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고재완 기자]SBS가 드라마 출연료 미지급과 관련해 2일 오전 11시 한국방송영화공연예술인노동조합(위원장 김응석·이하 한예조)과 극적으로 합의를 도출했다.
SBS는 2일 보도자료를 통해 "한예조와의 드라마 출연료 미지급 관련 협상에서 전격 합의했다"고 밝혔다.
SBS 드라마센터 허웅 총괄국장과 한예조 집행부 간의 협상은 원만하게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허 국장은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인 외주제도의 문제점 등은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지만, 드라마 제작요소 중 가장 중요한 부문을 담당하는 연기자들이 생계에 지장받는 고통에서 벗어나야한다는 대전제에는 수긍했다”고 말했다.
이어 허국장은 “이에 SBS는 미지급금의 해결에 적극 개입해 이미 언론을 통해 대외적으로 발표된 미지급금의 대부분을 지급 완료했고, 나머지 부분도 빠른 시일 내에 해결방법을 찾겠다고 약속했다. SBS 드라마센터의 약속에 한예조가 신뢰로 화답해 극적으로 타결됐다”고 덧붙였다.
한예조 측도 "SBS와 2010년 9월 2일 오전 11시 출연료 미지급 문제에 대해 전격적으로 합의했다. 이로써 한예조는 2일로 예정된 SBS 외주드라마 ‘여자를 몰라’ ‘나는 전설이다’ ‘자이언트’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이웃집 웬수’ ‘인생은 아름다워’ 등 드라마 전체에 대해 촬영거부를 철회하고 정상촬영에 들어갔다"며 "SBS는 한예조와의 합의에서 출연료 미지급 문제에 대해 원칙적으로 지급 보증했고, 출연료 미지급 문제를 포함한 외주 제작 제도개선을 위한 공동대책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한예조 김응석 위원장은 "SBS가 한예조 조합원의 고충을 이해하고 전격적으로 합의 한데에 대해, 매우 성의 있는 조치"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아직 협상이 지지부진한 MBC가 한예조와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MBC는 지난 1일 "한예조의 제작거부는 명백한 업무 방해"라고 주장하며 "(드라마 제작거부는) 노동관련 법률로 보장되는 단체행동권의 영역에서도 벗어난 명백한 업무방해다. 출연거부에 동참할 한예조 조합원들이 이를 알지 못한 채 집행부의 행동에 동참할 경우 선의의 피해가 우려된다"고 언급했다.
이들은 또 "방송사를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선택한 출연거부는 정상적인 조합원들의 찬반투표도 거치지 않은 것이며 따라서 이번 출연거부는 노동관련 법률로 보장되는 단체행동권의 영역에서도 벗어난 명백한 업무방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MBC 측은 "정상적인 절차를 무시하고 출연료 미지급과는 무관한 제작사의 제작현장에 피해를 주는 한예조의 행위는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 방송3사에서는 한예조의 주장을 받아들여 외주제작비 지급시 출연료 미지급이 발생하지 않도록 감독했고, 연기자의 출연료 미지급 해결을 위해 해외판매도 추진했다. 생계형 출연자의 출연료도 직접 지급하는 방안도 검토했다"고 전했다.
MBC는 "출연료 미지급의 근원적 문제인 외주제작사의 파행적 제작관행과 이를 통제할 수 없는 법령의 미비 등은 도외시한 채 일방적으로 방송사만을 비윤리적 집단으로 매도하는 한예조의 사태해결 방식은 문제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한예조는 지난 1일 서울 여의도에서 '외주제작드라마 전면 촬영 거부' 기자회견을 열고 MBC '동이', '장난스런 키스', '글로리아', '김수로' 등 4편을 촬영거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KBS는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한예조와 출연료 미지급금에 대한 지급보증에 대해 전격 합의해 출연거부에서 제외됐다.
고재완 기자 star@
사진 한윤종 기자 hyj0709@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