난 6월에는 하나대투증권의 '하나USB 실버오토시스템 월분배식 주식혼합형 펀드'가 출시됐다. 오토시스템에 의해 운용되는 주식혼합형 펀드로 투자전략은 시장 상승시 매도, 하락 시 점진적으로 매수하는 방식이다. 이 펀드 또한 납입금의 0.5%에 해당하는 금액을 매월 지급한다. 납입금이 1000만원이었다면 가입 다음달부터 매달 5만원씩 1년에 60만원을 받게 되는 셈이다.


최근 설정된 월 지급식 펀드는 지난 8월30일 동양자산운용이 출시한 '동양월지급식 국공채공모주 증권투자신탁1호(채권혼합)'다. 이 펀드는 주식에 50% 미만을 투자하고, 채권에 50% 이상을 투자하는 채권혼합형 펀드다. 채권부분은 국공채 투자를 통해 안정적인 이자 수익을 추구하고, 주식부분은 시장중립 포트폴리오에 20~35% 이하를 투자한다.


동양자산운용 관계자는 "동양자산운용은 현재 4억5000억원 이상의 공모주 펀드를 운용하며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며 "월지급식 펀드의 안정적인 추가수익 달성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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