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경록 기자]'자이언트'의 선전이 무섭다. 지난 10일엔 철옹성처럼 보이던 '동이'의 아성까지 무너뜨렸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그 중심에 배우 이범수가 있었다. 극중 이강모의 성공과 더불어 '자이언트'의 성공을 이끌고 있는 배우 이범수를 아시아경제·스포츠투데이가 만나 그의 연기인생을 들어보았다.
'자이언트'의 승승장구에도 이범수는 겸손했다.
"'분명 기분 좋죠. 자이언트'와 '동이 '가 이렇게 경쟁하는 것은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해요. 경쟁력있는 드라마는 시청자들을 끌어 모으잖요" 그는 개인적으로 이병훈PD 의 작품들을 좋아한다고 했다.
"늘 같이 작업해 보고 싶은 감독님이에요. 이렇게 만나게 될지는 몰랐죠. 그런면에선 조금 아쉽습니다" 이병훈 PD와의 경쟁이 계속 부각되는 것에 부담스러운 모양이다.
사실 '자이언트'가 첫 방송을 탔던 지난 5월은 유독 악재가 많았다. 불패신화 주인공 이병훈 감독이 '동이'로 한창 선전 중이었고, 6월 남아공 월드컵으로 인해 결방되는 일까지 있었다.
뿐만 아니라 방송 전부터 '친정권 드라마가 아니냐'며 오해 아닌 오해를 받았다. 실제 이런 부담 때문에 주인공 이강모 역의 물망에 오른 배우들이 드라마에 쉽게 접근을 못했다.
"전 처음부터 그것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제가 봤을 땐 '자이언트'가 결코 친 정권드라마는 아니었어요. 그리기 나름이잖아요. 그때 그 당시, 건설업계와 강남개발이 소재다 보니 그런 말이 있었던 것 같아요"라며 강하게 부정했다.
이범수는 차기작에 대한 고민이 많던 차에 '자이언트' 시놉시스를 받았다.
그는 시놉시스를 읽은 순간 "바로 이거다"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고 했다. "물론 제 나름대로 원칙이 있어요. 매력 있는 작품에 대한 매력이 바로 그 원칙입니다. 예를 들어 100명의 배우에게 제안이 갔던 작품이거나 개런티가 500원 뿐인 작품이라도 매력만 있으면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아요. 자이언트는 바로 매력 있는 작품이었죠"라며 작품 선택에 대한 자신의 확고한 신념에 대해 이야기했다.
'자이언트'의 매력으로 이범수는 '소재'라고 했다.
"70~80년대 강남의 땅을 둘러싼 개발과 정치권력의 암투에 끌렸죠. 그리고 제 유소년과도 맞물렸구요. 무엇보다 시놉시스가 너무 재미있었어요. 그때 제 3한강교가 한남대교라는 것을 처음 알았어요. "
계속되는 힘든 촬영 일정에도 그는 "병이 안나는 것이 신기할 정도"라고 한다.
"집사람이 보약을 잘 챙겨줘요. 그리고 집에 들어가면 운동을 꾸준히 하고 있어요. 새벽에 들어가도 꼭 한 두시간 운동을 하죠"
최근 이범수는 촬영 당시 상반신을 공개해 화제를 낳았던 적이 있었다.
"실은 에피소드가 있어요. 그날 동료의 목에 매달려서 윗몸일으키기를 했는데 실은 철봉에서 하는 장면이었어요. 비가 와서 철봉에 매달릴 수 없어서 제가 그 방법을 생각해 제안한 것이 의외로 반응이 좋더라구요" 라며 상반신 공개에 뒷이야기를 풀어냈다.
하지만 그날 촬영에 대해 무척 아쉬워하기도 했다.
"사실은 상반신 공개를 모르고 있었어요. 촬영전날에 알았죠. 그때 제가 손가락을 다 쳐서 운동을 못했었어요. 하필 그때 촬영이 들어간 거에요.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었는데 그게 아쉬워요. 그나마 다행인건 그 전까지 꾸준히 운동을 했다는 것에요"
그의 이같은 모습에 '완벽주의라는 소문이 사실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이범수. 그의 도전은 지금부터다. 새로운 희망을 꿈꾸는 이범수에게 '자이언트'는 또 다른 희망인 셈이다.
강경록 기자 rock@
사진 이기범 기자 metro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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