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조태진 기자]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와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이재훈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가 29일 자진사퇴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오전 10시 광화문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진 사퇴한다고 발표했으며, 신 후보자와 이 후보자도 이어 사퇴의사를 이명박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김 후보자는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누가 되지 않도록 자진 사퇴하겠다"며 "(청문회에서 드러난)일부 의혹에 대해 억울하지만, 모두 내 부덕의 소치"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무엇보다 자신을 되돌아보는 성찰의 기회로 삼겠다"고 전했다. 총리 후보직 사퇴는 지난 8일 지명 이후 21일만이다.
인사청문회에 대한 소회에 대해 그는 "신속하게 답변한다는 것이 정말 잘못된 기억으로 말실수와 더 큰 오해를 가져온 것에 대해 책임을 느낀다"면서도 "가장 소중한 미덕은 신뢰인데 국민의 믿음과 신뢰를 얻지 못하면 총리가 된다고 하더라도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대통령이 말한 공정한 사회를 위해 국민들이 내린 채찍을 스스로 달게받겠다"면서 "이명박 대통령의 성공이 곧 대한민국의 성공이라는 생각으로 백의종군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이날 신 후보자와 이 후보자의 사퇴의사를 전달받고 사의를 수용하면서 "안타깝다. 모두가 능력과 경력을 갖춘 사람들인데 아쉽다"고 말했다고 임태희 대통령실장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인사 내정 이후 8.15경축사에서 '함께 가는 국민' 또 '공정한 사회'를 국정기조로 제시한 이후에 개각 내용에 대해서 그간에 국민의 눈높이에 미흡한 부분이 있다는 평가가 있는 점을 고려해서 이번에 후보자들의 사퇴 의사 발표는 국민의 뜻에 따른 것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심기일전해서 국정을 바로 펴는데 가일층 노력을 기울이겠다. 이번 일을 계기로 공정한 사회원칙이 공직사회는 물론이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에 걸쳐서 뿌리내리도록 힘 쏟겠다"고 덧붙였다.
지난주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치며 잦은 말 바꾸기 등 여론이 악화된 가운데 김 후보자는 전날 이명박 대통령에게 사퇴의사를 전달하고 양해를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나라당 수뇌부도 지난 27일 오후 야당은 물론이고 여당 내부에서도 반발기류가 강한데다 총리 인준 표결을 강행한다 해도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강조하고 김 후보가 자진사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 후보자는 지난 24∼25일 청문회에서 '박연차 게이트' 연루설과 '스폰서' 의혹, 부인의 뇌물수수 의혹, 금전거래와 재산관리 문제 등을 놓고 혹독한 검증을 받았다.
당초 총리 인준이 어려울 정도로 큰 결점이 없어 비교적 무난하게 청문회를 통과할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각종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면서 젊고 신선한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
특히 청문회에서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을 만난 시점에 대해 말을 바꾼데다 지난 27일 청문회 답변보다 이른 2006년 2월에 박 전 사장과 같이 찍은 사진이 공개되면서 야권은 물론 여당 내에서도 사퇴론이 제기됐다.
청와대는 곧바로 사퇴한 총리와 장관 후보자 후임 인선작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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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주 기자 yjcho@
조태진 기자 tj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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